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 들른 중앙동의 한 파스타집. 외관부터 아담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방문했는데, 역시나 안에서도 아늑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테이블 간격이 좁지 않아 조용히 대화하기 좋았고, 은은한 조명 덕분에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준비해주신 물과 냅킨. 냅킨에 적힌 상호명이 꽤나 감성적이라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메뉴판을 훑어보는데,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요즘 물가에 파스타 한 그릇에 이 정도 가격이라니, 양과 맛까지 괜찮다면 정말 ‘가성비 맛집’으로 인정할 만하겠다 싶었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 몇몇 리뷰에서 로제 파스타가 특히 인기가 많다는 정보를 얻었던 터라 로제 파스타는 꼭 주문하기로 했다. 그리고 함께 곁들일 메뉴로는 뭘 할까 고민하다가, 해산물 퀄리티가 좋다는 이야기에 이끌려 해물 파스타를 주문했다. 음료는 식사 후에 배부를 것 같아 무료 음료로 만족하기로 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식전 빵이 나왔다. 따뜻하게 구워져 나온 마늘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빵 위에는 마늘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짭짤한 맛이 더해져 계속 손이 갔다. 빵과 함께 나온 피클도 아삭한 식감과 새콤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드디어 메인 메뉴가 등장했다. 먼저 주문한 로제 파스타. 정말 비주얼부터 기대 이상이었다. 풍성한 로제 소스가 면발을 가득 감싸고 있었고, 위에 뿌려진 파슬리 가루가 색감을 더했다. 숟가락으로 소스를 뜨는데, 꾸덕하고 진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한입 맛보니, 부드러우면서도 풍미가 깊은 로제 소스의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너무 달거나 느끼하지 않고 적절한 산미와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이어서 나온 해물 파스타. 이름은 해물 파스타지만, 사실 다른 메뉴를 시키기 전 첫 도전으로 알리오 올리오를 시켜본 것이라는 평도 있었다. 이 날 주문한 해물 파스타 역시 푸짐한 해산물에 압도되었다. 홍합, 조개, 새우, 그리고 오징어까지 다양한 해산물이 듬뿍 올라가 있어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더했다. 면발은 적당히 익었고, 해산물 특유의 신선한 맛과 풍미가 소스에 잘 녹아들어 있었다. 해산물의 신선도가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메인 메뉴와 함께 주문한 피자도 맛보았다. 얇은 도우 위에 신선한 토마토와 치즈가 듬뿍 올라간 마르게리따 피자였다. 갓 구워져 나와 따뜻했고, 쫄깃한 도우와 상큼한 토마토소스, 그리고 풍미 가득한 치즈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너무 기름지지도 않고 담백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총평하자면, 이곳은 가격 대비 음식의 양과 맛 모두 훌륭한 곳이었다. 특히 로제 파스타는 꼭 한번 맛보길 추천하고 싶다. 또한, 여성 친구나 연인과 함께 방문하여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고 생각한다. 물론, 때때로 아줌마들의 수다 소리가 울려 시끄러울 때도 있다는 리뷰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사람 사는 정겨움으로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다음에 방문한다면, 이번에 맛보지 못한 다른 파스타 메뉴들도 도전해보고 싶다. 파스타와 피자를 함께 즐겼는데, 다음에는 맥주와 함께 곁들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앙동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