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짧은 해방구를 찾아 무주 시내를 헤매다 눈에 띈 간판. ‘원조할매보쌈’이라니, 이름부터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멀리서부터 풍기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앞에는 수많은 식당들이 있었지만, 이곳만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안쪽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분위기였다. 이런 곳일수록 제대로 된 맛을 기대할 수 있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조명과 함께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이미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대화 소리로 활기가 넘쳤다. 점심시간 특유의 분주함 속에서도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도 이미 테이블 몇몇은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이 점심시간이면 늘 이렇게 북적이는지, 웨이팅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다행히 우리가 앉을 자리는 바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보쌈 정식, 더덕 정식, 버섯 전골 등 다양한 정식 메뉴와 단품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보쌈 정식은 2인분에 40,000원, 파전은 10,000원, 구천동 막걸리는 5,000원으로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었다. 우리는 함께 온 동료들과 상의 끝에 가장 대표 메뉴인 보쌈정식 2인분과 파전, 그리고 이곳의 명물이라는 구천동 막걸리를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메인 메뉴인 보쌈은 물론이고, 정갈하고 다채로운 반찬들이 함께 나왔다. 그 종류만 해도 족히 10가지는 넘어 보였다.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은 눈으로 보기에도 좋았고, 맛 또한 일품이었다. 젓가락이 쉴 틈 없이 움직이는 통에 사진을 찍을 타이밍을 놓칠 뻔했다.

먼저 맛을 본 것은 파전이었다. 큼직하게 부쳐져 나온 파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파와 해물이 적절히 어우러져 풍미가 깊었다. 곁들여 나온 양념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이어서 메인 메뉴인 보쌈을 맛보았다. 부드러운 육질과 잡내 없는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김치와 쌈 채소, 마늘, 쌈장 등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소스들도 다양해서 질릴 틈 없이 계속해서 손이 갔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함께 나온 반찬들이었다. 단순한 곁들임 메뉴가 아니라, 하나하나 메인 요리 못지않게 맛깔스러웠다. 짭조름하게 무쳐낸 나물 무침, 아삭한 식감의 김치, 새콤달콤한 장아찌 등 어떤 반찬 하나도 빠짐없이 맛있었다. 특히 보쌈 정식과 함께 나온 따뜻한 국물은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었다. 마치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처럼 건강하고 정성스러운 맛이었다.

이곳의 보쌈은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살아있어 좋았다. 함께 나온 묵은지와 곁들여 먹으니 금상첨화였다. 묵은지의 새콤함이 보쌈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더덕 정식이나 버섯 전골을 주문한 다른 테이블의 음식도 맛있어 보였는데,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다른 메뉴도 꼭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천동 막걸리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흔히 맛볼 수 없는 지역 특색을 담은 막걸리는 부드러운 목넘김과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었다. 파전이나 보쌈과 함께 마시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간단하게 반주를 즐기는 정도였지만, 저녁 시간이었다면 막걸리를 더 즐겼을 것 같다.
남자 셋이서 보쌈 정식 2인분과 파전, 막걸리까지 배부르게 먹었음에도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40,000원짜리 보쌈 정식은 2인분으로 나왔지만, 푸짐한 양과 다양한 반찬 덕분에 3명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였다. 사실 삼겹살을 구워 먹으려다 이곳을 추천받아 왔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느낌의 맛있는 음식들을 이렇게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 만족했다.
이미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인지, 우리가 식사를 마칠 때쯤에는 손님들이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테이블은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동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어른들을 모시고 방문하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 무주에 오게 된다면, 분명 다시 이 집을 찾게 될 것 같다. 두말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