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겨울이면 썰매 하나 들고 동네 언덕을 누비던 기억, 다들 있지 않아? 나는 그 시절, 포천 베어스타운 스키장에서 보드를 신나게 탔었지. 하얗게 눈 덮인 슬로프를 질주하고 나면 온몸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그때마다 친구들과 무조건 달려갔던 곳이 있었어. 바로 그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김치말이국수 집! 세월이 흘러 상호도 바뀌고, 자리도 조금 옮겼지만, 잊을 수 없는 그 맛을 찾아 다시 포천으로 향했지.
차가운 겨울바람을 가르며 도착한 곳은 ‘곰터먹촌’. 예전 ‘함병현 김치말이국수’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곳인데, 상호가 바뀌었더라고. 외관은 2층 벽돌집으로 꽤나 널찍했고, 앞마당에는 주차 공간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었어. 예전 허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도착했는데도, 역시나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더라. 예전부터 워낙 유명했던 곳이라, 웨이팅은 이제 당연한 코스처럼 느껴져.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밖에서 잠깐 기다리니 금방 자리가 났어. 테이블에 앉자마자 김치말이국수(만원!)와 녹두전을 주문했지. 겨울에는 역시 시원한 김치말이국수 아니겠어?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치말이국수가 나왔어. 살얼음 동동 뜬 육수 위에 김치, 오이, 배, 편육, 그리고 특이하게 으깬 두부까지 듬뿍 올려져 있는 비주얼은 여전하더라. 사진에서도 보이겠지만, 진짜 푸짐해! 예전에는 없었던 고명인 삶은 계란 반쪽도 올라가 있어서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어.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면을 풀어보니, 쫄깃쫄깃한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어. 후루룩 면치기를 시작하니, 시원하면서도 새콤달콤한 국물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지. 톡 쏘는 듯한 짜릿함과 함께, 은은하게 느껴지는 잣 향이 정말 매력적이야. 특히 으깬 두부가 신의 한 수! 국물의 시원함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풍미를 더해줘서 정말 맛있어.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먹는 내내 식감이 살아있더라.
솔직히 처음에는 살짝 사이다 맛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는데, 먹다 보니 그런 느낌은 전혀 안 들었어. 오히려 김치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더 강하게 느껴졌지. 열무김치를 사용한 것도 이 집 김치말이국수의 특징인데,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정말 좋았어. 솔직히 말해서,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김치말이국수와 함께 주문한 녹두전도 빼놓을 수 없지. 두툼하게 부쳐져 나온 녹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어. 고소한 녹두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꿀맛이더라. 특히 김치말이국수와 함께 먹으니, 시원함과 고소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면서 입 안이 즐거워지는 느낌이었어.

예전에는 만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가보니 동글이 만두라는 메뉴가 새로 생겼더라. 얇은 피 안에 꽉 찬 만두소는 정말 부드러웠고, 잣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게 정말 독특했어. 김치말이국수랑 같이 먹으니 진짜 찰떡궁합!
메뉴는 김치말이국수 외에도 비빔국수, 곰탕, 해물파전, 김치전 등이 있는데, 김치말이국수 전문점답게 역시 김치말이국수가 제일 맛있어. 비빔국수는 살짝 자극적인 맛이라, 내 입맛에는 김치말이국수가 더 잘 맞았어. 곰탕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라고 하니,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땡기는 사람들은 곰탕을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아, 그리고 여기 김치도 진짜 맛있어. 솔직히 국수집은 김치가 맛있어야 진짜 맛집이라고 할 수 있잖아? 곰터먹촌 김치는 딱 적당히 익어서, 국수랑 같이 먹으면 진짜 꿀맛이야. 곰탕 시키면 깍두기가 나오는데, 양념이 진득한 떡볶이 양념 같아서 신기했고, 맛도 꽤 괜찮았어.
예전에는 군인, 소방, 경찰 공무원에게 10% 할인 혜택도 제공했는데,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네. 혹시 해당되는 사람들은 미리 확인해보고 할인받으면 좋을 것 같아. 예전에는 친절했던 직원분들이 조금 침울해 보인다는 평도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다들 친절하셨어. 워낙 바쁘셔서 응대가 조금 늦어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거? 국수 한 그릇에 만 원이라니, 솔직히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해. 하지만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맛이 있으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 그리고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웨이팅은 각오해야 해. 특히 주말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정말 많으니, 오픈 시간(10시)에 맞춰서 가는 걸 추천해.

곰터먹촌은 포천 베어스타운 스키장 근처에 있어서, 스키나 보드를 즐기러 갔다가 들르기 딱 좋은 곳이야.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꽁꽁 언 몸을 녹이기에 이만한 곳이 없지. 물론 스키장이 아니더라도, 포천에 놀러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해. 시원하고 맛있는 김치말이국수 한 그릇이면, 더위도 추위도 싹 잊을 수 있을 거야! 아, 그리고 근처에 산정호수도 있으니, 밥 먹고 산책하는 것도 좋은 코스일 듯.
오랜만에 추억의 장소에서 맛있는 김치말이국수를 먹으니, 옛날 생각도 나고 정말 즐거웠어. 상호와 위치가 바뀌었지만, 변함없는 맛은 여전하더라. 앞으로도 포천에 갈 일 있으면, 곰터먹촌에 꼭 들러서 김치말이국수 한 그릇 먹고 와야겠어.

곰터먹촌
* 주소: 경기 포천시 내촌면 내촌로213번길 5
* 영업시간: 매일 10:00 – 14:30 (라스트오더 14:00)
* 전화번호: 031-531-3330
* 메뉴: 김치말이국수, 비빔국수, 곰탕, 녹두전, 해물파전, 동글이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