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완연한 가을, 쨍한 햇살 아래 걷는 일산해수욕장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동안, 매콤한 쭈꾸미볶음이 간절하게 떠올랐다.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그 맛, 드디어 ‘원조 쭈꾸미’를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테이블 사이로 활기 넘치는 대화 소리가 가득했고, 쭈꾸미 볶음의 매콤한 향이 코를 찔렀다. 후끈한 열기가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리모델링을 거쳤는지,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의자가 인상적이었다. 예전 좌식 테이블의 불편함은 이제 안녕이다. 신발을 벗지 않고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쭈꾸미 철판볶음과 점심 특선인 돌솥 쭈꾸미 정식 사이에서 잠시 고민했지만, 오늘은 쭈꾸미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 쭈꾸미 철판볶음 3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콩나물, 김, 마요네즈 소스, 쌈무 등 쭈꾸미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녀석들이었다. 특히 콩나물은 셀프바에서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쭈꾸미 철판볶음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가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탱글탱글한 쭈꾸미와 매콤한 향이 침샘을 자극했다. 예전보다 양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3인분을 시켜서인지 푸짐하게 느껴졌다.

쭈꾸미를 한 입 먹어보니,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닌, 기분 좋게 매운 맛이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매콤함이었지만,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예전에는 생물 쭈꾸미를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지금은 냉동 쭈꾸미를 사용하는 듯했다. 하지만 쭈꾸미 자체의 신선도는 나쁘지 않았다.
함께 나온 콩나물을 듬뿍 넣어 쭈꾸미와 함께 볶아 먹으니,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김에 싸서 마요네즈 소스를 듬뿍 찍어 먹으니,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고소한 풍미가 더해졌다. 이 집만의 비법 마요네즈 소스는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어느 정도 쭈꾸미를 먹고 난 후, 볶음밥 2인분을 추가했다. 직원분이 직접 철판 위에 밥을 볶아주셨는데, 쭈꾸미 양념과 김 가루, 참기름이 어우러진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을 긁어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예전에는 점심 특선에 삶은 달걀도 함께 나왔다고 하는데, 이제는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예전에는 뚝배기에 넘칠 듯한 계란찜이 나왔지만, 요즘은 양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계란찜의 양도 충분했고, 부드러운 식감이 쭈꾸미의 매운맛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직원분들은 친절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벨을 눌러도 잘 오지 않고, 물컵에 고춧가루가 묻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워낙 쭈꾸미 맛이 훌륭하기에, 이러한 단점들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온몸에 매콤한 기운이 감돌았다. 기분 좋은 매운맛 덕분에 스트레스도 확 풀리는 듯했다. ‘원조 쭈꾸미’는 1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울산 동구의 대표적인 쭈꾸미 맛집이다.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양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물론, 서비스나 위생 면에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쭈꾸미 자체의 맛은 정말 훌륭하다. 특히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다음에는 점심 특선인 돌솥 쭈꾸미 정식을 먹어봐야겠다. 뜨끈한 돌솥밥과 매콤한 쭈꾸미의 조합은 또 어떤 맛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일산해수욕장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원조 쭈꾸미’에서 매콤한 쭈꾸미 볶음으로 지역의 맛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석양이 지는 일산해수욕장의 풍경은 더욱 아름다웠다. 매콤한 쭈꾸미의 여운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다음에 또 방문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