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 등반 후, 본능적으로 이끌린 순창 묵은지 감자탕 맛집의 과학적 보고서

강천산의 깎아지른 절벽을 오르내리며 온몸의 글리코겐을 불태운 후였다. 뇌는 즉각 에너지 보충 신호를 보냈고, 혈액 속 아데노신 수치가 높아지며 피로감이 몰려왔다. 이럴 땐 본능적인 끌림에 따라야 한다. 묵직한 탄수화물과 단백질, 그리고 무엇보다 ‘감칠맛’이 절실했다. 레이더망에 걸린 곳은 순창, 묵은지 감자탕으로 명성이 자자한 “본때”였다. 등산으로 텅 빈 위장을 채우기 위해, 마치 자기장을 따라 움직이는 철가루처럼 홀린 듯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본때”는 예상보다 훨씬 정감 있는 외관을 자랑했다. 파스텔톤의 외벽과 고딕체의 간판은 어딘가 모르게 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건물 앞에 차를 세우려니, 아쉽게도 전용 주차장은 없었다. 하지만 주변이 한적한 주택가라, 갓길에 ‘임시 주차’라는 꼼수를 발휘할 수 있었다. 주차는 잠시 잊고, 어서 묵은지 감자탕의 세계로 빠져들어야 했다.

본때 외관
정감 있는 외관의 “본때”. 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파스텔톤 외벽이 인상적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후각은 즉각 발효된 김치의 아릿한 향과 돼지 뼈의 육향을 감지했다. 뇌는 이미 묵은지 감자탕의 쾌락 회로를 활성화시키고 있었다. 메뉴판을 스캔했다. 감자탕(소 26,000원, 중 32,000원, 대 38,000원), 묵은지 감자탕(소 29,000원, 중 34,000원, 대 40,000원), 본때찜, 해물뼈찜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뼈해장국, 우거지해장국 같은 식사 메뉴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묵은지 감자탕이었다.

“묵은지 감자탕 (중) 주세요!”

주문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반찬 가짓수만 무려 8가지. 콩나물 무침, 깍두기, 김치, 샐러드, 어묵볶음, 무생채 등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직접 담근 듯한 김치였다. 색깔부터가 시판 김치와는 달랐다. 젓산 발효가 활발하게 진행된 듯, 깊고 시원한 향이 코를 찔렀다. 맛을 보니, 역시나! 아삭한 식감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은, ‘이 집, 김치 맛집이네’라는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푸짐한 밑반찬
8가지나 되는 푸짐한 밑반찬. 특히 직접 담근 듯한 김치의 깊은 맛이 인상적이다.

드디어 묵은지 감자탕이 등장했다. 묵직한 냄비 안에는 큼지막한 돼지 등뼈와 묵은지, 팽이버섯, 쑥갓 등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시각적인 만족감이 상당했다. 묵은지는 오랜 시간 숙성된 덕분인지, 겉면이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팽이버섯과 쑥갓의 초록색은 묵은지의 붉은색과 대비를 이루며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국물을 한 숟갈 떠먹어 봤다. 첫 맛은 시원하고 칼칼했다. 묵은지의 젖산과 돼지 등뼈에서 우러나온 아미노산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감칠맛을 폭발시켰다. 캡사이신 성분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며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것이 진정한 맛의 쾌락인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등산으로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완벽한 맛이었다.

돼지 등뼈에 붙은 살코기는 또 얼마나 부드러운지.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뼈와 살이 분리되었다. 콜라겐 함량이 높은 부위라,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을 자랑했다. 묵은지를 길게 찢어 살코기에 돌돌 말아 먹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묵은지의 아삭한 식감과 살코기의 부드러움, 그리고 감칠맛 폭탄이 한데 어우러져 뇌를 강렬하게 자극했다.

메뉴판
감자탕, 묵은지 감자탕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솔직히 말하면, 뼈해장국 자체는 엄청나게 특출난 맛은 아니었다. 묵은지의 깊은 맛이 국물에 충분히 우러나지 않은 듯한 느낌도 살짝 들었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은 훌륭한 김치와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상쇄되었다. 29,000원이라는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묵은지 감자탕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가성비 측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옆 테이블에서는 삼겹살을 구워 먹는 손님들도 있었다. 곁눈질로 보니, 삼겹살의 지방 비율이 다소 높은 듯했다. 물론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겠지만, 담백한 맛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밑반찬은 삼겹살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다음에는 삼겹살에 도전해 볼까,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캡사이신 효과 덕분인지,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듯 기분도 상쾌했다. 계산대 옆에는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있었다. ‘ㄱㅣ모띠하게 아이스크림이 잇음’이라는 어느 방문객의 표현처럼, 아이스크림은 훌륭한 후식이었다.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본때”는 완벽한 맛집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푸짐한 인심과 정갈한 밑반찬, 그리고 무엇보다 가성비 좋은 묵은지 감자탕은, 순창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강천산 등반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다음에도 등산 후에는 “본때”에 들러 묵은지 감자탕으로 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

메뉴 가격 정보
다양한 메뉴와 가격 정보. 묵은지 감자탕 외에도 뼈해장국, 우거지해장국 등 식사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총평]

* : 묵은지와 돼지 등뼈의 조화가 훌륭하다. 특히 직접 담근 김치가 인상적이다. 다만, 뼈해장국 자체는 평범한 편.
* 가격: 29,000원에 묵은지 감자탕 (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가성비가 매우 훌륭하다.
* 분위기: 정감 있는 분위기의 식당.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서비스: 직원들이 친절하다. 식사시간에 상관없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 총점: 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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