김정순 명인의 민물 요리, 안동에서 맛본 손맛 가득한 집밥의 추억

오랜만에 멀리 안동까지 발걸음을 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맛보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 한 건데, 마침 ‘명인의 집’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민물 요리 전문점이 눈에 띄더라고요. 텔레비전에서도 보셨다던 그곳, 김정순 명인께서 직접 운영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대감을 안고 문을 열었습니다.

가게 앞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겉모습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큼직한 물고기 모양의 등이 걸려 있고, 벽면에는 이곳의 역사를 보여주는 듯한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이런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서부터 ‘정성’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매장 내부 모습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독특한 물고기 등과 사진들로 꾸며진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먼저 저희는 메기찜을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메기찜이 잉어찜보다 뼈를 발라 먹기 편하다는 이야기에 솔깃했거든요. 어른 둘, 아이 둘, 총 네 식구이 방문했는데, ‘소’ 사이즈를 주문했는데도 보기보다 넉넉하게 메기 두 마리가 통째로 나왔어요. 성인 남성 두 분이서 드시기에도 충분할 정도라고 하니, 양은 정말 푸짐했습니다.

가게 외관 및 입구
오랜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간판과 아늑한 입구가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매콤한 양념이 듬뿍 발라져 나온 메기찜을 보니, 정말 군침이 돌았습니다. 아이들이 먹기에는 조금 매콤하게 느껴질 수 있는 양념이었지만, 어른들 입맛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나 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살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답니다. 특히 배지느러미 부분은 정말 환상이었어요. 마치 녹진한 버터처럼 입안에서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습니다.

메기찜 반찬 (배추전)
아이들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된, 맵지 않고 담백한 배추전이 정겨움을 더했습니다.
메기찜 한상차림
푸짐하게 차려진 메기찜 한 상.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훌륭한 비주얼입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정말 정갈하고 맛있었어요. 매콤한 메기찜을 먹다가 중간중간 곁들이기 좋았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 맵지 않게 준비된 배추전, 콩나물, 오이무침 같은 반찬들은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죠. 다만, 전반적으로 반찬들이 조금 매콤한 편이라 아이들을 위한 메뉴를 따로 준비해 가거나, 주먹밥 같은 것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아이들 먹을 주먹밥이나 김밥을 꼭 챙겨가야겠어요.

매운탕
얼큰하고 진한 국물이 일품인 매운탕. 다음 방문 때는 꼭 맛보고 싶습니다.

식사는 공기밥과 돌솥밥 중에 선택할 수 있었는데, 저희는 망설임 없이 돌솥밥을 선택했습니다. 역시 밥은 갓 지은 뜨끈한 밥이 최고지요. 돌솥에 갓 지어 나온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찰기가 있어 밥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솥째로 나오니 밥이 식지도 않고, 마지막에는 따뜻한 물을 부어 누룽지 숭늉까지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구수한 누룽지 숭늉으로 마무리하니 속이 든든하면서도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왠지 옛날 집밥이 그리워지는 맛이었어요.

돌솥밥
따끈하게 갓 지어진 돌솥밥. 밥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한 맛이 일품입니다.

사실, 이곳의 매운탕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매운탕의 국물이 아주 진하고 시원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어떤 분들은 가격 대비 고기의 양이나 수제비 양이 조금 아쉽다는 의견도 있으셨거든요. 또, 국물이 맵기만 하고 깊은 시원함은 부족했다는 평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솥밥 맛은 모두가 칭찬하시더라고요. 저희는 이번에 메기찜을 맛있게 먹었기에 다음 방문 때는 꼭 매운탕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곳은 ‘한식대첩’ 우승자인 김정순 명인께서 운영하시는 곳이라 그런지,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과 손맛이 느껴졌습니다. 비록 가격이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싼 편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어요. 특히 룸식으로 되어 있어서 가족 모임이나 소규모 모임 장소로도 참 좋겠더라고요. 다만, 손님이 항상 많아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하니, 방문 전에 꼭 예약을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하지 않으니 이 점도 참고하세요.

집밥처럼 따뜻하고,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음식을 맛보고 싶으시다면, 안동에 있는 ‘김정순 명인의 집’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메기찜은 정말 잊지 못할 맛이었고, 갓 지은 돌솥밥은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주었습니다. 다음에 안동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맛있는 민물 요리들을 더 맛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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