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세상에. 요즘은 어딜 가나 번쩍번쩍한 간판에 화려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지만, 저는 그런 곳보다는 옛날 할머니 댁처럼 푸근하고 정이 넘치는 곳이 더 좋더라고요. 이번에 괴산에 갔다가 우연히 들른 ‘별미식당’이 딱 그런 곳이었어요. 겉모습은 마치 시골집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니 여기저그 장작 냄새가 은은하게 풍기는 것 같기도 하고, 세상 시름 다 잊고 편안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답니다.

가만 보니, 여기가 외관만 옛날 집인 게 아니라 안에도 옛스러운 흔적이 가득하더라고요. 낡은 시계도 보이고, 큼직한 나무 문도 옛날 생각이 절로 나게 했어요. 테이블도 큼직해서 여럿이 둘러앉아 먹기에도 좋고, 조명도 너무 밝지 않아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답니다.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처럼,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원래 괴산이 버섯으로 유명한 동네인가 봐요. 산막이옛길 근처에서도 버섯을 많이 팔고 있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이곳 별미식당도 버섯 요리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답니다. 메뉴판을 보니 버섯찌개부터 시작해서 능이 두루치기, 동태찌개, 곱창전골까지 없는 게 없더라고요. 그중에 저희는 제일 유명하다는 자연산 버섯찌개와 밥을 주문했어요.


잠시 기다리니, 정말 시골집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처럼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어요. 세상에, 이 반찬들 좀 보세요! 뭘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다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어요. 갓 지은 듯 고슬고슬한 밥에, 제철 나물들, 새콤하게 잘 익은 김치까지. 입맛 없을 때 이거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이겠다 싶더라고요.

드디어 메인 메뉴인 자연산 버섯찌개가 나왔어요. 커다란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어요. 딱 봐도 양이 푸짐한 게, 저희 둘이 먹기엔 조금 많은가 싶었는데, 3~4인분 정도 되는 양이라고 하더라고요. 국물을 한 숟갈 떠 먹는 순간, “아이고, 이 맛이지!” 하고 소리쳤어요.
국물은 짜지도 않고, 그렇다고 싱겁지도 않은 딱 알맞은 간이었어요. 거기에 버섯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데, 정말 깊고 진한 맛이었죠. 마치 산골짜기에서 직접 캐서 끓인 듯한 자연의 맛 그대로였달까요. 간혹 버섯찌개에서 돼지고기만 잔뜩 보이고 버섯은 몇 개 안 보이는 곳도 있는데, 여기는 달랐어요. 큼직한 버섯들이 넉넉하게 들어있어서 씹는 맛도 좋았고, 그 버섯들이 국물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버섯찌개에 들어있는 버섯은 진짜배기 자연산이었어요. 싸리버섯 같은, 평소에 보기 힘든 귀한 버섯들도 들어있어서 먹는 재미를 더했죠. 국물을 밥에 쓱쓱 비벼 먹으니,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 나는 것 같았어요.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 그런 맛이었답니다. 맵지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아서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어떤 분들은 사장님 말투가 조금 퉁명스럽다고도 하던데, 저는 오히려 그런 점이 더 정감 있게 느껴졌어요. 마치 내 집에 온 손님처럼 편하게 대하시는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물론 바쁘실 때는 혼자서 모든 걸 다 하시려니 힘들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음식이 나올 때마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답니다.
사실, 여기는 안심식당이라고 하더라고요. 재료를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음식을 만드는 곳이라는 뜻이죠. 그런 곳에서 먹는 음식은 더 믿음이 가고 맛있게 느껴지는 법이에요. 저희는 반찬도 몇 번 리필해서 먹었는데, 그때마다 상큼한 나물 반찬들이 입맛을 돋워줬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괴산 상품권이나 성불산휴양림 할인받은 상품권도 사용 가능하다 하더라고요. 저희는 모르고 갔지만, 다음번에 갈 때는 꼭 챙겨가야겠어요.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어요. 버섯찌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함께 나온 정갈한 반찬들과 푸근한 분위기 덕분에 더욱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괴산에 오실 일이 있다면, 꼭 이 별미식당에 들러서 따뜻한 밥상 한번 받아보시길 권해드려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