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 얼굴이나 볼까 하고 모란에 나갔더니, 웬걸, 예전과는 아주 딴판으로 북적거리는 게 아니겠어?
다들 어디서 그렇게 맛있는 냄새를 맡고 왔는지, 나도 모르게 발길이 이끌린 곳이 바로 ‘대반전’이라는 전집이었어.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더니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주 옛날 시골 장터에 온 듯한 푸근함이 온몸을 감싸는 거야.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뒤섞여 정신이 쏙 빠질 정도였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
마침 한자리가 비어 있어서 얼른 자리를 잡았지.
메뉴판을 보니, 세상에, 전 종류만 해도 십몇 가지가 넘는 거야.
거기에 곱도리탕, 닭볶음탕, 꼬막 같은 술친구들이 눈을 휙휙 잡아끄니, 뭘 골라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지 뭐.

결정 장애가 온 나를 빤히 보던 친구 녀석이, 이 집은 모듬전이 그렇게 유명하다면서 일단 그걸 시키고, 얼큰한 곱도리탕으로 입가심을 하면 딱 좋다고 귀띔해 주는 거야.
그럼 자네 말을 믿어보겠네, 하고 모듬전이랑 곱도리탕을 시켰지.
잠시 후, 밑반찬이 깔리는데, 이야, 인심 한번 후하셔라.
따끈한 두부김치가 나오는데, 볶음김치가 어찌나 맛깔나 보이는지,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어.
이것만 있어도 막걸리 한 병은 그냥 비우겠더라니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전이 나왔는데, 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
사진으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실제로 보니 그 양이 어마어마한 거야.
색색깔깔 고운 옷을 입은 전들이 쟁반 가득 담겨 나오는데, 눈으로만 봐도 벌써 배가 부른 것 같았어.
김치전, 호박전, 동태전, 육전… 종류도 어찌나 다양한지, 하나씩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

갓 부쳐낸 전이라 그런지 따끈따끈하고, 입에 넣으니 아주 살살 녹는 게, 정말 꿀맛이었어.
특히, 육전은 입에 넣는 순간, 고소한 육즙이 팡 터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었어.
깻잎전은 향긋한 깻잎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느끼함은 싹 잡아주고 입맛은 확 돋워주니, 정말 엄지 척이 절로 나오더라.

전만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해질 찰나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곱도리탕이 나왔어.
보글보글 끓는 냄새부터가 아주 예술이더라.
매콤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침샘이 폭발하는 줄 알았어.
커다란 냄비 안에는 닭고기랑 곱창, 감자, 떡 같은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어.
위에 송송 썰어 올린 파와 팽이버섯이 어찌나 이쁘던지, 먹기 아까울 정도였어.

국물을 한 숟갈 떠먹어 보니, 이야,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아주 끝내주는 거야.
닭고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뼈에서 살이 쏙쏙 빠져나오고, 곱창은 쫄깃쫄깃한 게, 아주 술안주로 딱이었어.
특히, 국물에 밥을 쓱쓱 비벼 먹으니, 이야, 이건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
정신없이 먹다 보니, 땀이 뻘뻘 나는 게, 아주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어.

이 집, 전도 전이지만, 곱도리탕도 아주 제대로 하는 모란 맛집이더라고.
친구 덕분에 아주 제대로 지역 맛집을 찾았지 뭐야.
게다가 막걸리 종류도 어찌나 다양한지,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더라고.
나는 달달한 꿀막걸리를 시켜서 먹었는데, 이야, 아주 술이 술술 들어가는 게, 정말 멈출 수가 없었어.
결국, 친구랑 막걸리 몇 병을 비웠는지 기억도 안 난다니까.
분위기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아주 옛날 생각도 나고,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지는 곳이었어.
사장님도 어찌나 친절하신지, 오가는 손님들마다 살갑게 챙기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
나도 모르게 “사장님, 덕분에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

다음에 비 오는 날에는, 무조건 여기 와서 모듬전에 막걸리 한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 그리고 곱도리탕에 라면사리 추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지.
그날, 정말 배 터지게 먹고, 기분 좋게 취해서 집으로 돌아왔다니까.
모란에서 푸짐하고 맛있는 전과 탕을 맛보고 싶다면, ‘대반전’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 그리고 빼놓을 뻔했네.
이 집, 기본 안주로 나오는 두부김치도 꽤나 인기가 많다 하더라고.
따끈하게 데쳐져 나온 두부와, 윤기가 좔좔 흐르는 볶음김치의 조합은, 정말이지 환상 그 자체였어.
두부의 고소함과 김치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아주 춤을 추는 것 같았다니까.
거기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고.

다음에는 친구들 잔뜩 데리고 와서, 모듬전에 김치찌개까지 시켜놓고 아주 뽕을 뽑아야겠어.
다들 분명히 좋아할 거야.
왜냐고?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니까!
아, 그리고 여기 화장실도 실내에 있어서, 오고 가기 편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지.
특히 겨울에는 밖으로 안 나가도 되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에, ‘대반전’은 늘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게 아닐까 싶어.

아, 맞다. 닭발 좋아하는 사람들은 닭발 오뎅꼬치도 한번 시켜봐.
매콤한 양념이 아주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만 손이 간다니까.
모듬전 먹는 동안 은은하게 졸여 먹으면, 아주 꿀맛이야.
다음에 가면 나도 꼭 다시 시켜 먹어야지.
오늘따라 왜 이렇게 ‘대반전’ 음식이 당기는지 모르겠네.
조만간 날 잡아서 친구들이랑 다시 한번 출동해야겠다.
그때는 못 먹어본 메뉴들까지 싹 다 섭렵하고 돌아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