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세상에! 오늘 제가 여러분께 들려드릴 이야기는 말이지요, 그냥 밥집 이야기가 아니랍니다. 어릴 적 할머니 댁 아랫목에서 구수한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마음까지 푸근해지는 그런 이야기예요. 제가 얼마 전에 전라남도 하동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는데, 우연히 발길이 닿은 한 곳에서 정말이지 ‘이 맛이야!’ 하고 무릎을 탁 칠 만한 음식을 맛보고 왔지 뭐예요. 바로 섬진강의 깊은 맛을 30년 넘게 지켜오셨다는 ‘이화가든’이라는 곳이랍니다.
시골길 따라 꼬불꼬불 들어가니, 멀리서부터 단독 건물 특유의 아늑함이 느껴지는 곳이 보이더라고요. 가게 앞에 딱 들어서자마자 ‘아, 여기다!’ 싶었어요. 넓은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차 가지고 오시는 분들도 전혀 걱정 없겠더라고요. 요즘같이 복잡한 세상에 이렇게 여유로운 주차 공간이라니, 시작부터 기분이 좋아지는 거 있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과 함께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어요. 테이블마다 놓인 하얀 테이블보가 깨끗한 느낌을 주면서도,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랄까요. 마치 친정 엄마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답니다.
이곳 이화가든은 1995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30년 가까이 섬진강의 신선한 재료로 고향의 손맛을 이어오고 있는 향토음식점이라고 해요.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켜왔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왔을지 짐작이 가더라고요. 메뉴판을 보니, 역시나 이곳의 자랑인 참게와 재첩을 활용한 음식들이 눈에 띄었어요. 싱싱한 섬진강 참게를 통째로 갈아 끓여낸다는 ‘참게가리장’부터, 싱싱한 재첩으로 만든 ‘재첩회무침’, ‘재첩전’, ‘재첩국’까지. 뭘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지요.
저는 이곳의 자랑이라는 ‘모듬정식’을 주문했어요. 모듬정식 하나면 이화가든의 대표 메뉴들을 한상 가득 맛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앞 텃밭에 눈길이 갔어요. 와, 저기서 직접 채소를 키우신다고 하더라고요! 갓 따온 신선한 채소로 만든 반찬이라니, 벌써부터 입안에 군침이 돌았어요.

곧이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정식이 나왔습니다. 와, 정말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푸짐한 한상차림이었어요! 그릇마다 정갈하게 담긴 음식들을 보니, 마치 시골 할머니가 손주 왔다고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이 떠오르더라고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얇게 부쳐낸 ‘재첩전’이었어요. 노릇노릇한 빛깔에 가장자리가 살짝 탔는데, 이게 바로 갓 부쳐냈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그 위에 솔솔 뿌려진 깨소금이 고소함을 더했죠.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보니, ‘빠삭!’ 하는 소리와 함께 바삭함이 느껴졌어요. 한입 베어 물었더니, 정말 말 그대로 ‘꽈삭빠삭’ 소리가 입안에서 울려 퍼졌답니다. 속에 들어간 재첩과 부추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거예요. 그냥 먹어도 맛있고, 양념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또 다른 매력이었어요.

다음은 ‘재첩회무침’이에요. 빨갛게 버무려진 무침을 보니, 보기만 해도 군침이 꿀꺽 넘어갔어요.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재첩은 정말이지 양념이 듬뿍, 아주 듬뿍 들어가 있었어요. 그냥 먹어도 좋지만, 이곳에서 알려주신 대로 김에 싸서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더라고요! 바다에서 나는 김의 향긋함과 재첩의 쫄깃함, 그리고 새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퍼지는 조화로움이란!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절로 감탄사가 나왔답니다. 그냥 밥에 슥슥 비벼 먹어도 너무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 옆에는 뽀얀 국물이 인상적인 ‘재첩국’이 있었어요. 맑고 투명한 국물에 파릇파릇한 재첩이 동동 떠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어요. 한 숟가락 뜨니, 정말이지 ‘깔끔 담백’ 그 자체였어요. 잡내 하나 없이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온몸의 피로가 싹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죠.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 맑은 콩나물국처럼, 속이 다 편안해지는 맛이었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메인 중의 메인, ‘참게장’ 차례예요. 싱싱한 섬진강 참게를 통째로, 짭조름한 간장에 제대로 숙성시킨 참게장이 나왔어요. 게딱지 안에는 고소한 알과 내장이 가득 차 있었답니다. 젓가락으로 게딱지 안을 긁어내, 뜨끈한 밥에 슥슥 비벼 먹는데… 와, 이건 정말 말 그대로 ‘감칠맛 폭발’이었어요! 게딱지의 알과 내장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깊고 진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밥 한 공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답니다. 마치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요.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다 정성이 가득했어요. 텃밭에서 직접 재배했다는 나물 무침은 신선한 채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렸고, 짭조름하게 잘 조려진 멸치볶음이며, 새콤달콤한 장아찌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다 맛있더라고요. 밥 한 숟갈 뜨고, 반찬 하나 얹고, 또 김에 싸서 먹고… 젓가락질이 쉴 틈이 없었답니다.

이곳은 맛뿐만 아니라, 음식에 담긴 정성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30년 넘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섬진강의 신선함을 담아내시는 주인장님의 손맛 덕분에, 마치 오래전 고향 집에서 먹던 따뜻한 밥상을 마주한 기분이었답니다. 밥을 다 먹고 나올 때쯤, 카운터 앞에 놓인 크고 실한 대봉감들을 보았어요. 그것도 직접 재배해서 판매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괜히 그리운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찡하기도 했어요.
특히나 이화가든은 최근에 리모델링을 해서 내부가 더욱 깔끔하고 쾌적해졌다고 해요. 룸처럼 나뉜 공간도 있어서 단체 모임하기에도 좋고, 화장실까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하니, 정말이지 흠잡을 데가 없더라고요.
혹시라도 하동으로 여행 가시게 된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려요. 그저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정겨운 시골 인심과 추억까지 듬뿍 담아갈 수 있는 곳이니까요.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런 맛, 이화가든에서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