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전의 시장의 숨은 보물, 추억을 부르는 맛 ‘미락식당’

아이고, 이런 맛집을 그냥 지나칠 뻔했다니까. 세종시 전의 시장 골목길에 숨어있는 ‘미락식당’ 말이지요. 이름만 들으면 왠지 고풍스러운 한정식집 같지만, 여기는 동네 사람들은 다 아는, 하지만 외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그런 진짜배기 중화요리집이랍니다. 시장 구석에 있어서 처음엔 여기가 식당인가 싶을 정도로 조용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코끝을 간질이는 묘한 향이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어요.

가게 안은 그렇게 넓지 않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어요. 테이블마다 놓인 키오스크가 요즘 세상 따라가는구나 싶었죠. 예전에는 한식과 중식을 같이 팔았다고 하는데, 이제는 딱 중화요리만 한다고 하니, 그만큼 음식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더라고요. 10개 남짓한 테이블이 좌우로 나란히 놓여 있는데, 어찌나 손님들이 많은지, 이른 시간부터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는 게, 여기가 괜히 소문난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탕수육
새콤달콤한 소스가 먹음직스럽게 버무려진 탕수육

주문을 뭘 할까 고민하다가, 여기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간짜장과 탕수육을 시켰어요. 탕수육이 먼저 나왔는데, 아이고, 이게 정말 물건이더라고요. 튀김옷 색깔부터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깐풍기처럼 소스에 한 번 더 볶아낸 듯한 비주얼인데,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게, 한 입 베어 물면 입에서 스르륵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어요. 토마토 케첩 베이스라고 하는데, 너무 달기만 한 게 아니라 새콤한 맛도 적당히 살아있어서 질리지 않고 계속 손이 갔어요. 어떤 분들은 좀 달다고 하는데, 저는 딱 좋았어요.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탕수육 맛이랄까요. 씹을 때마다 고소한 기름 맛이랑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서 정말 환상이었어요.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고기도 실해서,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왔답니다.

간짜장 면
잘 비벼진 간짜장 면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간짜장이 나왔어요. 면발은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딱 적당한 굵기였는데,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더라고요. 소스는 따로 나와서 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는데, 소스를 한 번에 다 넣으면 짤 수 있으니 조금씩 넣어가며 간을 맞추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양파며 고기며 자잘하게 다져진 건더기가 듬뿍 들어간 소스를 면에 붓고 쓱쓱 비벼보았어요. 와, 이게 정말 옛날 짜장면 맛이에요. 기름에 잘 볶아진 춘장과 잘게 썰린 채소, 고기가 어우러져 깊고 고소한 풍미를 자아냈어요. 한 숟갈 뜨니, 어릴 적 고향 집에서 엄마가 해주시던 짜장면 맛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요즘 흔히 먹는 유니짜장과는 또 다른, 뭔가 더 진하고 투박한 매력이랄까요. 면발이 꼬들꼬들해서 소스가 착 달라붙는데, 어찌나 맛있는지, 정말 한 올도 남김없이 싹 비워버렸답니다. 밥 말아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미 탕수육까지 곁들였으니 다음을 기약했어요.

짬뽕
건더기가 푸짐한 짬뽕

옆 테이블에서 드시는 짬뽕도 슬쩍 보았는데, 국물 색깔이 맑으면서도 칼칼해 보이는 게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있어서 다음에는 꼭 짬뽕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죠. 어떤 분들은 짬뽕이 기름지고 진하지 않다고도 하시던데, 저는 오히려 옛날 스타일의 구수하고 맑은 국물이 좋다고 하시는 분들의 의견에 더 공감이 가더라고요. 해물짬뽕의 시원함과 고기짬뽕의 진함을 모두 잡은 듯한 그런 맛이 아닐까 싶었어요.

테이블 세팅
간짜장, 짬뽕, 탕수육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 세팅

가격도 참 착하더라고요. 요즘 물가 생각하면 이 정도 맛에 이 가격이면 정말 감사하죠. 식당은 시스템화가 잘 되어있어서 주문도 편리하고, 정신없이 바빠 보이지만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어요. 대기하는 시간이 길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저희는 평일 1시쯤 방문해서인지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바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물론 주말이나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가는 것이 좋겠더라고요.

짬뽕 면발
젓가락으로 집어 올린 짬뽕 면발

식당 이름이 ‘미락식당’인 것처럼, 정말 미(味)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어요. 특별할 것 없는 시장 골목길 안에 있었지만, 그곳에서 만난 맛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특히 간짜장은 제 입맛에는 정말 최고였어요. 여기 가고 나서 다른 곳에서는 맛있는 간짜장을 못 찾겠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간짜장
건더기가 풍성한 간짜장

솔직히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라 괜히 알려지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이렇게 좋은 곳은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골 할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맛이 있는 곳.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 그런 곳이 바로 여기, 세종 전의 시장의 ‘미락식당’이에요.

이곳의 탕수육은 정말이지 튀김옷이 눅눅해지는 부먹 스타일인데도 불구하고, 소스와의 조화가 환상적이어서 눅눅함보다는 촉촉함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튀김 옷에 소스가 스며들면서 오히려 부드러워지고, 케첩 베이스의 달콤함과 고기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답니다. 어떤 분들은 탕수육을 찍먹파라고 해서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집 탕수육은 무조건 부먹입니다. 이 특별한 조화를 경험하지 않고는 이 탕수육을 논할 수 없어요.

식당 입구에 붙어있는 ‘중식’이라는 글씨가 이곳이 어떤 곳인지 확실히 말해주고 있었어요.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런 보물이 숨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간짜장의 고소함과 탕수육의 달콤함, 그리고 짬뽕의 시원함까지. 이 모든 맛이 어우러져서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이 집은 정말 옛날 맛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그런 맛집입니다.

아, 그리고 물맛이 좀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저희는 그냥 괜찮았어요. 식당마다 정수 시스템이 다를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죠. 김치도 맛있다고 했는데, 중국산이라고 해서 살짝 아쉬웠지만, 음식 자체의 맛이 워낙 뛰어나서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답니다.

세종시 전의면에 가실 일이 있다면, 꼭 미락식당에 들러보세요. 오랜 시간 변치 않는 그 맛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옛날 엄마의 손맛이 그리울 때, 따뜻한 정이 그리울 때,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나보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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