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든든한 구수한 한 끼, 석촌호수 시래마루에서 즐긴 건강한 미식 여행 (서울 맛집)

한가로운 휴일 오후, 문득 짭조름한 강된장에 구수한 시래기밥 비벼 먹고 싶은 날이었다. 어디 갈까 망설이다가 석촌호수 근처에 있다는 시래기 전문점 ‘시래마루’를 떠올렸다. 얼마 전 이곳을 지나쳤을 때,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문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아, 여기는 분명 맛집이구나’ 하고 직감했던 곳이다. 혼자 밥 먹는 것을 즐기는 나에게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일지,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혹시나 눈치 보지 않고 혼자만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자리라도 마련되어 있을지 몇 가지 궁금증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매장 앞을 지나칠 때마다 느껴졌던 따뜻하고 정감 가는 분위기는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나무로 된 외관과 간판이 편안함을 더해주었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조명과 함께 목재 인테리어가 주는 아늑함이 나를 맞이했다. 넓은 공간은 아니었지만, 답답하지 않게 꾸며져 있었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훈훈한 기운이 느껴졌다.

시래마루 외부 전경
햇살 아래 반짝이는 ‘시래마루’ 간판이 정겨움을 더한다.

주말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운 좋게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 친구들과 함께 온 그룹, 그리고 나처럼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특히 카운터석처럼 보이는 1인 좌석은 없었지만, 테이블 간격이 너무 좁지 않고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라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손님들의 대화 소리도 적당히 섞여 있어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지 않는 느낌이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 시래기 전문점답게 시래기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대표 메뉴인 보쌈 세트가 눈에 들어왔지만, 혼자 방문했기에 1인 메뉴 위주로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시래기 들깨탕과 밥, 그리고 여러 반찬으로 구성된 1인 세트 메뉴가 있었다. 79,000원짜리 4인 보쌈 세트도 있지만, 오늘은 나만을 위한 건강한 한 끼를 맛보기로 했다.

시래마루 세트 메뉴판
다양한 세트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 따뜻한 물이 담긴 컵과 함께 정갈한 밑반찬들이 먼저 차려졌다. 젓가락을 들고 하나씩 맛을 보았다. 슴슴하면서도 간이 세지 않은 반찬들은 마치 집에서 먹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했다. 특히 아삭하게 씹히는 열무김치와 은은한 향이 나는 도라지 생채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시래마루 기본 찬
정갈하고 건강한 맛의 밑반찬들이 식욕을 자극한다.

그리고 드디어 메인 메뉴인 시래기 들깨탕과 시래기밥이 등장했다. 뚝배기 가득 나온 들깨탕은 걸쭉하면서도 진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들깨의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지며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었다. 밥은 갓 지은 듯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그 위에 갓 지은 시래기와 강된장이 곁들여 나왔다.

시래기밥과 강된장
구수한 강된장과 시래기의 조화가 기대되는 비주얼.

가장 기대했던 순간, 따뜻한 시래기밥 위에 강된장을 듬뿍 올리고 준비된 열무김치, 도라지 생채, 콩나물무침 등 여러 가지 나물들을 함께 넣었다. 젓가락으로 쓱쓱 비비자 고소한 강된장 냄새와 시래기의 구수한 향이 어우러져 코를 자극했다.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안 가득 넣으니, 그야말로 ‘구수함의 끝판왕’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짭조름한 강된장과 부드럽게 씹히는 시래기, 그리고 아삭한 나물들이 만들어내는 식감의 조화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먹던 정겨운 비빔밥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이곳은 부모님을 모시고 와도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르신들 입맛에도 잘 맞을 건강하고 정갈한 맛, 그리고 푸짐함까지. 분명 효자 노릇 톡톡히 할 만한 곳임에 틀림없다.

혹시나 보쌈도 맛보고 싶다면, 일행이 있을 때 보쌈 세트를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잡내 없이 부드럽게 잘 삶아진 보쌈 고기는 새우젓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함께 나오는 파전과 연잎밥까지 곁들이면 그야말로 푸짐한 한 상을 즐길 수 있다. 연잎밥은 찰기가 살아있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시래마루 내부 풍경
나무 소재로 꾸며진 내부는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준비된 음료 코너가 눈에 띄었다. 여러 대의 원두 커피 머신과 함께 매실차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이런 세심한 배려가 혼자 방문한 나에게도 왠지 모를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사실 메인 메뉴 자체의 맛은 평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나는 ‘건강한 맛’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간이 세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음식들은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고, 든든한 포만감까지 선사했다. 가격 면에서도 소주 한 병에 4,500원으로 합리적인 편이라 애주가들에게도 매력적인 곳일 것 같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시래기밥을 비빌 때 기본으로 나오는 간장 비빔 양념보다 강된장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 있다. 강된장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요청해서 비벼 먹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곤지암이나 다른 곳에 있는 동명 식당과는 관련이 없는 이곳이 본점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1인 방문객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와서 눈치 보지 않고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 ‘시래마루’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에 또 맛있는 시래기 요리가 생각나면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시래마루 메뉴 가격
보쌈, 갈비찜 등 다양한 메뉴의 가격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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