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 동네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집이 있다고 해서 말입니다. 부산 영도라는 곳인데, 가보신 분들은 다들 그 길 오르내리는 게 좀 다이내믹하다고들 하더구먼요. 뭐, 그래도 맛있는 음식 앞이라면 그쯤이야 감수해야지요. 운전대 딱 잡고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그곳, ‘선인장식당’을 찾았습니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저는 낯선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졌지 뭡니까. 이름처럼 가게 안에는 아기자기한 선인장들이 가득하더군요. 마치 작은 정원에 온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따뜻한 햇살이 창문 가득 쏟아져 들어오고, 그 빛을 받아 싱그러운 초록빛을 뽐내는 선인장들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니, 사장님께서 함박 웃음을 지으며 반갑게 맞아주시더군요. 아이고, 첫인상부터가 참 좋았어요.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처음 와보는 곳이니만큼 시그니처 메뉴라는 ‘선인장 함박’과 ‘우도 땅콩 함박’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저는 예전에는 함박스테이크를 그리 즐기지 않았어요. 왠지 모르게 퍽퍽하거나 느끼할 때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여기 선인장식당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습니다.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주문이 밀렸다고 하셨지만, 그 기다림마저도 설렘으로 다가왔습니다. 자리에 놓인 작은 화로에 불을 붙여주시는데, 따스한 불꽃이 피어오르는 걸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마치 할머니 댁 아궁이에 불 때는 풍경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드디어 기다리던 함박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이게 웬일인가요. 두툼한 함박 패티 위에 노릇하게 구워진 계란 프라이가 톡 올라앉아 있고, 그 옆에는 윤기 자르르 흐르는 밥과 푸릇한 브로콜리, 그리고 달콤하게 구워진 파인애플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가는 비주얼이었습니다.

먼저 ‘선인장 함박’을 한 숟갈 떠 보았습니다. 입에 넣는 순간, 와… 이게 바로 제가 찾던 맛이에요! 퍽퍽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움이었습니다. 고기 질이 정말 좋다는 게 단번에 느껴졌어요. 함께 곁들여진 소스 역시 과하게 달거나 짜지 않고, 고기의 풍미를 한껏 살려주더군요. 옛날 엄마가 해주신 따뜻한 밥상이 생각나는 맛이었달까요.

다음은 ‘우도 땅콩 함박’ 차례였습니다. 평소 고소한 땅콩 맛을 좋아하는데, 이게 함박스테이크와 만나니 또 다른 매력을 뽐내더군요. 크리미하면서도 고소한 땅콩 소스가 함박의 풍미와 어우러져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밥에 소스를 슥슥 비벼 먹으니 그 맛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았어요. 새로운 메뉴인데도 이렇게 맛있다니,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가게에서는 밥과 샐러드도 셀프바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 가면 밥이 모자라 아쉬울 때가 많은데, 여기서는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으니 든든했습니다. 밥에다가 맛있는 소스를 비벼 먹으니, 그 맛이 또 별미였어요.

특히 좋았던 점은, 음식이 끝까지 따뜻하게 유지된다는 것이었어요. 개인 화로 덕분에 천천히 음미하며 먹을 수 있었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함박스테이크를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고향집 마루에 앉아 따뜻한 밥을 먹는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부산 영도의 풍경도 빼놓을 수 없죠.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웅장한 다리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여행 온 기분도 물씬 나고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습니다.
서비스 또한 정말 좋았습니다. 젊으신 사장님과 직원분들이 얼마나 친절하신지, 방문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치 먼 친척 집에 온 손님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시더군요. 밥이 부족하면 언제든 더 가져다 먹어도 된다고, 샐러드도 마음껏 드시라고 계속 챙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사실 이 집까지 오는 길이 좀 험난하긴 했어요. 꼬불꼬불한 언덕길을 올라가야 해서 운전하기가 좀 무섭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어렵게 올라온 보람이 있는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가끔은 특별한 메뉴가 생각날 때가 있는데, ‘선인장식당’은 그런 날 찾아가기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범할 수 있는 함박스테이크에 특별한 소스를 더해, 잊지 못할 맛을 선사해주었거든요. 이번에 치킨 슈렉 메뉴를 못 먹어봐서 아쉬웠는데, 다음번에는 꼭 맛보러 다시 와야겠어요.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음식으로 속이 든든해지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마치 시골 할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을 받은 것처럼 말이죠. 부산 영도를 찾으신다면, 이곳 ‘선인장식당’에서 따뜻한 함박스테이크 한 그릇 드셔보시는 건 어떨까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