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쌍촌 맛집 ‘돈통구이’, 야구 직관 취소 후 찾은 항정살 최고

점심시간, 동료들과 뭘 먹을까 늘 고민하는 직장인에게 ‘오늘 뭐 먹지?’는 숙명과도 같다. 특히 약속이라도 잡힌 날이면 더욱 신중해진다. 지난번 야구 직관을 하러 광주에 갔다가 우천 취소라는 날벼락을 맞고 허탈한 마음에 숙소 근처인 쌍촌동을 배회하다 우연히 발걸음을 옮긴 곳이 바로 ‘돈통구이’였다. 유명 야구 선수들이 추천한다는 입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가게 된 것도 나름의 인연이 아닐까 싶다.

가게 외관은 멀리서도 눈에 띄는 커다란 간판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큼직한 글씨로 ‘돈통구이’라고 적힌 간판과 함께, 곳곳에 붙어있는 맛깔스러운 고기 사진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멈추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빗방울이 흩뿌리던 날이었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자극하는 맛있는 고기 냄새와 따뜻한 조명이 왠지 모를 안도감을 선사했다.

돈통구이 간판
쌍촌동 ‘돈통구이’의 시그니처 간판.

안으로 들어서니 꽤 많은 손님들로 활기찬 분위기였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마다 고기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이곳은 고기를 직원분이 직접 구워주는 시스템이라 편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직장인 점심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밥 먹는 시간조차 촉박할 때가 많은데, 누군가가 맛있게 구워주는 고기를 기다림 없이 바로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였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항정살, 목살, 삼겹살 등 돼지고기 구이 메뉴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리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메뉴는 단연 항정살이었다.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자랑한다는 항정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우리는 망설임 없이 항정살과 더불어 목살, 삼겹살도 함께 주문했다. 다양한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여럿이 함께 왔을 때의 즐거움이었다.

돈통구이 가게 전면부
가게 전면에는 다양한 고기 사진과 함께 유명인들의 흔적이 엿보인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선해 보이는 고기 한 접시가 등장했다. 두툼한 두께의 항정살과 먹음직스러운 마블링의 삼겹살, 그리고 야들야들해 보이는 목살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특히, 항정살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함께 곁들여 나올 밑반찬들도 정갈하고 다양해서 만족스러웠다. 갓 무친 듯한 신선한 쌈 채소와 각종 장아찌, 그리고 쌈무까지,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줄 완벽한 조연들이었다.

신선한 돼지고기 모듬
항정살, 삼겹살, 목살의 조화로운 한 상차림.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구워주신다는 것이었다. 적당한 간격으로 뒤집어가며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정성껏 구워주는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적절한 온도와 시간 조절로 고기가 가장 맛있는 상태로 익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고기가 너무 익거나 타지 않도록 신경 써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테이블 위 구워지는 고기
노릇노릇 맛있게 익어가는 고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입!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항정살의 식감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데, 마치 고기가 가진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삼겹살 역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했다. 목살은 잡내 하나 없이 담백하면서도 육즙이 풍부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쌈무에 싸 먹고, 깻잎에 싸 먹고, 그냥 소금만 살짝 찍어 먹어도 다 맛있었다.

영수증
합리적인 가격의 영수증.

솔직히, 말로만 듣던 ‘선수 추천 맛집’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는데, 돈통구이는 그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었다. 고기의 품질은 물론이고, 직원분들의 능숙한 굽기 실력 덕분에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8인분에 술 5병 정도를 먹고 18만원 정도 나왔다는 리뷰를 보았을 때,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느껴졌다. 특히, 4명이서 8인분을 먹는다면 1인당 4.5인분인데, 이 정도면 넉넉하게 즐길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솔직히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술과 함께 고기를 즐기다 보니, 다른 손님들이 많이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내부가 다소 시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이런 활기찬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조용하게 대화하며 식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또, 리뷰에서 언급된 것처럼, 사람이 많을 때는 직원 응대가 조금 아쉽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고기를 계속 추가 주문하는 상황에서 직원의 표정이나 반응이 조금 더 적극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했다.

식당 내부 모습
내부는 손님들로 북적이며 활기찬 분위기.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우리는 시원한 물냉면으로 입가심을 했다.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육수가 느끼했던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듯했다. 고기와 냉면까지, 완벽한 점심 식사 코스였다. 특히, 날씨가 쌀쌀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원한 냉면이 당겼던 이유는 아마도 그만큼 고기가 맛있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은 점심시간에 급하게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좋지만, 저녁 시간에 동료들과 함께 모여 회포를 풀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고기를 곁들이며 스트레스를 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물론, 혼잡한 시간대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날, 우연히 방문하게 된 ‘돈통구이’는 야구 경기 취소의 아쉬움을 달래준 훌륭한 선택이었다. 쫄깃한 항정살과 육즙 가득한 삼겹살, 그리고 담백한 목살까지, 모든 부위가 기대를 뛰어넘는 맛이었다. 특히, 직원분께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는 서비스는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가능하게 했다. 다음에 광주에 가게 된다면, 일부러라도 꼭 다시 찾고 싶은 맛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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