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금산시장에 갈 때마다 꼭 들르는 집이 있어요. 시장통 안에 있어서 그런지 겉모습은 그냥 옛날 식당 같지만, 그 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뭔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곳이에요. 시골집 마당에 앉아 할머니가 끓여주시는 맛있는 찌개 냄새가 나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이 집 메뉴판을 보면 뼈해장국이 8천 원이고, 딱 천 원 더 내면 9천 원짜리 ‘얼큰뼈해장국’이 있어요. 제가 늘 시키는 건 바로 이 얼큰뼈해장국인데요. 이름처럼 얼큰한데, 이게 그냥 맵기만 한 게 아니에요. 혀를 탁 쏘는 자극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그런 맛이에요. 먹고 나도 전혀 느끼하지 않고, 자꾸만 생각나는 묘한 매력이 있답니다.
처음에는 그냥 뼈해장국이겠거니 했는데, 한 숟갈 딱 뜨는 순간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국물 색깔만 봐도 맑지 않고 진한 것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맛을 보면 그 깊이가 다른 국물 맛에 깜짝 놀라게 되죠. 마치 옛날 우리 엄마가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푹 끓여주신 그 찌개 맛처럼, 뜨끈하고 진한 국물이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느낌이에요.
특히 이 집 뼈해장국에는 우거지가 넉넉하게 들어있는데, 이게 또 기가 막혀요. 하나하나 다 잘게 썰어져 나와서 밥이랑 슥슥 비벼 먹을 때 밥알 사이에 쏙쏙 끼어드는 그 맛이 일품이에요. 밥 한 숟갈에 우거지 한 젓가락, 거기에 따끈한 국물까지 얹어 먹으면 정말이지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것 같아요. 밥 다 먹고 국물에 밥 말아 먹을 때, 우거지 건져 먹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터인가 맛이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더 담백해지고, 국물 맛도 훨씬 깊어졌더라고요. 갈 때마다 맛이 변함없이 맛있어서, 1년에 서너 번은 꼭 금산시장에 갈 일이 있을 때 들러서 이 뼈해장국을 꼭 맛보고 간답니다. 이 정도 맛이면 얼마든지 다시 갈 의향이 있다고 할 수 있죠.

사실 뼈해장국만 맛있는 게 아니에요. 이 집에서는 감자탕이랑 파전도 정말 맛있어요. 시장통 안에 있어서 분위기는 옛날 식당 느낌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정겹고 아늑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세요. 갈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시고, 필요한 건 없는지 살뜰히 챙겨주시니, 밥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얼마 전에 갔을 때는 뼈해장국을 하나 시켰는데, 뼈가 어찌나 실하고 살이 많이 붙어 있던지 몰라요. 젓가락으로 뼈를 살짝 건드렸을 뿐인데, 살이 부드럽게 툭 떨어져 나오더라고요. 입에 넣으니 정말 사르르 녹는 것 같았어요. 마치 할머니가 뼈에서 살을 발라내서 따로 삶아주시는 것처럼 부드러웠답니다.

국물에 밥을 말아서 쓱쓱 비벼 먹고, 큼직한 뼈다귀 하나 잡고 뜯다 보면 어느새 그릇이 바닥을 드러내요. 그럴 때쯤이면 속이 든든하면서도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왠지 모르게 고향집에 온 듯한 포근한 기분이 들어요.

시장에서 파는 김치도 빠질 수 없죠. 갓 담근 듯 아삭한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뼈해장국의 칼칼한 맛이 더욱 살아나는 것 같아요. 묵은지처럼 시큼하지도 않고, 너무 맵지도 않은 딱 좋은 상태라서 밥이랑 먹기에도, 국물에 곁들여 먹기에도 정말 좋았어요.

시장 구경을 하다가 출출해질 때, 혹은 하루의 고단함을 따뜻한 음식으로 풀고 싶을 때, 저는 주저 없이 이 집을 찾곤 해요.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께도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곳이에요. 시장통에 있어서 화려하진 않지만, 여기서 맛보는 얼큰한 뼈해장국 한 그릇이면 왠지 모르게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 따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혹은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따뜻한 집밥 같은 음식이 그리울 때, 금산시장 근처에 계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이곳에서 맛보는 얼큰한 뼈해장국은 분명 여러분의 마음까지 푸근하게 녹여줄 거예요. 마치 오랜만에 고향집에 온 것처럼, 정겹고 따뜻한 추억을 선사해 줄 거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