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해인사 가는 길, 정겨운 시골 인심 ‘해인식당’에서 맛보는 추억의 맛집

해인사에 볼일이 있어 나섰던 길, 절에 들어가기 전에 든든하게 배를 채워야 하지 않겠어? 그래서 해인사 마을 어귀에 자리 잡은 ‘해인식당’에 들렀지.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들어가는 길도 정겹고, 식당 앞 풍경도 참 푸근하더라.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랄까.

식당 앞에 도착하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더라. 파란색 간판에 흰 글씨로 큼지막하게 쓰인 ‘해인식당’이라는 이름이 어찌나 정겹던지. 식당 건물은 낮게 엎드린 듯한 기와집이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오랜 세월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 같았어. 가게 앞에는 장작이 쌓여 있었는데, 그걸 보니 왠지 마음이 더 푸근해지는 거 있지.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싸는 듯했어. 나무로 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내부가 눈에 들어왔지. 벽에는 오래된 시계와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군데군데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소품들이 놓여 있었어. 텔레비전에서는 마침 흥겨운 트로트 가요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 소리가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더라.

해인식당 내부 모습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해인식당 내부 모습.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한산했어. 테이블 몇 개에는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다들 편안한 표정으로 음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지. 나도 빈 테이블 하나를 골라 자리를 잡았어. 자리에 앉자, 주인 할머니께서 따뜻한 물수건과 메뉴판을 가져다주셨어. 메뉴판에는 여러 가지 음식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나는 고민 끝에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백숙을 주문했지.

주문을 하고 나니, 할머니께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건네시더라. 어디서 왔냐, 해인사에는 무슨 일로 왔냐,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는 어떻냐 등등. 할머니의 푸근한 인상과 따뜻한 말투에 나도 모르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척 할머니처럼, 할머니께서는 내 이야기를 внимательно 들어주시고, 당신의 인생 이야기도 들려주시면서 정을 나누었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숙이 나왔어.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백숙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지. 뽀얀 국물 위로 닭고기와 대파, 마늘 등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어. 뚝배기에서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찔렀지.

푸짐한 백숙 한 상
뽀얀 국물과 푸짐한 닭고기가 돋보이는 백숙.

할머니께서는 직접 담그신 김치와 나물, 장아찌 등 여러 가지 반찬도 함께 내어주셨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입맛이 다셔지더라. 특히 묵은 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었고, 쌉쌀한 맛이 감도는 나물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지.

자, 이제 본격적으로 백숙을 맛볼 시간이야. 큼지막한 닭 다리 하나를 뚝 떼어 앞접시에 담았어. 젓가락으로 살짝 찢어보니, 닭고기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뼈와 살이 쉽게 분리되더라. 뜨거운 닭고기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 닭고기는 정말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는데, 씹을수록 육즙이 팡팡 터져 나왔어.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정말 꿀맛이 따로 없더라.

이번에는 닭 국물을 한 숟갈 떠서 맛봤어. 뽀얀 국물은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는데, 닭고기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어. 국물은 어찌나 시원하던지,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지. 밥 한 숟갈을 국물에 말아서 김치 한 점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더라.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야!

정갈한 반찬들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정갈한 반찬들.

닭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뱃속에 여유가 생기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닭죽을 만들어 먹기로 했지. 남은 닭 국물에 밥을 넣고 푹 끓인 후, 잘게 찢은 닭고기와 김치를 넣어 닭죽을 만들었어. 닭죽은 정말 부드럽고 고소했는데,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 뜨끈한 닭죽을 후루룩 마시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

할머니께서는 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시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더라. 그러면서 약술 한 잔과 부각을 서비스로 내어주셨어. 할머니의 인심에 다시 한번 감동했지. 약술은 은은한 약초 향이 나는 술이었는데, 백숙과 함께 마시니 정말 잘 어울렸어. 부각은 바삭하고 고소했는데, 짭짤한 맛이 곁들여져 멈출 수 없는 맛이었지.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할머니께서는 “멀리서 왔는데, 조금이라도 깎아줘야지” 하시면서 가격을 깎아주셨어.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동했지. 나는 할머니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식당을 나섰어. 식당 문을 열고 나오니, 따뜻한 햇살이 나를 반겨주더라. 배도 부르고 마음도 따뜻해지니, 세상이 다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았어.

참, 식당 내부를 둘러보면서 눈에 띄었던 게 하나 더 있어. 벽에 걸린 액자들 하며, 앤틱한 느낌의 시계, 그리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까지, 하나하나가 다 그림 같더라.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식당 한켠에 놓인 오래된 TV였어. 짙은 갈색의 나무 틀을 가진 그 TV는, 마치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지.

해인식당 외부 전경
해인사 마을 어귀에 자리 잡은 해인식당.

해인식당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니라, 따뜻한 정과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들은 정말 훌륭했고, 할머니와의 따뜻한 대화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해인사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한번 들러 할머니의 따뜻한 밥상을 맛보고 싶어.

아, 그리고 혹시 해인식당에 방문하실 분들을 위해 팁 하나 드릴게. 식당이 해인사 마을 안에 있어서 주차가 조금 불편할 수 있으니, 미리 주차할 곳을 알아보고 가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저녁 시간에는 백숙을 미리 예약하고 가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해인사 가는 길에 만난 보석 같은 곳, ‘해인식당’.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그리울 때,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할게.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거야. 나처럼 말이야!

약술 한 잔
할머니께서 서비스로 주신 약술.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