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산울림식당, 푸짐한 양과 친절함으로 입맛 돋우는 숨은 맛집

경상국립대학교 후문 근처, 예전부터 익숙했던 풍경 속에서 문득 오리고기 생각이 났다. 오래된 듯 정겨운 외관을 마주하고 ‘산울림식당’이라는 간판을 보니, 오랜만에 들른 곳인데도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졌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가게 문을 열어젖혔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다. 좌식 테이블과 입식 테이블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원하는 자리에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벽면에는 빼곡하게 적힌 메뉴판이 걸려 있었는데,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글씨체와 정감 가는 그림들이 더욱 이곳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듯했다. 잠시 메뉴를 훑어보는데, 오리불고기 외에도 다양한 고기 메뉴와 식사류가 눈에 띄었다.

산울림식당 메뉴판
산울림식당의 큼지막한 메뉴판. 다양한 고기 요리와 식사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온 이상, 역시 메인 메뉴인 오리불고기를 맛봐야 하지 않을까. 4인 가족이 방문했기에 가장 큰 사이즈인 ‘오리불고기(大)’를 주문했다. 혹시나 양이 부족할까 싶어 볶음밥도 3인분 함께 주문했다. 혹자는 고추장불고기백반을 시켰다가 질긴 부위에 실망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오늘은 오리불고기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잠시 후, 커다란 접시 가득 담겨 나온 오리 불고기를 보니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대(大)’ 사이즈라고 해서 어느 정도 양이 나오겠거니 했지만, 접시에 수북하게 쌓인 오리고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불판에 한 번에 다 올리지 못해 반씩 나누어 구워야 할 정도였다. 신선한 오리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을 파채, 마늘, 쌈 채소 등도 푸짐하게 차려졌다.

푸짐하게 담긴 오리 불고기
산울림식당의 오리 불고기(大) 사이즈. 보기만 해도 푸짐함이 느껴집니다.

불판 위에 오리고기를 올리고 굽기 시작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오리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에 함께 구운 마늘은 고소함과 풍미를 더했고, 담백한 오리기름 특유의 맛이 잘 살아났다. 쌈 채소에 갓 구운 오리고기와 마늘, 쌈장을 올려 한 쌈 크게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감이 퍼졌다. 질기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가 맛본 오리고기는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살아나는 것이, 괜히 오리불고기 전문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쌈 채소와 오리 불고기
신선한 쌈 채소와 함께 즐기는 오리 불고기. 마늘과 쌈장을 곁들이니 더욱 맛있습니다.

메인 메뉴인 오리불고기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밑반찬이었다. 김치찌개를 팔지 않아 김치가 없는 것은 아닐까 싶다는 이전 리뷰의 걱정과는 달리,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여러 가지 나왔다. 특히, 갓 무쳐낸 듯 싱싱한 샐러드와 새콤달콤한 무침 요리들은 오리불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데 탁월했다. 반찬 하나하나 맛이 좋아서, 여러 메뉴를 시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양한 밑반찬
오리불고기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정갈한 밑반찬들.

오리불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남은 오리기름에 볶음밥을 주문했다. 밥을 볶는 동안, 주인분이 직접 오셔서 굽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갓 볶아낸 볶음밥은 오리기름의 고소한 맛과 김가루, 참깨의 풍미가 어우러져 정말 일품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계속해서 젓가락을 부르게 했다.

오리불고기 전문점 외관
경상국립대 후문 근처에 위치한 산울림식당의 전경.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된장찌개다. 오리불고기를 먹는 동안 함께 나온 게가 들어간 된장찌개는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볶음밥을 먹으면서 한 숟갈씩 떠먹으니, 목도 축여주고 밥맛을 더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밥 한 숟갈에 된장찌개 국물을 곁들이니, 마치 집밥을 먹는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메뉴판 일부
오리불고기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습니다.

사실 이곳을 방문하기 전, 가격 대비 양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그 말이 단순한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푸짐한 양에도 불구하고 맛까지 훌륭하다는 점이 놀라웠다. 특히, 주인 아주머니의 넉넉하고 친절한 서비스는 음식 맛을 더욱 좋게 만들었다. 고기를 구울 때마다 신경 써주시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계속해서 살펴봐 주시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혼자 방문해도 반찬이나 상추 리필을 친절하게 해주신다는 후기를 보았는데, 그 말이 딱 맞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식당 전용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주변 원룸촌에 주차를 해야 하는 점은 조금 번거로웠다. 식당 바로 앞 강변 도로변에 주차할 공간이 있긴 했지만, 피크 시간에는 다소 혼잡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곳에서 경험한 푸짐한 양과 맛, 그리고 따뜻한 서비스는 충분히 그 아쉬움을 상쇄할 만했다.

진주에서 푸짐하고 맛있는 오리불고기를 찾는다면, 혹은 가족 외식 장소를 고민하고 있다면 산울림식당을 추천하고 싶다.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양과 맛, 그리고 무엇보다 기분 좋은 친절함까지.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임은 분명하다. 특히, 넉넉한 인심을 느끼고 싶거나,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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