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날,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거리를 걷다 우연히 마주친 작은 간판. ‘카츠식당’. 흔한 듯 익숙한 이름이지만, 문을 여는 순간부터 이곳이 심상치 않은 곳임을 직감했습니다. 왁자지껄한 번화가도, 화려한 간판도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발길이 이끌린 이곳에서 저는 기대 이상의 여름날의 만찬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더위에 지쳐 시원한 무언가를 갈망하던 저는 메뉴판에서 ‘모밀’을 발견했습니다. 돈까스 전문점에서 웬 모밀이냐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갓 튀겨져 나온 돈까스 대신, 모밀과 새우튀김, 생선까스에 더 눈길이 갔으니까요. ‘이 집 돈가스 잘한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왔기에, 돈까스를 먹지 않고도 이곳의 실력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뽀얀 살결의 돈까스 대신, 황금빛 바삭함을 자랑하는 새우튀김과 생선까스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메뉴만으로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숨은 맛집을 찾는 재미가 있어서 좋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 보석 같은 맛을 숨기고 있는 식당. 어쩌면 이 여름날의 더위를 잊게 해줄 시원한 냉모밀 한 그릇이, 바삭한 튀김옷 속 부드러운 살점 하나하나가, 바로 그런 ‘보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처음 맛본 ‘카레 돈까스’는 제 입맛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달콤하면서도 묵직한 카레 소스 위에 뿌려진 마늘 후레이크는 제게는 왠지 모르게 떫은 뒷맛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모든 음식에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맛을 기대하는 저에게는 조금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죠. 하지만 이내 저는 ‘미니 냉모밀’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한 그릇을 다 비우기 힘들 정도로 푸짐한 양에도 불구하고, 시원하고 짭짤한 육수와 탱글한 메밀면의 조화는 더위마저 잊게 할 만큼 완벽했습니다. 육수를 더 요청하면 친절하게 리필해주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함께 나온 샐러드는 ‘무지막지하게’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양이 많았습니다. 싱싱한 채소 위에 뿌려진 드레싱은 새콤달콤, 튀김 요리와 곁들이기에도 좋았지만, 그 양에 압도되어 제 몫은 거의 손대지 못할 정도였죠. 그래도 넉넉한 인심은 언제나 환영받는 법입니다.

놀랍게도, 이렇게 훌륭한 맛과 넉넉한 양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한산했습니다. ‘정말 맛있는데 왜 손님이 없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죠. 하지만 배달 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이곳의 맛을 알리고, 덕분에 장사가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괜히 제가 다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곳을 아끼는 마음이 절로 샘솟았습니다.

이곳 카츠식당은 앞으로도 쭉 잘될 것이라고 응원하게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격 대비 훌륭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 제가 먹은 메뉴 외에도, 감자튀김, 치킨 가라아게, 에비후라이, 모듬정식카츠, 모짜렐라 치즈카츠 등 다양한 메뉴들이 저를 유혹했습니다. (물론 가격은 기억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단골들의 기억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도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였습니다. 매번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하게 된다는 단골의 이야기가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단골이 된 것처럼, 저 또한 카츠식당의 흥행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카레 돈까스의 떫은 맛이 살짝 아쉬웠지만, 그것은 오히려 다음에 방문했을 때 다른 메뉴를 시도해볼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날의 여름날, 저는 카츠식당에서 차가운 메밀면의 시원함과 갓 튀겨져 나온 튀김의 바삭함, 그리고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마음까지 모두 담아 나왔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동네 골목에 숨겨진 보물 같은 존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