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방울방울, 부산 중앙동 골목 카레 맛집 겐짱카레에서 맛보는 일본 향수

오랜만에 부산 나들이에 나섰던 날, 왠지 모르게 옛날 생각이 간절하더라고. 젊은 시절 추억이 깃든 중앙동 거리를 걷다가, 보랏빛 간판에 정겨운 그림이 그려진 작은 카레집을 발견했어. 겐짱카레. 간판만 봐도 ‘아, 여기는 찐이겠구나’ 하는 느낌이 팍 왔다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은 테이블과 의자가 옹기종기 놓여 있는 게, 딱 내 스타일이더라.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기분이랄까.

겐짱카레 외부 전경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겨운 외관. 보랏빛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자리에 앉으니 일본인 직원분이 능숙한 한국말로 메뉴판을 가져다주시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정겹던지.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니, 겐짱카레, 고로케 카레, 돈까스 카레 등 다양한 카레 메뉴들이 눈에 띄더라고.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겐짱카레에 고로케 토핑을 추가하고, 야키카레까지 하나 더 시켰어. 욕심부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자제가 안 된다니까.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보니 혼자 와서 조용히 식사하는 분들도 있고, 연인끼리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더라고. 좁은 공간이지만, 다들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는 화장실도 깔끔하게 마련되어 있더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야키카레가 나왔어. 붉은색 사기 그릇에 담겨 나온 카레 위에는 치즈가 듬뿍 덮여 있고, 그 위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 소시지가 떡 하니 올려져 있더라. 냄새부터가 아주 예술이야. 오븐에 구워져서 그런지, 치즈가 노릇노릇하게 녹아 있는 모습이 얼마나 먹음직스럽던지.

야키카레
치즈와 소시지의 환상적인 조합! 야키카레의 비주얼에 넋을 잃었다.

젓가락으로 소시지를 콕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아주 꿀맛이더라. 치즈가 쭈욱 늘어나는 카레를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니,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진한 카레 향과 부드러운 치즈의 조화가 환상적이었어. 카레 속에는 반숙 계란도 숨어 있는데, 노른자를 톡 터뜨려서 카레와 함께 먹으니, 고소함이 두 배가 되는 거 있지.

야키카레를 정신없이 먹고 있으니, 뒤이어 고로케 카레도 나왔어. 겐짱카레 위에 동글동글한 고로케가 얹혀 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고로케를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아주 입에서 살살 녹더라. 묘하게 가라아게 반죽 느낌도 나는 것 같고. 겐짱카레는 양파를 많이 넣고 오래 끓여서 그런지, 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야. 거기에 묘한 시큼함까지 더해져서,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지.

고로케
겉은 바삭, 속은 촉촉! 겐짱카레의 숨은 보석, 고로케.

카레를 먹다 보니, 미소시루도 함께 나오더라고. 따뜻한 미소시루를 한 모금 마시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 다만, 카레도 미소시루도 둘 다 간이 센 편이라, 함께 먹기에는 살짝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 그래도 맛있는 걸 어떡해. 싹싹 긁어먹었지.

겐짱카레는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밥과 카레가 리필까지 된다고 하니, 인심도 얼마나 후한지 몰라. 예전에 비해 돈까스 크기가 조금 작아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맛은 변함없이 좋더라.

돈까스 카레
겉바속촉 돈까스와 깊은 풍미의 카레가 만났다!

워낙 입소문난 부산 중앙동 맛집이라 그런지, 식사 시간에는 손님들이 몰릴 때도 있다고 해. 단체로 방문할 경우에는 미리 예약하는 게 좋고, 좀 더 넓은 자리를 원한다면 2호점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야. 하지만 나는 겐짱카레 본점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가 더 좋더라.

돈까스 카레와 고로케
돈까스, 고로케, 계란까지! 푸짐한 한 상 차림.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 그림이 눈에 띄었어. 겐짱카레 캐릭터가 어찌나 귀엽던지. 계산대 옆에는 오키나와 맥주 아사히 광고도 붙어 있더라. 아주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구먼. 가게 한쪽에는 식용유와 밀가루 등 식재료들이 쌓여 있어서 조금 어수선한 느낌도 들었지만, 뭐, 이런 게 오래된 맛집의 정겨운 모습 아니겠어?

겐짱카레 메뉴
다양한 카레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겐짱카레는 일본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인데, 예전에는 사장님이 직접 한국말로 손님들을 맞이했다고 해. 하지만 지금은 다른 분이 운영하고 계시고, 가게 안에서는 일본어 라디오가 흘러나와서, 마치 일본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아, 그리고 겐짱카레 본점은 매주 일요일이 정기 휴무라고 하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 주차는 중앙동 공영주차장이나 노상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해.

맥주
카레와 함께 시원한 맥주 한 잔!

솔직히 말해서, 겐짱카레가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닐 수도 있어.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추억의 맛이라는 점,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겐짱카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

특히, 겐짱카레의 된장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깊고 달콤한 카레는, 돌아서면 자꾸만 생각나는 중독성 강한 맛이야.

부산에 가면 꼭 한 번 들러봐야 할 중앙동 맛집 겐짱카레. 향수를 자극하는 맛과 분위기에 흠뻑 빠져보는 건 어때? 겐짱카레에서 맛있는 카레 한 그릇 먹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가시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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