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뺨을 스치는 겨울, 문득 어머니의 따뜻한 칼국수가 그리워졌다. 바쁜 일상에 쫓겨 잊고 지냈던 고향의 맛, 그 푸근함을 찾아 무작정 영흥도로 향했다. 섬 특유의 짭조름한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히자, 어린 시절 뛰어놀던 바닷가가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는 듯했다. 오늘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곳은 바로 ‘본토칼국수’였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보리차가 먼저 나왔다. 차가운 바람에 얼었던 몸이 스르륵 녹는 기분이었다. 곧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와 꼬막비빔밥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꼬막비빔밥이었다. 알록달록한 색감이 어찌나 예쁘던지, 마치 잘 차려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꼬막 위로 톳과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매콤한 양념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슥슥 비벼 한 입 맛보니, 꼬막의 쫄깃함과 톳의 오독오독한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양념은 과하게 맵거나 짜지 않고, 톳과 어우러져 은은한 감칠맛을 냈다. 마치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주신 듯 정갈하고 따뜻한 맛이었다.

이번에는 칼국수를 맛볼 차례. 커다란 냄비에 담겨 나온 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뽀얀 국물 위로 바지락, 오만둥이, 황태, 무, 청경채 등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온몸을 감쌌다. 특히 은은하게 느껴지는 한방 향이 인상적이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바지락은 신선하고 큼지막했다. 재료를 아끼지 않은 덕분인지, 국물 맛이 정말 진하고 풍부했다.
칼국수를 먹는 동안, 반찬으로 나온 깍두기와 김치도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큼지막하게 썰어 낸 깍두기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적당히 익어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칼국수와 찰떡궁합이었다. 김치 또한 칼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끊임없이 젓가락이 가게 만들었다.


해물파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큼지막한 크기에 압도되었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파전이었다. 오징어가 듬뿍 들어가 있어 씹는 맛도 좋았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파전 한 입, 막걸리 한 잔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토칼국수의 또 다른 매력은 친절한 서비스였다. 사장님과 직원분들 모두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넓은 매장과 넉넉한 주차 공간 또한 장점이었다. 가족 단위 손님이나 단체 손님도 불편함 없이 방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이 바다를 비추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에 몸도 마음도 든든해진 채,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었다. 영흥도에서의 짧은 여행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울 때, 나는 언제든 다시 본토칼국수를 찾을 것이다. 그 따뜻함과 푸근함은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기다려줄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