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찾은 곳.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라기보다는 시간을 담은 듯한 깊은 매력이 있는 곳이에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왁자지껄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가 저를 반겨주는데, 혼자 왔다고 해서 전혀 눈치 보일 일이 없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죠. 오히려 묵묵히 제 밥에 집중하기 좋은, 그런 편안함이 있어요.
사실 이곳은 밥집이라기보다는 술 한잔 곁들이기 더 좋은 곳이라는 평이 많은데요. 그래서 혼술하러 오는 분들도 꽤 계시더라고요. 저는 이날도 든든하게 한 끼 해결하고 싶어서 방문했지만, 그런 분위기 덕분에 혼자여도 전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어요. 룸처럼 분리된 공간은 아니지만, 테이블 간격이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고, 각자만의 공간을 존중해주는 느낌이랄까요.
처음 이곳을 찾게 된 건 광주의 지인 덕분이었어요.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며 자신있게 추천해 주셨는데, 그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걸 도착하자마자 느꼈죠. 겉보기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노포 같지만, 그만큼 현지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겠죠. 식사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에 괜스레 기대감이 더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주얼’이에요. 맛을 논하기 전에, 눈으로 먼저 압도당한다고 할까요? 이날 제가 주문한 메뉴는 스페셜 세트였는데, 정말이지 푸짐함 그 자체였습니다. 커다란 접시 가득 채워 나온 음식들을 보니, ‘이걸 어떻게 다 먹나’ 싶으면서도 군침이 꼴깍 넘어갔죠.

세트 메뉴에는 칠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홍어, 돼지고기, 그리고 막걸리 식초 삼합을 뜻하는 건가 했더니, 이곳에서는 묵은지와 함께 나오는 7가지 재료를 의미하는 듯했어요. 묵은지와 함께 먹어도 정말 맛있었고, 개별적으로도 각 재료의 맛이 살아있었습니다. 특히 홍어는 너무 심하게 삭히지 않아서, 홍어를 처음 접해보는 분들도 부담 없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코를 찡하게 하는 강렬함보다는 은은하게 퍼지는 풍미가 매력적이었죠.

메인 세트 외에도 따로 주문한 육회낙지탕탕이는 그 신선함이 단연 돋보였어요. 붉은 육회 위에 꿈틀거리는 낙지가 먹음직스럽게 올라가 있었죠. 참기름 고소한 냄새와 함께 한 점 집어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식감과 신선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오리백숙’입니다. 스페셜 세트에 함께 나오는데, 술안주로도 훌륭하지만 든든한 식사 메뉴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어요. 푹 끓여져 나온 백숙은 부드러운 살점과 깊고 진한 국물이 일품이었죠. 밥을 따로 시키지 않아도, 이 백숙 하나만으로도 든든하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술안주와 식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 혼자 온 저에게는 정말 효율적인 메뉴 구성이었어요.

음식 자체의 맛도 훌륭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한 상에 차려지는 것을 보면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와요. 푸짐한 양에 한 번, 신선한 재료에 두 번, 정갈한 담음에 세 번 놀라게 됩니다. 혼자서 이 모든 것을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욕심을 안 낼 수가 없더라고요. 덜어 먹을 수 있는 앞접시도 넉넉히 준비되어 있어서, 혼자서도 부담 없이 각 메뉴를 맛보며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곳은 아무래도 여러 메뉴를 맛보기 위해 두세 명 이상 방문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지만, 저처럼 혼자 방문하는 사람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곳이에요. 1인분 주문이 가능한 메뉴가 있다면 더 좋겠지만, 세트 메뉴를 시켜서 남으면 포장해 가면 되니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무엇보다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혼자여도 불편함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혼자 식사하는 것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이곳에서 꽤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 혹은 푸짐하고 맛있는 남도의 정을 느끼고 싶을 때, 이곳을 추천하고 싶어요. 오늘도 혼밥 성공!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