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 햇살이 제법 따사롭게 내려앉는 날, 문득 속이 든든한 음식이 당겼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얼마 전 친구에게 추천받았던 ‘올바릇식당 기장본점’이 떠올랐다. 혼자서도 괜찮은 식당인지, 맛은 어떨지 궁금한 마음 반, 기대 반으로 차를 몰고 향했다. 기장이라는 이름값만큼이나 바닷가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말에, 창밖으로 푸른 바다가 펼쳐질 상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는 기분이었다.
식당에 도착하니,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몇 팀의 대기가 있었다. ‘오픈런’해야 한다는 소문이 괜한 말이 아니었나 보다. 길고 좁은 매장이라지만, 음식 맛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다림마저 즐겁게 느껴졌다. 매장 앞에 마련된 대기 공간에서 잠시 기다리니, 곧이어 내 이름이 불렸다.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늑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나를 맞았다. 2층 홀로 안내받았는데, 이곳에서 마주한 풍경은 실로 놀라웠다. 넓은 창 너머로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2인석은 창가로 배정해주는데, 따스한 햇살 아래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앉으니, 이곳이 작은 카페인지 맛집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고, 오히려 이 멋진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다양한 꼬막 요리와 육전 메뉴가 눈에 띄었다. 특히 2인이 먹기 좋다는 ‘꼬막육전대판’ 메뉴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꼬막무침과 소고기육전, 그리고 꼬막비빔밥까지 푸짐하게 구성된 메뉴였다. 혼자 왔지만, 너무 맛있어서 남기기 아까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양이 다소 많더라도 이 메뉴를 선택하기로 했다.

이윽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우와, 정말 푸짐하다! 커다란 접시에 가득 담겨 나온 꼬막비빔밥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붉은 양념에 신선한 채소와 꼬막이 먹음직스럽게 비벼져 있었다. 그 옆으로는 노릇하게 잘 부쳐진 소고기 육전과, 신선한 채소를 듬뿍 올린 꼬막무침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같이 정갈했다. 갓 무쳐낸 듯 신선해 보이는 김치, 아삭한 식감의 콩나물 무침, 그리고 따뜻한 미역국까지. 혼자 온 여행객이라도 밥맛을 돋우기에 충분한 구성이었다.
가장 먼저 꼬막비빔밥을 한 숟갈 떠 먹어 보았다. 삼삼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맵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느낌이었다. 꼬막도 듬뿍 들어가 있어 씹을 때마다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양념이 잘 배어 있어, 숟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다음은 소고기 육전.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육전은, 함께 나온 새콤한 소스와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 없이 계속 손이 갔다. 얇게 썰어낸 육전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올라왔다. 꼬막무침과 함께 먹어도 별미였다. 매콤한 꼬막무침의 양념과 육전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새로운 맛의 조화를 만들어냈다.

꼬막무침은 양념이 너무 맛있어서, 밥에 비벼 먹어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밥을 남은 꼬막무침 양념에 비벼 먹으니, 이것 또한 별미였다. 꼬막의 쫄깃한 식감과 채소의 아삭함, 그리고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양이 정말 많아서, 꼬막비빔밥과 꼬막무침은 다 먹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남은 음식을 아깝게 버릴 수는 없었다. 다행히 이곳에서는 남은 음식을 포장할 수 있도록 용기를 별도 판매하고 있었다. 1,000원을 내고 용기를 구입해 꼬막무침과 소고기 육전을 꼼꼼하게 포장했다. 집에 가서 다시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정말이지, 이곳은 혼자 오는 여행객에게도, 여럿이 오는 가족에게도 모두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지 못했지만, 2인석 창가 자리에 혼자 앉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넓은 창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 덕분에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었다. 간은 삼삼하게 느껴졌지만, 각자의 입맛에 맞게 조절해서 먹을 수 있도록 신경 쓴 부분이 좋았다. 맛, 분위기, 그리고 서비스까지. 혼자여도 괜찮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올바릇식당 기장본점’이었다. 기장을 다시 찾는다면, 분명 이곳을 다시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