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고향 생각나는 맛집을 또 하나 발견했지 뭐예요. 여기, 고흥과 보성 딱 그 경계에 있는 조용한 곳에 자리한 ‘수문식당’ 이야기 좀 들어보실래요? 처음엔 정말 여기가 식당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인적이 드문 곳에 있었거든요. 마치 숨겨진 보물찾기라도 하듯, 신기한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섰답니다.
시간은 11시쯤이었나, 저희가 그날 첫 손님이었어요. 왁자지껄한 소리 대신,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사장님의 무뚝뚝하지만 정감 있는 말투가 들려왔죠. 솔직히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이게 퉁명스러운 게 아니라 그냥 꾸밈없는 말투라는 걸 금방 느낄 수 있었어요. 오히려 저는 그런 솔직함이 더 좋더라고요. 옛날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함이랄까요.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이 따뜻했어요. 가게 안은 테이블 몇 개 없는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벽면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사진들과 정겨운 메뉴판이 걸려 있었죠. 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우리는 망설임 없이 낙지 탕탕이 비빔밥을 주문했어요. 메뉴판을 보니 갈치조림도 맛있어 보였지만, 이곳에서 가장 특별하다는 그 맛을 꼭 보고 싶었거든요. 곧이어 나온 음식들은 정말이지… 아이고, 이 맛 좀 보라지!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특히 낙지 탕탕이 비빔밥은… 와, 정말이지 신세계였어요! 싱싱한 낙지가 꿈틀꿈틀 살아있는 듯 탱글탱글한 식감과 함께, 그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졌어요. 밥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 위에, 알록달록한 채소와 함께 낙지 탕탕이를 얹어 쓱쓱 비벼 먹는데, 정말이지 꿀맛이 따로 없더라고요.

이곳의 비빔밥이 특별한 이유가 바로 밥에 있었어요. 다른 곳에서는 보통 비빔밥의 메인 재료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은데, 수문식당은 밥 짓는 데도 정성을 다하더라고요. 갓 지은 따끈한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어서, 낙지 탕탕이의 고소함과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입안에서 착착 감기는 느낌이었어요.

함께 나온 찬들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었어요. 특히 토하젓을 살짝 섞어 비벼 먹으니, 그 풍미가 더욱 깊어지면서 밥 한 숟갈 뜨는 순간 고향 생각나는 그 맛이더라고요.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 딱 그런 느낌이었죠. 짭조름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토하젓이 낙지의 신선함과 밥의 고소함을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어요.

처음 주문한 갈치조림도 나왔는데, 비록 갈치 살이 아주 통통한 편은 아니었지만, 양념이 어찌나 맛있는지 솜씨로 모든 것을 커버하는 느낌이었어요. 양념이 짭짤하면서도 칼칼한 것이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고요. 밥에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입에서 스르륵 녹는 기분이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나니,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도 만들어 먹을 수 있었어요. 숭늉처럼 구수한 누룽지를 떠먹으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소소한 정성이 식사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솥밥 양이 조금 적었다는 것? 하지만 그 맛과 정성을 생각하면 불만족스럽다기보다는, 다음에 또 와서 더 많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라고요.
솔직히 이곳은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곳에 있어요. 하지만 이 작은 식당이 품고 있는 맛과 이야기는 정말이지 마음 깊이 남을 만했답니다. 인근에 가실 일이 있다면, 아니, 일부러라도 찾아가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에요.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 맛보는 푸짐하고 따뜻한 밥상처럼,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경험을 선사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