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벼르고 별렀던 횡성행!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렘 반, 걱정 반이다. 특히 밥 먹을 때가 그렇다. 유명하다는 맛집도 막상 혼자 들어가면 괜히 주눅 들 때가 많으니까. 이번 횡성 여행의 목표는 오직 하나, 횡성한우를 제대로 맛보는 것! 폭풍 검색 끝에 횡성시장 안에 숨어있는 정육식당을 발견했다. 시장 구경도 하고, 가성비 좋은 한우도 즐길 수 있다니, 이거야말로 혼밥러를 위한 최적의 코스 아닌가!
횡성시장 제2주차장에 차를 대고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평일 낮 시간이었는데도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좌판에는 싱싱한 채소와 과일이 가득하고, 튀김 냄새, 떡 볶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져 걷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정육점인데, 2층에 식당이 함께 운영되는 곳이었다. 혼자 온 손님도 편하게 먹을 수 있을지, 슬쩍 눈치를 보며 안으로 들어갔다.
1층은 정육점, 2층은 식당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었다. 먼저 1층에서 먹고 싶은 부위의 고기를 골라야 한다. 쇼케이스 안에는 1++ 등급의 한우들이 부위별로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등심, 안심, 채끝, 살치살…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갔다.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다가오셔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사장님은 내가 혼자 온 것을 눈치채셨는지, 여러 부위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모둠을 추천해주셨다. 안심, 채끝, 살치살, 차돌박이까지 골고루 담아주신다고 했다. 2인 기준 500g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셨지만, 욕심이 나서 조금 더 담아달라고 부탁드렸다. 가격은 100g당 2만원 선. 다른 횡성한우 전문점에 비해 확실히 저렴했다.
고기를 고르고 2층 식당으로 올라갔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혼자 앉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상차림비는 1인당 4천 원. 밑반찬은 소박했지만, 하나하나 정갈한 맛이었다. 특히 시골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가 정말 맛있었다. 깊고 구수한 맛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가 나왔다. 선홍빛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힌 모습이 예술이었다. 숯불이 아니라 불판이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고기 퀄리티가 워낙 좋으니 괜찮았다. 불판이 달궈지자, 먼저 차돌박이부터 올려 구웠다. 치이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순식간에 익은 차돌박이를 기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다음은 안심 차례. 두툼하게 썰린 안심을 불판 위에 올리고, 겉면이 노릇하게 익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핏기가 살짝 감도는 미디엄 레어로 구워 한 입 먹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역시 한우는 안심이지! 소금만 살짝 찍어 먹으니, 고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채끝살은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좋았다. 살치살은 입에 넣자마자 녹아 없어졌다. 기름기가 많아서 느끼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정말 훌륭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혼자만의 만찬을 즐겼다.

혼자 고기를 구워 먹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익숙해졌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면서, 오롯이 고기 맛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구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한우만 있다면!

배부르게 고기를 먹고 1층으로 내려와 계산을 했다. 고기값에 상차림비까지 더하니 7만원 정도 나왔다. 횡성한우를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정말 가성비 최고였다.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리고 가게를 나섰다.
횡성시장을 다시 한 번 둘러보며, 입가심으로 빵집에서 베이비슈를 샀다. 달콤한 슈크림이 입 안 가득 퍼지니,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횡성 여행, 첫 시작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역시 여행은 먹는 게 남는 거지!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숯불이 아닌 불판에 구워 먹는다는 점, 그리고 식당 내부가 조금 노후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기 맛 하나는 정말 훌륭했다. 인테리어나 분위기보다는 맛에 집중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혼밥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 그땐 육사시미도 함께 시켜서 먹어야지!
횡성에서 맛있는 한우를 저렴하게 즐기고 싶다면, 횡성시장 안의 이 정육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혼자라도 전혀 부담 없이, 최고의 한우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횡성 맛집 탐험도 성공! 다음 혼밥은 어디로 떠나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