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점심시간,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정희’라는 곳이 떠올랐다. 동네에서 퓨전 한식으로 꽤 알려진 곳이라 궁금증은 있었지만, 혼자 밥 먹으러 가기엔 좀 그럴까 하는 망설임이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용기를 내어보기로 했다. “혼밥하기 좋은 곳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평소와 다른 특별한 한 끼를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먼저 나를 반겼다. 너무 시끄럽지도, 너무 조용하지도 않은 적당한 분위기. 곳곳에 놓인 식물들과 우드톤 가구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카운터 쪽의 1인석은 아니었지만, 창가 쪽으로 창밖을 보며 식사할 수 있는 자리들이 보였다. 다행히 내부 공간이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여유로워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거나 눈치 보일 일이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앉은 자리 역시 4인석이었지만, 주변 테이블과의 거리가 충분해서 오히려 더 편안하게 느껴졌다.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니, 익숙한 듯 낯선 이름들이 가득했다. ‘고사리 수제비’, ‘들깨 수제비’, ‘감태 육회’, ‘새우 감자전’ 등 흔히 보던 메뉴가 아닌, 이곳만의 특별함이 엿보이는 메뉴들이 많았다. 고민 끝에 처음 방문하는 만큼, 가장 많이 추천되고 있다는 ‘고사리 크림 수제비’와 ‘새우 감자전’을 주문했다. 그리고 밥집으로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소고기 지짐밥’도 함께 맛보기로 했다.
먼저 나온 ‘고사리 크림 수제비’는 그 비주얼부터 남달랐다. 진한 크림소스 위에 듬뿍 뿌려진 치즈와 깨, 그리고 곱게 다진 파슬리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숟가락으로 한 입 떠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부드러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들깨의 진한 풍미와 크림소스의 부드러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졌고, 그 속에 쫀득한 수제비와 은은하게 느껴지는 고사리의 향이 더해져 전혀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건강한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몸에 좋은 것을 먹는 듯한 기분 좋은 포만감이 밀려왔다. 리뷰에서 ‘몸이 건강해지는 맛’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곧이어 나온 ‘새우 감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큼직하게 썰린 감자채 사이사이로 통통한 새우가 박혀 있어 씹을 때마다 탱글한 식감이 느껴졌다.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감자전에 살짝 곁들여진 소스만 찍어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지만, 고사리 크림 수제비의 소스를 살짝 곁들여 먹으니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크림의 부드러움과 감자전의 바삭함이 만나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소고기 지짐밥’은 기대 이상이었다. 따뜻한 돌솥에 나온 밥 위에 얇게 썰린 소고기와 채소, 그리고 불맛 가득한 양념이 어우러져 마치 고급스러운 비빔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밥알 한 톨 한 톨에 불맛과 소고기의 풍미가 배어 있어 씹을수록 고소하고 맛있었다. ‘집밥’처럼 편안하면서도 ‘외식’처럼 특별한 맛이었다.
음식을 맛보는 내내 직원분들의 친절함도 인상 깊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계속해서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1인분 주문도 전혀 부담 없었고, 오히려 혼자 와서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은 욕구가 생길 정도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매실차가 제공되었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식사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장식해주었다. 정희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맛과 분위기, 그리고 친절함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혼자 밥 먹는 사람으로서 ‘정희’는 정말 완벽한 장소였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하고, 혼자 와도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특별하고 맛있는 메뉴들까지. 앞으로도 종종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러 ‘정희’를 찾게 될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 구미 산동에서 특별한 퓨전 한식을 맛보고 싶다면, ‘정희’를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