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에서 맛보는 추억의 맛, 정겨운 손맛 그대로!

아이고, 세상에. 얼마 만에 이런 따뜻한 밥상 앞에 앉아보는 건지 모르겠어요. 시골집 마루에 앉아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뚝배기 밥이 생각나는 그런 풍경이더라고요. 밖은 조금 쌀쌀한데, 여기 들어서니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게, 어서 맛있는 거 맘껏 먹고 가라는 듯 환한 조명이 우리를 반겨주네요. 자리에 앉자마자 뭘 시켜야 할까 두리번거리는데, 냄새부터가 예사롭지 않아요. 코끝에 맴도는 구수하고 진한 냄새가 입맛을 확 돌게 하더라고요.

메뉴판을 보는데, 금산에서 꼭 맛봐야 할 먹거리라는 ‘어죽’과 ‘도리뱅뱅’이 눈에 딱 들어왔어요. 사실 어죽은 제사상에나 올라가는 귀한 음식이라 자주 먹는 메뉴는 아니었는데, 이곳에서는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니 더욱 기대가 됐어요. 또, 저번에 왔을 땐 이 도리뱅뱅이라는 걸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몰라요. 정말 두 판이나 뚝딱 비웠다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어죽과 도리뱅뱅을 주문했답니다.

잠시 기다리니, 커다란 뚝배기에 팔팔 끓고 있는 어죽이 나왔어요. 뚝배기 두껑을 열자마자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그 모습이 꼭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보양식 같았어요. 다른 어죽집과 달리 소면이 보이지 않고, 밥알과 함께 걸쭉하게 끓여진 어죽은 보기에도 정말 깔끔하더라고요. 옅은 주황빛 국물에 파릇파릇한 부추가 송송 썰어 들어가 있으니,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

팔팔 끓고 있는 어죽 뚝배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죽 뚝배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아요.

자, 이제 맛을 볼 차례죠. 큼지막한 국자로 어죽을 한 숟갈 떠서 입안에 넣으니, 와아! 이거야, 이거! 간이 딱 맞고 비린내 하나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게, 정말 제대로 된 어죽 맛이었어요. 밥알이 푹 퍼져서 국물과 어우러지니, 한 숟갈 뜰 때마다 입안 가득 부드러움이 퍼지는 것 같더라고요. 어죽이 처음이라 낯설어하는 분들도 여기 오면 아마 좋아하실 거예요. 냄새도 전혀 없고, 맛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거든요.

어죽 한 그릇과 곁들임 반찬
깔끔한 그릇에 담겨 나온 어죽 한 그릇. 곁들임 반찬도 정갈해요.
다른 각도에서 본 어죽
밥알이 푹 퍼져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어죽.

이 집 어죽에는 특별한 비밀이 하나 더 있더라고요. 바로 셀프바에 준비된 다진 고추! 이걸 한 꼬집 넣고 쓱쓱 비벼 먹으니, 국물의 구수함에 칼칼함이 더해져서 정말 천상의 맛이었어요. 마치 매콤한 김치찌개를 먹는 듯한 시원함까지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함께 나온 김치도 어찌나 맛있는지, 꼭 집에서 담근 맛이었어요. 갓 담근 김치의 아삭함과 감칠맛이 어죽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답니다.

어죽을 뜨는 모습
뜨거운 김과 함께 밥알이 뭉근하게 퍼진 어죽이 국자에 담겨져 나와요.
어죽 국물의 클로즈업
부추가 듬뿍 들어간 어죽 국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아요.

이번에는 메인 메뉴인 도리뱅뱅을 맛볼 차례! 저번 방문 때는 정말 너무 맛있어서 칭찬이 마르지 않았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기대가 컸어요. 동그랗게 둘러앉은 작은 생선들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어요. 겉은 바삭하게 튀겨지고, 그 위로 달콤새콤한 양념과 양파 슬라이스가 먹음직스럽게 올라가 있었죠.

도리뱅뱅 요리
맛있는 도리뱅뱅 요리가 동그랗게 놓여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휴, 뭐랄까. 밑바닥 부분이 살짝 탄 느낌이 들어서 저번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양념 맛은 좋았고, 생선살 자체는 부드러웠답니다. 그래도 한두 마리 집어 먹다 보니, 고향 생각이 나더라고요. 어릴 적 아버지께서 낚시로 잡아온 물고기를 튀겨주시던 그때 그 맛이 떠올랐어요. 뼈째 씹히는 오도독한 식감이 중독성이 있거든요.

사실 이곳은 근처에 있는 출렁다리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금산의 명물인 어죽과 도리뱅뱅을 맛보러 오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그럴 만도 해요.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고, 마치 집에서 먹는 것처럼 푸근한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가격이 예전보다 조금 올랐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이 정도의 맛과 정이라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밥을 다 먹고 나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에요. 오랜만에 이렇게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를 먹으니, 힘이 불끈 솟는 것 같기도 하고요. 처음 먹어보는 어죽도 맛있었고, 비록 이번엔 살짝 아쉬웠지만 도리뱅뱅도 여전히 매력적이었어요. 무엇보다 여기 음식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정성이 좋았어요. 마치 할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처럼,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랄까요. 금산에 오신다면 꼭 한번 들러서 이 정겨운 맛을 느껴보시길 바라요. 한 숟갈 뜨는 순간, 고향 생각이 절로 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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