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업무 틈을 타 동료들과 급하게 점심 약속을 잡았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특별한 메뉴를 먹고 싶다는 생각에, 영덕에 숨겨진 맛집이라는 ‘파란풍차’에 대한 소문을 듣고 망설임 없이 향했다. 점심시간은 늘 전쟁터와 같지만, 이곳은 이미 많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라니, 얼마나 맛있길래 싶었다.
가게 앞에 도착했을 때, 파란색 외관에 하얀색 풍차 그림이 그려진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예상했던 것보다 아담하지만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운 좋게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지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내부로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정갈하게 정돈된 테이블들이 마치 한정식집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벽면에 걸린 그림과 톤 다운된 인테리어는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흔히 생각하는 돈까스 집의 캐주얼함과는 사뭇 다른, 고급스럽고 정갈한 느낌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왔다면 더욱 즐거운 식사가 될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 돈까스가 메인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돈까스와 함께 냉면, 우동 등 다른 메뉴들도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여름철에 인기가 많다는 냉면도 눈에 띄었지만, 아무래도 첫 방문이니 시그니처 메뉴인 돈까스를 맛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기본 돈까스와 눈꽃 돈까스를 하나씩 주문했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예상보다 시간이 좀 걸렸다. 바쁜 점심시간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메뉴가 잘못 나왔다며 직원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이곳은 손님이 많아도 음식이 정갈하게 나온다는 평이 많았기에, 기다리는 동안 기대감을 안고 기다렸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눈앞에 펼쳐진 비주얼은 정말 놀라웠다. 흔히 보는 돈까스와는 차원이 다른, 마치 예술 작품처럼 정갈하고 예쁘게 담겨 나왔다. 큼지막한 돈까스 위에는 눈꽃처럼 하얀 가루가 뿌려져 있었고, 그 옆으로는 먹음직스러운 샐러드와 함께 3가지 종류의 김치가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이곳에서 김치가 이렇게 특별하게 나올 줄이야.

가장 먼저 눈꽃 돈까스를 맛보았다. 튀김옷은 얇으면서도 바삭했고, 속살은 육즙 가득 부드러웠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였다. 함께 나온 수제 소스는 너무 달지도, 너무 시지도 않은 적절한 맛으로 돈까스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느끼함이 전혀 없어서 계속해서 손이 갔다.

그리고 정말 놀라웠던 것은 바로 김치였다. 3가지 종류가 나왔는데, 특히 열무김치와 겉절이가 돈까스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갓 담근 듯 신선하고 아삭한 식감, 그리고 적절한 매콤함과 감칠맛이 느끼함을 싹 잡아주었다. 마치 한정식집에서 맛보는 듯한 퀄리티였다. 돈까스 전문점에 왔다가 김치 맛에 감탄하게 될 줄이야.
기본 돈까스 역시 훌륭했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러웠으며, 특히 수제 소스와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샐러드도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어우러져 산뜻함을 더했다. 곁들여 나온 밥도 찰기가 살아있어 맛있었다.
동료 중 한 명은 비빔냉면을 주문했는데, 그 맛도 일품이었다고 한다. 시원한 육수와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돈까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면의 익힘 정도도 완벽했고, 함께 나온 고명도 신선해 보였다. 여름철에는 돈까스와 냉면 조합도 훌륭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음식이 맛있을 뿐만 아니라,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함도 돋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는 얼굴로 응대해주시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마치 집에서 식사하는 듯한 편안함과 대접받는 기분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몇몇 리뷰에서는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그리고 여름 메뉴만 판매한다는 아쉬움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도 주문 후 약 3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하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맛을 생각하면 충분히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점심시간에 방문할 경우,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체적으로 영덕 ‘파란풍차’는 맛있는 돈까스와 훌륭한 김치,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갖춘 곳이었다.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특별한 날 방문하기에도 손색이 없을 것 같고, 친구나 동료와 함께 방문하여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이곳의 김치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점심시간에 뭘 먹을지 고민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곳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