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늘 그렇듯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시간은 짧지만 가장 치열하다. 오늘은 동료 몇몇과 함께 화순에 위치한 ‘화순집’으로 향했다. 이미 몇 번 방문한 경험이 있어 그 맛과 푸짐함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늘 그렇듯 점심시간의 웨이팅은 각오해야 할 터. 도착하자마자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생각하면 그마저도 설렘으로 바뀌었다.

몇 년 전,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들과 함께 화순 여행 중 우연히 들렀던 곳인데, 그때의 만족도가 너무 높아 이번에는 가족과 함께 방문하게 되었다. 그사이에도 여전히 변함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핫플레이스였다. 광주에서 출발해 도착했을 때 이미 테이블링 앱으로 예약을 걸어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에 도착해서도 4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이 기다림은 곧 맛있는 음식으로 보상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조급함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역시 시그니처인 닭칼국수. 진하고 고소한 닭 육수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진 이 닭칼국수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국물은 맑으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데, 이곳만의 특별한 점은 바로 불향이 느껴지는 볶은 채소 토핑이다. 특히 불맛이 입혀진 배추와 시원한 맛을 더해주는 숙주나물이 킥(kick)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런 독특한 조합 덕분에 기존에 알던 닭칼국수와는 차별화된, 조금 더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곁들여 나오는 김치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인 김치는 닭칼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무절임 또한 새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면과 함께 먹어도 훌륭하다. 특히 김치는 계속해서 리필해서 먹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닭칼국수에 들어가는 닭은 6~7호 정도 크기 되는 꽤 큰 닭을 한 마리 통째로 사용하는 듯하다. 살이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워서 칼국수와 함께 먹기에도 좋고, 그냥 집어 먹어도 맛있다. 닭 육수를 따로 끓여내고 칼국수 면을 따로 삶아 마지막에 한꺼번에 세팅하는 방식 덕분에 회전율이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에는 항상 대기가 있기 때문에, 오픈 시간인 11시 반 이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찍 가면 그나마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고, 11시 반 오픈 전에도 주문을 받아주는 경우가 있어 바로 음식이 준비되는 점도 좋다.

이곳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바로 피자다. 닭칼국수만 생각하고 왔다가 피자를 맛보고 놀라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가 주문한 고르곤졸라 피자는 얇은 도우에 치즈가 듬뿍 올라가 있어 닭칼국수와 함께 먹으면 정말 꿀맛이다. 닭칼국수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후식처럼 즐기는 피자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양이 워낙 푸짐해서 2인분을 시켜도 3명이서 충분히 먹을 정도이고, 만약 양이 많지 않은 편이라면 2인분과 만두 하나 정도를 주문하는 것이 좋다.

만두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특히 이곳의 만두는 속이 꽉 차 있고, 쫄깃한 만두피와 잘 어우러져 닭칼국수만큼이나 인기가 많다. 배가 불러도 만두는 꼭 시켜 먹게 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포장 판매도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다.
가족 단위의 손님이나 어르신들도 많이 보였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메뉴 구성과 맛 덕분인 것 같다. 식당 내부도 깔끔하고,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응대해 주신다.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식당 같지만, 외벽에 그려진 귀여운 그림들은 또 다른 매력을 더한다.
사실 ‘화순집’은 단순히 닭칼국수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그 이상을 제공한다. 큼직한 닭 한 마리가 들어간 푸짐한 닭칼국수, 불맛 나는 볶음 채소의 이색적인 조합, 그리고 곁들임으로 나오는 맛있는 김치와 새콤한 무절임, 마지막으로 달콤하고 고소한 고르곤졸라 피자까지.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한 끼 식사로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정말 양이 많아서 2인분이면 3명이서도 충분할 정도이니, 주문 시 참고하면 좋다.
이날도 배불리 먹고 나와서 기분 좋게 근처 꽃 구경까지 다녀왔다. 점심시간에 잠깐 들러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상이 주는 소소한 행복이랄까.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화순에 들를 기회가 있다면 ‘화순집’을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다만, 웨이팅은 필수이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