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콩국수가 간절하게 땡기던 날이었어. 안산에서 일하는 친구가 콩국수 맛집이 있다고, 그것도 국산콩으로 만든 찐한 콩국수를 판다는 정보를 입수! 퇴근하자마자 군포 지역 산본으로 냅다 달렸지. 이름하여 ‘백세명가 콩작소 본점’.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넓고 깔끔한 공간이 눈에 띄었어.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겠더라구. 마침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았는데, 다들 콩국수 한 그릇씩 앞에 놓고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어. 나도 얼른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쳤지.
메뉴는 콩국수뿐만 아니라 순두부, 두부, 막국수 등 다양한 콩 요리가 있었어. 하지만 오늘의 목표는 오직 콩국수! 국산순메밀콩국수 보통으로 하나 시켰어. 곱빼기는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참았지. 같이 간 친구는 들기름 막국수를 시키더라. 메뉴판 사진을 보니까 순두부 정식도 꽤 괜찮아 보였어. 다음엔 순두부 먹으러 와야지!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이 먼저 나왔어. 김치, 콩나물, 콩자반, 톳 무침 등 정갈한 반찬들이었는데, 하나같이 집에서 만든 것처럼 맛있더라. 특히 콩자반은 달콤 짭짤한 게 계속 손이 갔어. 메인 메뉴 나오기 전에 반찬으로 배 채울 뻔했다니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콩국수가 나왔어. 놋그릇에 담겨 나온 콩국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비주얼이었어. 뽀얀 콩 국물 위에 검은깨가 솔솔 뿌려져 있고, 100% 순메밀면 위에는 콩나물 새싹이 얹어져 있었어. 사진으로 봤을 때는 콩나물 새싹이 없던 것 같은데, 그때그때 조금씩 바뀌는 건가 봐.

일단 국물부터 한 입 들이켰는데… 와, 진짜 찐하다! 국산콩을 사용해서 그런지 콩 특유의 고소함과 깊은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어. 다른 콩국수집에서 먹던 밍밍한 콩 국물이랑은 차원이 다르더라. 콩 비린내도 전혀 안 나고, 정말 깔끔하고 담백했어.
면도 100% 순메밀면이라 그런지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 독특했어. 밀가루 면처럼 질기지 않아서 소화도 잘 될 것 같았지. 콩 국물과의 조화도 훌륭했고. 면 위에 올려진 콩나물 새싹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았어. 콩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고.
콩국수에 얼음이 안 들어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 얼음이 녹으면서 국물이 묽어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잖아. 여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찐한 콩 국물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야.
솔직히 콩국수만 먹으면 살짝 느끼할 수도 있잖아. 그래서 김치를 곁들여 먹었는데, 와… 김치 진짜 맛있어! 직접 담근 김치라고 하던데, 적당히 익어서 콩국수랑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더라. 겉절이처럼 풋풋한 맛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시지도 않은 딱 알맞은 맛이었어.

친구가 시킨 들기름 막국수도 한 입 뺏어 먹어봤는데, 이것도 진짜 맛있더라. 고소한 들기름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면발도 탱글탱글하고. 특히 김가루랑 검은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서 풍미가 더 깊었어. 들기름 막국수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좋아할 맛이야.

다 먹고 나서는 콩물 한 잔을 따로 팔길래 그것도 하나 시켜봤어. 콩국수에 들어가는 콩물이랑 똑같은 건데, 컵에 담아서 주더라고. 콩물만 따로 마셔도 진짜 맛있어.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도 들고.
계산하면서 사장님께 “콩국수 진짜 맛있네요!”라고 칭찬했더니, 엄청 친절하게 웃으시면서 “저희는 100% 국산콩만 사용하고, 면도 순메밀로 직접 뽑아요. 그래서 다른 데랑 맛이 다를 거예요.”라고 말씀하시더라. 역시 맛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니까.
가게 한쪽에는 콤부차랑 오미자차를 마실 수 있는 드링크바도 마련되어 있었어. 콩국수 먹고 나서 입가심하기에 딱 좋더라. 콤부차는 상큼하고, 오미자차는 달콤쌉쌀한 게 둘 다 맛있었어.
나오는 길에 보니까, 두부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더라고. 손두부, 순두부, 콩비지 등 종류도 다양했어. 두부 좋아하는 엄마 생각나서 손두부 하나 사갔는데, 엄마도 드셔보시더니 “이야, 이 집 두부 진짜 맛있네!”라고 칭찬하셨어.
전반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웠던 식사였어. 음식 맛은 물론이고, 사장님과 직원분들도 엄청 친절하시고. 매장도 넓고 깨끗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고. 솔직히 안산에서 군포까지 거리가 좀 있어서 망설였는데, 콩국수 맛보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어. 이 정도 맛이면 멀리서 찾아올 만하다니까.
다만, 주말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좀 있는 것 같아. 나는 저녁시간에 가서 그런지 바로 들어갔지만. 혹시 주말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캐치테이블로 미리 예약하고 가는 걸 추천해.

아, 그리고 여기 콩비지는 정~말 짜다는 후기도 있으니 참고해. 나는 콩비지를 안 먹어서 모르겠지만, 짠 거 싫어하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을 듯.
총평하자면, ‘백세명가 콩작소 본점’은 인생 콩국수 맛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야. 찐한 콩 국물과 순메밀면의 조화는 정말 최고였고, 김치, 두부 등 다른 메뉴들도 훌륭했어. 군포 산본 근처에 갈 일 있다면 꼭 한번 들러봐. 후회하지 않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