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드라이브 삼아 찾은 진도. 낯선 땅에서 허기를 달래기 위해선 역시 믿을 수 있는 메뉴가 최고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이 지역에서 꽤 이름난 중식당을 향했다. ‘상호명에 짬뽕이 들어가 있으니 짬뽕이 메인이겠지’ 싶었지만, 막상 도착해서 가게 분위기와 메뉴판을 훑어보니, 이곳은 짬뽕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혼자 온 나에게도 과연 이곳이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칠 수 있는 곳일지, 아니면 ‘혼자여도 괜찮아’라고 위로하며 씁쓸하게 돌아설 곳일지, 설레는 마음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넓은 주차 공간이 눈에 띄었다. 차를 세우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아, 이른 시간에 오길 잘했네’ 싶었지만,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다행히 한적한 자리들이 남아 있었다. 테이블 간격이 꽤 넓어 옆 사람 신경 쓸 필요 없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카운터석과 함께 1인용 좌석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혼자 온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그래, 여기라면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지 않고 즐길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다. 밝은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벽에는 이곳에서 사용하는 신선한 재료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듯한 문구들이 걸려 있었다. 메뉴판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역시 짬뽕 종류가 다양했지만, 탕수육, 짜장면, 간짜장, 볶음밥 등 기본적인 중식 메뉴들도 충실하게 갖춰져 있었다. 특히 1인분 주문이 가능한 메뉴들이 많다는 점이 혼밥족에게는 정말 큰 메리트였다. 몇 가지 메뉴를 두고 고민하다, 이곳의 시그니처라고 불리는 메뉴와, 실패 없는 조합을 선택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나온 메뉴는 역시 기대했던 짬뽕이었다. 새빨간 국물 위로 통통한 홍합과 오징어, 각종 채소가 먹음직스럽게 올려져 있었다. 처음 국물 한 숟가락을 떠먹었을 때, 내가 상상했던 칼칼함과는 조금 다른, 은은하게 올라오는 불향이 인상적이었다. 혹자는 이 불향이 과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중식의 깊은 풍미를 더해주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짬뽕 안에 들어간 해산물과 채소들은 하나같이 신선하고 풍성했다. 특히 큼지막하게 들어간 오징어와 조개들은 씹는 맛을 더해주었고, 채소들은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며 국물의 감칠맛을 더했다.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적당히 퍼져 있어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맵찔이인 나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매콤함이라, 정말 쉴 새 없이 숟가락질을 하게 만들었다. ‘이 정도 퀄리티라면 굳이 여럿이 오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끼가 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곳의 메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탕수육. 사진으로만 보던 비주얼 그대로였다. 노릇하게 튀겨진 탕수육은 튀김옷이 과하지 않고 바삭함이 살아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 입 베어 물었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 가득한 돼지고기의 부드러움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이건 찐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함께 나온 소스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적절한 농도를 가지고 있어, 탕수육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탕수육 소스에 듬뿍 찍어 먹는 그 맛은 정말이지 일품이었다. 탕수육은 사실 혼자 먹기엔 양이 많을까 걱정했지만, 이곳에서는 ‘미니 탕수육’ 메뉴도 있어서 혼자 온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함께 주문한 간짜장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따로 나온 짜장 소스를 면에 부어 비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윤기 자르르 흐르는 간짜장 소스는 건더기가 풍성하고,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리뷰에서 본 것처럼, 꾸덕꾸덕한 소스가 면에 착 달라붙어 한 젓가락 먹을 때마다 풍부한 맛을 선사했다. 간짜장 위에 올려진 반숙 계란 프라이도 센스 있는 부분이었다. 비벼 먹기 전에 노른자를 톡 터뜨려 면과 함께 비벼 먹으면, 고소함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면발은 짜장 소스와 겉돌지 않고 잘 어우러져, 어느새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말았다.

이날, 메뉴 선택에 있어서 또 하나의 신의 한 수는 바로 잡채밥이었다. 밥과 잡채가 따로 나와 내가 원하는 만큼 덜어 비벼 먹을 수 있었다. 고슬고슬한 밥 위에 푸짐하게 올라간 잡채는 간이 딱 맞았고, 목이버섯, 당근, 양파 등 다양한 채소들이 어우러져 식감과 맛의 조화를 이루었다.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은 적절한 양념 덕분에 밥 한 톨 남김없이 싹싹 비벼 먹었다. 특히 잡채에 들어간 목이버섯의 쫄깃한 식감은 나에게 꽤나 인상 깊었다. 밥과 함께 먹으니 든든함은 물론, 다채로운 풍미를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중간중간 함께 나온 김치와 단무지도 훌륭했다. 겉절이처럼 신선한 김치는 짬뽕의 칼칼함과 탕수육의 기름짐을 잡아주었고, 아삭한 단무지는 느끼함을 잡아주어 음식 맛을 더욱 돋우었다. 이곳의 밑반찬들은 그냥 곁들임으로 나오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정성이 느껴졌다.
진도에서의 혼밥은 성공적이었다. 처음 들어섰을 때부터 느꼈던 1인 손님을 배려하는 분위기,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음식의 맛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특히 탕수육의 바삭함과 부드러움, 짬뽕의 칼칼한 불맛, 간짜장의 꾸덕한 소스와 잡채밥의 조화로운 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혹시라도 진도에 들러 혼자 식사할 곳을 찾는다면, 이곳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1인분 주문도 가능하고,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맛있는 중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다음에 진도에 또 오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진도에 들러 맛있는 중식이 생각난다면, 이 곳을 꼭 기억해 두길 바란다. 혼자 와도, 여럿이 와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탕수육과 짬뽕, 간짜장은 꼭 맛보길 추천한다. ‘오늘도 혼밥 성공!’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따뜻하고 맛있는 한 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