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국물에 밥 한 공기 뚝딱 말아 먹는 건 언제나 진리지만, 특히 찬 바람 불기 시작하면 그 생각이 간절해지는 메뉴가 있죠. 바로 뜨끈한 돼지국밥입니다. 흔히 돼지국밥하면 부산이나 경남 지역을 떠올리기 쉽지만, 대구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가는 곳이 있다고 해서 큰맘 먹고 찾아가 보았습니다. 경상감영공원 근처, 옛 정취가 묻어나는 국밥 거리를 걷다 보니 간판만 다를 뿐 비슷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져 이미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이곳, ‘군위식당’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간은 평일 오전 9시경. 주말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붐빈다고 하지만,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동네 주민분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고 계시는 한산한 풍경이었습니다. 북적이지 않아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어떤 맛일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제가 주문할 ‘고기밥’이라는 메뉴가 눈에 띄었습니다. TK식 수육 백반과 비슷하지만, 이름 그대로 고기와 밥을 함께 내어주는 듯한 구성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가격은 11,000원. 사실 요즘 같은 물가에 국밥 한 그릇이 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아 큰 부담은 아니었지만, 막상 음식이 차려지고 나서 그 구성과 양을 보니 ‘가성비 좋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11,000원의 행복이 이 정도라니, 기대 이상의 만족감이었습니다. 함께 나오는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했고, 신선한 쌈 채소와 곁들여 먹으니 고기를 질릴 틈 없이 계속해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메인 메뉴인 ‘고기밥’은 접시에 따로 넉넉히 담겨 나왔는데, 이곳의 수육은 흔히 생각하는 머릿고기보다는 앞다리살 부위로 보였습니다. 한 점을 집어 들자마자 느껴지는 부드러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퍼지면서도 전혀 질기지 않고 야들야들한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살코기와 비계가 적절하게 섞여 있어, 비계 부분은 씹을수록 쫀득한 식감과 함께 고소함이 배가되어 입안 가득 퍼지는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고기밥’이라는 이름처럼, 한 점에 밥 한 숟갈, 또 한 점에 국물 한 숟갈을 번갈아 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고요.

함께 나온 국물은 건더기 없이 맑고 깔끔한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에는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양념장이 살짝 풀어져 나오더라고요. 여기에 부추와 소금을 취향껏 더해 맛을 조절하니,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깊고 풍부한 감칠맛이 느껴졌습니다. 맑고 시원한 국물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주면서도, 돼지 육수의 진한 풍미가 은은하게 남아 술술 넘어갔습니다. 이런 깔끔한 국물이라면, 밥을 말아먹기에도, 혹은 고기 한 점을 싸서 먹을 때 곁들이기에도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김치였습니다. 직접 담그신 듯한 김치는 적당히 익어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살아있었습니다. 돼지국밥이나 수육과 함께 먹었을 때, 그 기름진 맛을 잡아주면서도 풍미를 더해주는 완벽한 조화였습니다. 쌈 채소 위에 수육 한 점 올리고, 김치와 쌈장 약간 더해 한 쌈 크게 싸 먹으니 정말이지 ‘이게 바로 찐이다’ 싶었습니다. 밥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갓 지은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이지 코를 박고 흡입하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연예인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다가 실망했던 경험이 몇 번 있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습니다. ‘진짜 맛집’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11,000원이라는 가격에 이 정도로 푸짐하고 질 좋은 수육을 맛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국물과 정갈한 밑반찬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직원분들도 하나같이 친절하셔서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곳 ‘고기밥’은 특히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 든든하면서도 가성비 좋은 식사를 찾으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니, 다음번에는 다른 메뉴인 돼지국밥도 꼭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분명 또 생각나서 방문하게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대구에 가신다면, 혹은 든든한 한 끼가 생각나신다면 이곳 ‘군위식당’의 ‘고기밥’을 꼭 한번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11,000원의 행복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