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매콤한 것이 당기는 날이었다. 찜닭은 너무 자주 먹어서 질렸고, 색다른 매력을 가진 닭 요리가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대구 닭도리탕 맛집’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혼자 닭도리탕집을 가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오늘도 혼밥 성공!’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여러 방문객들이 ‘인생 닭도리탕집’이라며 극찬하는 곳이었다. 대구에 가면 꼭 들리는 곳 중 하나라는 말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과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를 반겨주었다. 생각보다 젊은 손님들이 많았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혼자 왔음에도 전혀 어색함이나 눈치가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였다. 오히려 혼자 와서 제대로 즐기겠다!라는 마음이 더욱 샘솟았다.

메뉴판을 훑어보는데, 맵기 단계가 1단계부터 6단계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맵찔이부터 핵인싸까지 모두 만족시키겠는데?’ 싶었다. 처음 방문이니만큼, 너무 맵지도, 밍밍하지도 않은 적당한 매콤함을 원했다. 여러 리뷰를 조합해봤을 때, 3단계 정도가 딱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3단계를 주문했다. 이집의 닭도리탕은 조리 시간이 20분 정도 소요된다는 사전 정보가 있었기에, 미리 전화 주문을 하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반찬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치킨무, 콩나물, 김치. 특히 콩나물은 닭도리탕에 함께 넣어 끓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는 팁을 얻었다. 곧이어 테이블에 닭도리탕이 놓였다. 짙은 고추장 베이스의 꾸덕꾸덕한 국물이 인상적이었다. 닭도리탕이라고 하기엔 찜닭처럼 걸쭉하고 달큰한 느낌도 살짝 느껴졌지만, 전반적으로 ‘나’라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닭고기와 야채가 익도록 기다리라고 안내받았다. 센 불에 팔팔 끓여 먹으면 국물 맛이 고기에 깊숙이 배어들어 더욱 맛있다고 했다. 바로 먹으면 국물 맛이 덜 배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주는 세심함에 감탄했다.

기다리는 동안, 닭도리탕에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는 ‘납작만두’를 추가로 주문했다. 예전에는 조금 더 큰 만두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작은 물만두로 바뀌었다는 점이 살짝 아쉬웠지만, 납작만두와의 조합은 언제나 옳기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국물이 자박해지고 닭고기가 노릇하게 익어갈수록 군침이 돌았다. 큼직한 닭고기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 느껴지는 야들야들함이 벌써부터 맛을 기대하게 했다.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맵기 3단계였지만,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큰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떡볶이처럼 꾸덕한 국물이 밥에 비벼 먹기 딱 좋은 농도였다. 밥 한 공기를 시켜서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닭고기 자체도 부드럽고 양념이 잘 배어있어 밥과 함께 먹으니 금상첨화였다.

특히 이 집은 닭도리탕 자체도 맛있지만, 마무리가 예술이라고 했다. 바로 ‘볶음밥’이다. 남은 국물에 밥과 김치, 김가루 등을 넣고 볶아내는 볶음밥은 절대 놓칠 수 없는 별미다. 냄비 바닥을 긁어가며 먹는 그 맛이란! “어디 가서 밥 먹었다 소리 좀 하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밥을 볶아달라고 요청하자, 직원분이 능숙하게 냄비 안의 내용물을 정리하고 볶음밥을 만들어주셨다.

치즈 토핑 볶음밥을 주문했기에, 볶음밥 위에 치즈가 듬뿍 올라갔다. 고소한 치즈와 매콤달콤한 볶음밥의 조화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입에 넣자마자 ‘JMT’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물에 빠진 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 집 닭도리탕은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좋았던 점은, 처음 방문했을 때는 식당이 꽉 차서 살짝 시끄러웠지만, 금요일 저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젊은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직원들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었다. 사실 ‘맛은 있는데 그닥 친절하진 않음’이라는 리뷰도 보았기에 살짝 걱정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주문 전화받으시는 분 목소리가 예쁘다는 리뷰처럼, 전반적으로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사실 이 집은 재개발 이슈로 잠시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다시 오픈했을 때부터 몇 년째 변함없이 맛있는 곳이라는 후기를 보며 안심했다. 예전 사장님이 계실 때보다는 아니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현재의 맛도 충분히 훌륭하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식사로도, 술안주로도 훌륭한 선택이었다. 특히 고기로 술안주가 질릴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메뉴였다.
추가로 당면 사리를 시킬 수도 있고, 납작만두와 함께 먹는 조합도 훌륭하다. 닭도리탕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좋고, 볶음밥은 필수 코스다. 맵기 조절이 가능하여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 집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고, 맛있는 닭도리탕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이곳. ‘혼밥하기 좋은 곳’으로 강력 추천한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는 따로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애초에 닭도리탕 자체가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친구와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이 집의 닭도리탕은 맵기 단계 조절이 가능하고, 짜지 않아서 더욱 좋았다. ‘개운한 매운맛’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다음번에 대구에 방문하게 된다면, 분명 다시 찾게 될 것이다. ‘치킨무’도 훌륭한 곁들임 메뉴였다. ‘가성비와 맛도 괜찮다’는 리뷰처럼,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는 사람만 오는 맛집’이라는 말도 공감이 갔다. 앞치마를 챙겨주는 센스까지! ‘닭이 도리를 지켰다!’는 재미있는 문구가 떠올랐다.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경험이었고,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만족스러운 발걸음을 돌렸다.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말을 되새기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대구에 오면 꼭 들러야 할 인생 닭도리탕 맛집으로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