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주말 아침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왠지 모르게 몸이 찌뿌둥했다. 특별한 계획은 없었지만, 이대로 시간을 보내기는 아쉬워서 무작정 밖으로 나섰다. 목적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왠지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곳이 용문산이었다. 예전에 친구들과 함께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는데, 그곳의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잊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을 동반하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용기가 솟아났다. ‘그래, 떠나자! 혼자여도 괜찮아!’
용문산으로 향하는 길, 창밖 풍경은 점점 푸르러졌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은 언제나 짜릿하다. 용문산 입구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즐기러 온 듯했다. 나는 등산은 잠시 미뤄두고, 미리 점찍어둔 ‘고향식당’으로 향했다. 사실 혼자 식당에 가는 것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특히 백숙처럼 여럿이 함께 먹는 메뉴는 혼자 먹기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하지만 ‘고향식당’은 1인분 주문도 가능하고,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게다가 요즘처럼 몸이 허할 때는 뜨끈한 국물에 몸보신이 절실했으니까.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로 된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평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손님들이 꽤 많았다. 혼자 온 나는 약간 머쓱했지만,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금세 마음이 놓였다. “혼자 오셨어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안내받은 자리는 창밖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곳이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은 기분이었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다양한 백숙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닭백숙, 오리백숙, 능이백숙 등 종류도 다양했다. 고민 끝에 나는 ‘토종닭 능이백숙’을 주문했다. 능이버섯의 향긋함과 토종닭의 쫄깃함이 어우러진 맛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몸이 허한 나에게는 최고의 보양식이 될 것 같았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한쪽 벽면에는 유명인들의 사인이 가득했고, 다른 한쪽에는 용문산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식당 한가운데에는 작은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있었는데,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마치 계곡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토종닭 능이백숙’이 나왔다. 큼지막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 백숙은 보기만 해도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뽀얀 국물 위로 능이버섯과 큼지막한 토종닭, 싱싱한 채소들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마치 보물섬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었다. 백숙과 함께 정갈한 밑반찬들도 함께 나왔는데,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음식들이었다. 특히 도라지무침은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고, 아삭한 오이고추는 백숙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본격적으로 백숙을 맛볼 차례.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보니, “캬~”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능이버섯의 깊은 풍미와 토종닭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국물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마치 몸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닭고기는 어찌나 쫄깃하고 부드러운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 특히 능이버섯과 함께 먹으니, 향긋한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닭고기뿐만 아니라, 큼지막한 전복과 낙지도 들어있었는데, 쫄깃한 식감이 정말 훌륭했다. 특히 살아 움직이는 전복을 넣어주시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이었다.

혼자 먹는 백숙이었지만,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음식의 맛을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뜨끈한 국물을 마시며 창밖 풍경을 바라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마치 신선놀음하는 기분이었다. 백숙을 먹는 중간중간, 밑반찬도 함께 곁들여 먹으니 더욱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푹 익은 부추와 함께 먹는 백숙은 정말 최고였다. 부추의 향긋함이 닭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백숙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배가 슬슬 불러왔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백숙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누룽지 죽’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직원분에게 부탁드리니, 남은 국물에 찹쌀 누룽지를 넣고 맛있게 끓여주셨다. 누룽지가 끓는 동안,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드디어 완성된 누룽지 죽!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누룽지와 깊은 맛의 국물이 어우러진 누룽지 죽은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김치와 함께 먹으니,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정말 ‘싹싹’ 긁어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다. 몸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채워진 느낌이었다. 마치 며칠 굶었던 사람처럼, 정말 맛있게 먹었다. 혼자서 백숙 한 뚝배기를 다 비운 나 자신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혼자 오셨는데, 많이 드시네요.” 쑥스러운 마음에 “네, 너무 맛있어서 싹싹 비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환하게 웃어주셨다.

식당을 나서면서, ‘오늘 혼밥도 성공!’이라는 만족감이 밀려왔다. 혼자였지만,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고향식당’은 혼자 오는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곳이었다. 혼밥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모님께서도 분명 좋아하실 것 같다.
용문산 맛집 ‘고향식당’에서의 혼밥은 나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 두려웠던 나에게, 용기를 준 곳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가끔씩 혼자 떠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오늘도 혼자여서 괜찮았다.

식사를 마치고 용문사를 잠시 둘러봤다. 천년이 넘은 은행나무는 여전히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은행나무 아래에서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용문사는 언제 와도 평온한 기운을 주는 곳이다.
용문산에서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하루. ‘고향식당’ 덕분에 든든하게 몸보신도 하고, 용문사에서 마음의 평화도 얻을 수 있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옳다. 오늘도 혼밥 성공!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노을은 정말 아름다웠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되돌아봤다.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풍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용문산 ‘고향식당’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준 곳이다. 다음에 또 방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