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꽉 막힌 도심을 벗어나 숨통을 트고자 나선 광릉수목원길 드라이브. 굽이굽이 이어진 숲길을 따라 달리다 보니, 낯설지만 왠지 모르게 눈길을 끄는 건물이 나타났다. 멀리서 언뜻 보기엔 세련된 미술관이나 카페 같기도 한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국수집’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가파른 오르막길에 위치한 이곳은, 처음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특별함이 있었다. 웅장한 석조 담벼락과 대비되는 건물 전면의 통유리는 개방감을 선사하며, 내부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깔끔하게 정비된 넓은 주차 공간도 인상적이었다. 장사가 잘 되는 곳들은 주차 스트레스가 있기 마련인데, 이곳은 그런 걱정은 덜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 정돈된 실내가 펼쳐졌다. 1층은 미술관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2층이 식사 공간이라는 점이 독특했다. 큼직한 통유리창 덕분에 답답함이 전혀 없고, 탁 트인 시야가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었다.

주문을 위해 키오스크 앞에 섰다. 요즘 식당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덕분에 직원의 응대 없이도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이집의 주력 메뉴는 ‘이송 국수’. 이름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 국수는 ‘한우 사골 국수’라고 했다. 곁들임 메뉴로는 치즈볼이 눈에 띄었다.

나는 시그니처 메뉴인 한우 사골 국수와 치즈볼 세트를 주문했고, 함께 간 일행은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국수는 모두 넓은 면을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마치 칼국수 면처럼 쫄깃한 식감이 예상되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얇게 썬 고명과 파가 올라가 있는 모습이 정갈했다. 첫 국물 맛을 음미해보니, 기대했던 대로 진하고 깊은 사골의 풍미가 느껴졌다. 마치 집에서 정성껏 끓여낸 듯한 구수한 맛이었다. 밥 한 숟가락을 말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함께 주문한 치즈볼도 기대 이상이었다. 겉은 바삭하게 튀겨져 있었고, 한 입 베어 물자 부드러운 치즈가 쭉 늘어났다.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국수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겉바속촉의 정석이라고 할까.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다만, 비빔국수는 개인적인 취향에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새콤한 맛이 강해서 국물의 깊은 맛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산뜻하고 좋겠지만, 나에게는 조금 더 다채로운 풍미를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이 또한 개인의 입맛 차이일 뿐, 국수집 전반의 분위기와 훌륭한 사골 국수, 그리고 맛있는 치즈볼 덕분에 만족도는 충분히 높았다.
이곳은 단순히 국수 한 그릇을 파는 곳이 아니었다. 넓고 깨끗한 공간, 자연을 품은 듯한 뷰, 그리고 정성 가득한 국물까지, 식사하는 동안 편안하고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곳이었다. 깔끔한 화장실 역시 기분 좋은 식사에 한몫했다.
다음번 방문 때는 다른 메뉴도 도전해보고 싶다. 광릉수목원길 드라이브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에서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