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화로운 유엔공원을 거닐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푸르른 잔디와 숭고한 기념비들을 둘러보며 마음을 정화하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공원 근처에 칼국수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이름은 ‘공원칼국수’. 이름부터가 정겹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대기 시간이 길다는 이야기에 살짝 걱정했지만, 회전율이 빠른 덕분인지 생각보다 금방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정해두기로 했다. 칼국수는 당연히 시켜야 하고, 왠지 보쌈도 곁들이면 환상적인 조합일 것 같았다. 만두도 포기할 수 없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이 나왔다. 물총조개칼국수와 미니보쌈, 그리고 반접시 만두를 주문했다. 메뉴를 주문하고 나니, 테이블 위로 김치와 깍두기가 놓였다. 붉은 빛깔의 배추김치가 예사롭지 않았다. 얼핏 봐도 매워 보이는 것이, 칼국수와 찰떡궁합일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총조개칼국수가 나왔다. 커다란 그릇에 담겨 나온 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면발은 울퉁불퉁한 것이, 자가제면임이 분명했다. 국물은 맑고 시원해 보였다. 물총조개가 듬뿍 들어간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싱그러운 파와 쑥갓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웠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입안 가득 시원한 바다 향이 퍼졌다. 멸치육수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이, 정말 깊은 맛이었다.
면발은 쫄깃쫄깃하고, 물총조개는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물총조개는 해감이 잘 되어 있어, 모래 씹히는 불쾌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면과 조개를 함께 먹으니, 그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칼국수 국물이 면에 잘 배어들어, 먹을수록 감칠맛이 났다.
이번에는 김치를 곁들여 먹어보기로 했다. 젓가락으로 김치를 집어 칼국수 위에 얹어 한 입 먹으니, 세상에! 입안에서 불이 나는 듯했다. 정말 매운 김치였다. 하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매운맛이 칼국수의 시원한 맛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매운 김치를 먹고 섞박지를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섞박지는 적당히 익어,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칼국수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미니보쌈이 나왔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보쌈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갓 삶아져 나온 듯,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보쌈과 함께 나온 무말랭이와 쌈 채소도 신선해 보였다. 보쌈 한 점을 집어 무말랭이를 얹어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최고였다. 쌈 채소에 보쌈과 무말랭이, 그리고 매운 김치를 함께 싸서 먹으니,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보쌈을 먹다 보니,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혼자 온 터라, 막걸리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옆 테이블에서는 아침부터 수육에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반접시 만두가 나왔다. 만두는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했다. 만두 속은 돼지고기와 야채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후추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정말 맛있었다. 만두피가 얇아, 속 재료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정신없이 칼국수와 보쌈, 그리고 만두를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빵빵해졌다. 정말 푸짐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카운터에 계신 분이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덕분에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설 수 있었다.
‘공원칼국수’는 유엔공원 근처에서 칼국수가 먹고 싶을 때, 꼭 다시 찾고 싶은 맛집이다. 시원한 물총조개칼국수와 야들야들한 보쌈, 그리고 쫄깃한 만두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특히 매운 김치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맛봐야 할 별미다. 다음에는 꼭 친구들과 함께 와서, 푸짐하게 시켜놓고 막걸리 한잔 기울이고 싶다.
가게 바로 옆에는 유엔공원 주차장이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식사 후 유엔공원을 산책하며 소화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유엔공원의 아름다운 풍경과 ‘공원칼국수’의 맛있는 음식은, 정말 최고의 조합이다.

돌아오는 길, 입안에 맴도는 칼칼한 김치 맛과 시원한 칼국수 국물 맛이 자꾸만 생각났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이번에는 꼭 막걸리 한잔과 함께 즐겨야겠다. 부산 유엔공원 근처에서 인생 칼국수를 맛보고 싶다면, ‘공원칼국수’를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