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집에서 먹는 따뜻한 밥 한 끼가 간절해졌어요. 이런 날이면 꼭 그리운 게 있어요. 바로 할머니 손맛이 담긴 집밥 같은 음식이죠. 동네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봉이밥’이라는 간판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췄어요. ‘봉이밥’이라니, 이름부터가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이 들었거든요. 왠지 이곳이라면 제가 찾던 그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공간이 저를 맞이했어요. 북적이지 않고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더라고요. 테이블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앉아 메뉴판을 살폈습니다. 보리밥, 비빔밥, 수제비, 쭈꾸미, 제육, 떡갈비…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메뉴들이 가득했어요. 뭘 먹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죠.

가장 먼저 나온 보리비빔밥은 마치 할머니께서 차려주신 밥상처럼 정갈했어요. 커다란 나무 그릇에 윤기 나는 보리밥이 담겨 있고, 그 위에는 동그랗게 계란 프라이가 올라가 있었어요. 그리고 옆으로는 알록달록한 나물들이 따로따로 담겨 나왔는데, 하나하나 신선함이 살아 숨 쉬는 듯했어요. 콩나물, 무생채, 시금치, 비름나물, 그리고 이름 모를 푸릇한 나물들까지. 마치 색동옷을 입은 듯 고왔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