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르메덴 온천 후, 이천 쌀로 지은 솥밥의 깊은 풍미를 맛보다: 미슐랭 뺨치는 숨은 보석 맛집

며칠 전, 몸과 마음이 지쳐 훌쩍 떠나온 이천. 테르메덴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나니, 노곤한 몸에 따뜻하고 든든한 밥 한 끼가 절실했다. 이천까지 왔으니 이천쌀밥은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주변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눈에 띈 곳이 바로 ‘미슐랭밥상’이었다.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았고, 솥밥 전문점이라는 점이 더욱 끌렸다.

대로변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미슐랭밥상’은 깔끔한 모던 스타일의 2층 건물이었다. 은은한 조명이 감싸는 외관은 마치 근교의 세련된 카페를 연상케 했다. 건물 앞에 서니,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따뜻한 분위기의 실내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피해 안락한 공간으로 어서 들어오라 손짓하는 듯했다.

미슐랭밥상 외관
모던한 감각이 돋보이는 ‘미슐랭밥상’의 외관.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높은 천장과 테이블 간 넓은 간격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드슬랩 테이블은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는데, 2층은 ‘코지모가’라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식사 후 커피 한잔하며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을 듯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솥밥 종류가 다양했다. 장어솥밥, 전복솥밥, 소고기솥밥, 버섯솥밥 등 무려 7가지나 되었다. 사이드 메뉴로 등심튀김, 더덕구이, 떡갈비도 판매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장어솥밥을, 함께 간 친구는 전복솥밥을 주문했다. 주문은 특이하게도, 입구에서 미리 하는 시스템이었다. 밥 짓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슐랭밥상 내부
넓고 쾌적한 ‘미슐랭밥상’의 내부.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솥밥 정식이 우리 앞에 놓였다. 솥밥과 함께 물김치를 포함한 6가지의 반찬이 함께 나왔다. 반찬은 샐러드, 김치, 깻잎 장아찌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물김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장어솥밥 정식
정갈하게 차려진 장어솥밥 정식. 다채로운 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드디어 솥뚜껑을 열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밥 위에 큼지막한 장어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장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려 있었고, 달콤 짭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친구의 전복솥밥 역시, 싱싱한 전복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장어솥밥
윤기가 흐르는 밥 위에 큼지막한 장어가 듬뿍 올려진 장어솥밥.

우선 밥과 장어를 잘 섞어 그릇에 덜었다. 젓가락으로 밥알을 하나하나 음미해보니, 역시 이천쌀밥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밥알은 탱글탱글했고, 은은한 단맛이 느껴졌다. 장어는 부드럽고 촉촉했으며, 특유의 흙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양념은 과하지 않고 적당히 달콤 짭짤해서 밥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정말 흠잡을 데 없는 맛이었다.

장어솥밥 클로즈업
장어의 윤기와 밥알의 탱글함이 느껴지는 클로즈업 샷.

나는 깻잎 장아찌를 밥 위에 올려 함께 먹어보았다.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향이 장어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었다.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매콤한 맛이 더해져 입맛을 더욱 돋우었다.

친구의 전복솥밥도 맛보았는데, 쫄깃한 전복의 식감과 고소한 내장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신선한 전복을 사용했다는 것을 한 입 먹어보면 알 수 있었다. 친구 역시,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다.

소고기 솥밥
부드러운 소고기와 신선한 채소가 조화로운 소고기 솥밥.

밥을 다 먹고 난 후에는, 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었다. 숭늉처럼 구수한 누룽지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누룽지 위에 장어 양념이 살짝 배어 더욱 맛있었다.

버섯 솥밥
다양한 버섯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버섯 솥밥.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온천욕으로 풀렸던 피로가 다시금 사라지는 듯했다. ‘미슐랭밥상’은 이천에서 맛본 최고의 식사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직원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친절한 응대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다만, 몇몇 후기에서 불친절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 나는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사 준비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점이다. 하지만, 갓 지은 솥밥의 맛을 생각하면 충분히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주변에 논밭이 있는지, 가끔 축사 냄새가 나는 것도 조금 아쉬웠다.

‘미슐랭밥상’은 테르메덴이나 시몬스테라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깔끔한 분위기,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다음에도 이천에 온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땐 다른 종류의 솥밥도 맛봐야겠다.

다양한 반찬들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반찬들은 솥밥의 풍미를 더욱 깊게 해준다.

참고로, ‘미슐랭밥상’은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과도 가까워서, 라운딩 전에 든든하게 식사하고 가기에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2층 카페 ‘코지모가’에서는 식사 영수증을 지참하면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천에서 맛있는 밥집을 찾는다면, ‘미슐랭밥상’을 강력 추천한다. 이천쌀밥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솥밥 한 그릇에 담긴 정성과 맛에 감동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