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한테 맛있는 곳 있다고 신나서 얘기하듯이, 오늘은 진짜 괜찮은 한정식집 한 곳 다녀온 얘기를 해볼까 해. 사실 여기 가기 전부터 한옥 분위기가 엄청 좋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얼마나 멋질까 기대했었거든.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까, 사진으로만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운치 있고 정겨운 느낌이 드는 거야. 오래된 기와 지붕이랑 나무 담장이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지.

마당에 들어서니 장독대며, 흙담이며, 감나무까지!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국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매력이 넘쳐나는 공간이었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조명과 나무 향이 코끝을 스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 시끌벅적한 도시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렜지.

우리가 앉은 자리는 창가 쪽이었는데,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도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서 마치 정원에 온 듯한 기분이었어. 테이블 간격도 꽤 넓어서 옆 테이블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라 가족들이랑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살펴보는데, 와… 가격 보고 살짝 놀랐지 뭐야. 소고기 메뉴가 150g에 5만 2천 원이니, 정말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어. 처음엔 ‘이 가격에 이 정도 시설과 서비스면 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 솔직히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기보다는 옛날 한옥집 느낌이 강했거든. 근데 또 생각해보면, 이런 특별한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한식을 즐기는 거니까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
우리는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점심 식사로 딱인 애호박찌개 백반이랑, 생고기 비빔밥을 시켰어. 그리고 어른들 드시라고 혹시나 해서 불고기 백반도 하나 추가했지. 사실, 고기를 꼭 먹어봐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조금 망설였는데, 일단은 가장 궁금했던 메뉴들부터 도전해 보기로 했어.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제일 먼저 밑반찬들이 세팅되기 시작했어. 오마이갓! 반찬 가짓수가 정말 푸짐한 거야.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 보면서 ‘와, 제대로다!’ 싶었지.

멸치볶음, 나물 무침, 김치 종류도 여러 가지, 버섯 볶음, 그리고 이름 모를 장아찌까지… 저마다의 색깔과 모양이 너무 예뻐서 마치 갤러리에 온 줄 알았어. 그런데 이게 또 양이… 4명이 먹기엔 솔직히 조금씩 부족하게 느껴지는 양이었어. 처음 나온 양이 1인분 용량도 안 되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몇 가지 반찬은 금방 다 먹어버렸지.
밥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 더 달라고 하니까, “다 드시고 다시 시키세요”라는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어. 솔직히 좀 당황했지. 바쁜 건 알겠지만, 손님한테 그렇게 말하는 건 좀… 거기다 그 직원분 한국말이 좀 이상하게 들리기도 했고. 처음엔 외국분이신가 했는데, 나중에 밥이랑 불고기를 늦게 가져다주는 걸 보니까 그냥 서비스 교육이 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애호박찌개는 비주얼이 정말 독특했어. 애호박이 면처럼 길쭉하게 썰려 나와서 먹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사실 맛은… 음… 처음 한 숟갈 딱 뜨는데 ‘어?’ 싶더라. 국물이 너무 밍밍하고 심심한 거야. 육수 맛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은 건지, 떡국 자체도 그냥 그랬어. 기대했던 만큼의 맛은 아니었던 것 같아.
불고기 백반은… 나는 괜찮게 먹었는데, 부모님은 좀 달다고 하시더라고. 뭐, 취향 차이니까 이해했는데, 문제는 밥이었어. 백반인데 밥이 안 나오는 거야. 한참 기다리다가 직원한테 물어보니, 실수로 밥을 안 준 거더라고. 불고기 다 먹고 나서야 밥을 가져다줬으니, 이미 불고기는 식어버렸지.
육회비빔밥이랑 익힌 비빔밥도 시켰는데, 이건 깔끔하니 괜찮았어. 특별히 ‘와!’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점심 메뉴로 무난하게 즐길 만한 맛이었지. 그런데 내가 딱 느낀 건, ‘고기를 먹어봐야 이 집이 진짜 어떤지 알 수 있겠다’는 거였어. 다른 테이블 보니까 다들 고기를 구워 먹거나 전골을 먹고 있더라고.
사실, 여동생이랑 부모님, 나 이렇게 넷이 갔는데, 나 빼고는 다 당뇨 때문에 음식 조절하는 편이거든. 그래서 단맛이 강한 음식은 좀 꺼리는 편인데, 불고기 백반이 너무 달다는 점, 그리고 애호박찌개가 뭔가 아쉬웠던 점, 또 직원 서비스 문제까지 겹치니까 솔직히 재방문 의사가 거의 없었어.
근데 또 신기한 건, 여기 단골손님이 정말 많은 것 같더라. 점심 시간이라 그런지 단체 손님도 계속 들어오고. 나처럼 고기를 안 먹어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다른 메뉴를 시켰으면 또 다른 경험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다음에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다른 메뉴, 특히 고기 메뉴를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
결론적으로, 여기는 분위기만큼은 정말 끝내주는 곳이야. 한옥의 운치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강력 추천! 다만, 가격이 좀 센 편이고, 메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서비스 부분은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방문하면 좋을 것 같아. 그래도 다음번엔 꼭 고기를 제대로 맛보고 와서 다시 한번 평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