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숨은 보석, 용리단길 이탈리아 맛집에서 만난 서울의 향수

어휴, 간만에 서울 나들이에 나섰더니, 영 눈이 핑핑 도는구먼. 용산 어디께, 용리단길이라고 하던가. 쌔끈한 건물들 틈바구니에 숨어있는 이탈리아 식당이 있다 해서 찾아갔지. 이름은 또 뭐라더라, “오스테리아 이아드”? 간판도 큼지막하니, 촌사람 눈에도 잘 띄더라.

오스테리아 이아드 간판
파란색 간판에 흰 글씨로 쓰인 “osteria iaad”가 눈에 띄는 외관

안으로 들어서니, 겉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더라고. 은은한 조명 아래, 젊은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 나는 촌에서 올라와 이런 분위기 적응이 잘 안 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설레는 기분 있잖아.

자리에 앉으니, 메뉴판을 가져다주시는데, 세상에나, 죄다 영어야. 촌늙은이가 뭘 알겠어. 그냥 “추천해주세요” 했더니, 직원분이 알아서 척척 주문을 받아주시더라고. 인상도 얼마나 좋던지, 말 한마디에도 친절함이 뚝뚝 묻어나는 게, 역시 서울 인심도 나쁘지 않구나 싶었어.

주말에는 코스 메뉴만 된다고 하더라고. 뭐, 어차피 추천해주는 대로 먹을 참이었으니, 군말 없이 기다렸지. 코스대로 음식이 하나씩 나오는데, 이야, 나올 때마다 눈이 휘둥그레지더라. 접시도 어찌나 이쁜지, 음식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 같았어.

한우쌈
부각 위에 곱게 올려진 한우 타르타르, 입맛을 돋우는 웰컴 디쉬

맨 처음 나온 건 뭐였더라, 부각 위에 한우 타르타르를 올린 거였는데, 아이고,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게, 진짜 꿀맛이더라. 촌에서는 상상도 못 할 맛이었어. 짭짤한 부각이랑 부드러운 한우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그다음에는 가지 요리가 나왔는데, 이야, 이것도 진짜 별미더라고. 나는 어릴 때부터 가지를 싫어했는데, 여기 가지는 진짜 달랐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입에서 살살 녹는 거야. 토마토 소스도 어찌나 상큼하던지, 느끼한 맛은 하나도 없고, 입맛만 돋우더라. 빵에 곁들여 먹으니, 아이고,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가지요리
겉바속촉의 정석, 가지 요리. 토마토 소스와 견과류의 조화가 일품

파스타는 세 종류나 시켜서 나눠 먹었는데, 세상에, 파스타 면이 어찌나 쫄깃하던지. 알고 보니 생면 파스타라 하더라고. 트러플 파스타는 향이 어찌나 진하던지, 입에 넣자마자 온 세상이 트러플 향으로 가득 차는 것 같았어. 우니 파스타는 또 어떻고. 성게알이 어찌나 신선하던지,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진짜 꿀맛이었어.

트러플 파스타
고소하고 진한 트러플 향이 코를 찌르는 에그 & 트러플 파스타

솔직히 처음에는 양이 좀 적어 보이는 것 같기도 했어. 접시도 아담한 게, 촌사람 입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거든. 근데, 먹다 보니 웬걸. 양이 적은 게 아니라, 맛이 워낙 진해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더라고. 괜히 걱정했지 뭐야.

토마토 파스타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토마토 파스타

마지막으로 라자냐가 나왔는데, 이야, 이것도 진짜 특이하더라고. 장을 소스로 사용했다는데, 아이고, 촌스러운 입맛에는 살짝 도전적인 맛이었어. 그래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 묘하게 끌리는 맛이 있더라고.

실내 인테리어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실내 인테리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음식이 다 맛있고, 분위기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어. 가격이 좀 비싼 감은 있지만, 이 정도 퀄리티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

다 먹고 나니,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고,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어. 촌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어찌나 가볍던지. 다음에 서울 갈 일 있으면, 여기는 꼭 다시 들러야겠다고 다짐했지.

오스테리아 이아드 외부 간판
용산 골목길에 자리 잡은 “오스테리아 이아드” 간판

아, 그리고 여기 화장실도 깨끗해서 좋더라. 촌에서는 화장실 더러운 식당이 많거든. 이런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쓴 걸 보면, 역시 장사하는 사람 마인드가 중요한 것 같아.

용산, 용리단길… 서울 지리는 잘 모르지만, “오스테리아 이아드” 덕분에 좋은 추억 하나 만들고 돌아간다. 혹시 서울 갈 일 있는 사람들은, 여기 꼭 한번 들러봐. 후회는 안 할 거야. 아, 그리고 예약은 필수라고 하니, 잊지 말고 꼭 예약하고 가!

오늘도 배부르게 잘 먹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니까. 이 맛 잊지 않고, 또 생각날 때쯤 다시 와야겠다. 서울 용산에서 맛보는 이탈리아의 풍미,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이었다.

와인 냉장고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자랑하는 와인 냉장고
메뉴판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메뉴 디자인
웰컴 디쉬
정갈하게 담겨 나온 웰컴 디쉬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