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놈의 더위는 처서가 지나도 쉬이 물러갈 생각을 안 하네요. 이럴 때일수록 뜨끈한 국물로 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제 마음속 보양식 1등은 뭐니 뭐니 해도 삼계탕 아니겠어요? 그래서 큰맘 먹고 부산 동래구에 있는 유명한 삼계탕 집에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역시나 소문난 잔치답게, 가게 앞에 도착하니 절기상 더위는 물러갔어도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었어요. 살짝 마음의 준비를 하고 웨이팅 대열에 섰답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식당 내부는 꽤 넓었고, 2층까지 있다고 하더라고요.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정겨운 분위기랄까요. 제가 주문한 삼계탕은 금세 나왔어요. 뚝배기 위로 뽀얗고 진한 국물이 가득했고, 그 위에는 수북하게 썰어 올린 파채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파채를 삼계탕 아래에 깔아 살짝 익혀 드시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걷어내고 드신다고 하더군요. 저는 뭐, 파채의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국물과 어우러지는 게 좋아서 그냥 듬뿍 올려진 채로 즐겼답니다.

와, 이거 정말 물건이네요. 한 숟갈 딱 뜨는 순간, 입안에서 닭고기가 스르륵 녹아내리는 거예요. 얼마나 부드러운지,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뼈에서 살이 훌훌 발라질 정도였어요. 국물은 또 어떻고요. 예전에 엄마가 끓여주시던 설렁탕 국물이 떠오르기도 하는, 깊고도 담백한 맛이었어요. 사골 국물 같으면서도 느끼함은 전혀 없고, 텁텁한 맛 대신 맑고 개운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더라고요. 간도 어찌나 딱 맞는지, 따로 소금을 치거나 뭘 더 넣을 필요가 전혀 없었어요.

사실 이집이 15년은 족히 넘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10년 전쯤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났는데, 그때도 이렇게 맛있었나 싶을 정도로 더 깊어진 맛이었어요. 예전에는 9천원 하던 게 지금은 1만 7천원, 1만 8천원으로 많이 올랐지만, 이 맛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먹고 나서 입안에 남는 그 은은한 단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답니다.

이곳은 언제 와도 변함없이 맛있는 곳이라, 저처럼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특히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맛이라고 하는데, 그럴 만도 한 게 자극적이지 않고 속이 편안해지는 그런 맛이거든요. 닭 냄새 하나 없이 깔끔하고, 제대로 푹 고아져서 속까지 든든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찹쌀도 얼마나 야무지게 들어 있었는지, 밥을 따로 말아 먹지 않아도 한 그릇 뚝딱하면 배가 든든하답니다.

곁들임으로 나오는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었어요. 특히 겉절이는 삼계탕의 진한 맛과 아주 잘 어울렸고, 깍두기도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 좋았답니다. 어떤 분들은 인삼주도 함께 나온다고 하는데, 저는 이번에 못 받았어요. 아마 바쁘거나 하는 날에는 안 나올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삼계탕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했답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이라 좋았어요. 가게 앞뒤로 주차장이 여러 곳 있기도 하고,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1시간 무료 주차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다만, 차를 가지고 골목길로 진입하는 것이 살짝 꺾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면 좋겠어요.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속이 정말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몸이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솟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마치 시골 할머니가 정성껏 끓여주신 밥상 앞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인생 삼계탕’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겠지만, 제 입맛에는 정말이지 최고였어요.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그 진한 국물 맛, 부드러운 닭고기, 그리고 입안에 감도는 은은한 단맛까지. 다음에 부산에 오면 또 들르게 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직원분들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좀 갈리는 것 같더라고요. 바쁘신 와중에도 저는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좋았지만, 어떤 분들은 불친절하다는 평도 있었어요. 이건 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너무 신경 쓰지는 마세요. 중요한 건 역시 음식 맛이잖아요? 이곳의 삼계탕은 분명 그 맛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이 있답니다.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이곳, 부산 동래구의 ‘배종관 동래삼계탕’. 맛있는 삼계탕 한 그릇으로 잃어버린 입맛도 되찾고, 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곳이랍니다. 혹시 부산에 들르실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