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에 다녀온 ‘서정가야밀면’은 동네 주민분들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오는 밀면 맛집이랍니다. 가천대역과 복정역 중간쯤, 동서울대학교 정문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어서 처음 가는 길이었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어요. 4년 전쯤 우연히 들렀다가 그 맛에 반해 매년 여름이면 꼭 한 번 이상은 생각나는 곳이 되었지요. 갈 때마다 주변 분들과 함께 가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같이 간 분들 모두 엄지 척! 부산에서 먹었던 유명한 밀면집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 입맛을 사로잡았거든요.

워낙 유명한 곳이라 식사 시간에는 대기가 기본이에요. 가게 안이 그리 넓지 않아서 테이블이 다섯 개뿐이거든요. 하지만 이날은 운 좋게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인지, 한 팀만 기다리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답니다. 왠지 모르게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으니, 테이블 위에는 나무 결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따뜻한 느낌의 식탁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이곳의 메뉴는 참 간단해요. 딱 밀면, 비빔면, 그리고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겨울에는 따뜻한 메뉴도 몇 가지 더 있다고 들었지만, 저는 뭐니 뭐니 해도 여름엔 시원한 밀면이 최고더라고요. 함께 간 두 분과 각각 밀면 하나씩을 주문하고, 사이드 메뉴로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반반을 시켰답니다. 회전율이 워낙 빠른 곳이라 그런지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맛있는 음식들이 나왔어요.

드디어 제 앞에 놓인 밀면 한 그릇! 맑고 시원한 육수 위로 얇게 썬 오이와 삶은 계란, 그리고 얇게 썬 고기가 먹음직스럽게 올라가 있었어요. 뽀얀 국물 위로 붉은 양념장이 살짝 뿌려져 있는 것도 눈에 띄네요. 젓가락으로 면을 살짝 들어 올리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이 후루룩 딸려 올라옵니다.

제일 먼저 시원한 육수를 한 숟갈 떠먹어봤어요. 캬, 이게 바로 여름에 속이 뻥 뚫리는 맛이죠! 깊고 시원하면서도 너무 달거나 짜지 않은, 딱 제 입맛에 맞는 육수였어요. 마치 옛날 할머니께서 정성껏 끓여주신 듯한,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답니다. 그리고 그 육수에 적당히 삶아진 면발을 후루룩 빨아들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함과 쫄깃한 식감이 정말 일품이었어요. 한 젓가락, 두 젓가락 먹다 보니 어느새 면발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만두도 빼놓을 수 없었죠. 고기만두는 육즙이 가득하고 담백한 맛이 좋았고, 김치만두는 아삭한 김치의 매콤함이 잘 어우러져 느끼함을 잡아주는 맛이었어요. 둘 다 속이 꽉 찬 것이, 만두 하나만으로도 든든한 느낌이 들더군요. 특히 고기만두는 씹을 때마다 육즙이 팡 터지는 것이,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함께 간 일행들도 모두 감탄사를 연발하며 맛있게 먹더라고요. “수도권에서 먹은 밀면 중에 최고”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말 다 했죠. 정말 숟가락을 놓기가 아쉬울 정도로 맛있게 먹었답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가게가 작아서 자리가 넉넉지 않고,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지하철역에서 걸어가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점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이곳의 밀면 맛은 그 모든 것을 잊게 할 만큼 훌륭하답니다.
특히 더운 여름날, 시원한 밀면 한 그릇이면 땀과 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에요. 마치 옛날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잔치국수처럼, 먹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맛이랄까요.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어릴 적 추억과 정겨운 정성이 담긴 한 그릇을 맛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밀면이나 면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곳 ‘서정가야밀면’ 꼭 한번 가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조금 기다릴지라도, 그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맛있는 추억을 만들어 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