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가맥의 원조, ‘전일갑오’에서 맛본 옛날 그 맛!

아이고,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하다는 전주 ‘전일갑오’구나. 겉모습은 영락없는 동네 슈퍼인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북적북적. 마치 시간 여행을 온 것 같았어요. 왁자지껄한 소리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꼭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정겨운 분위기더라고요. 촌스러운 듯 정감 가는 간판이며, 낡은 듯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내부 모습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답니다.

전일갑오 내부 모습
오래된 듯 정감 가는 내부 모습

이곳은 전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가맥’의 원조격인 곳이래요. ‘가맥’이 뭐냐고요? 가게에서 맥주를 사 마시는 걸 줄인 말이래요. 옛날 슈퍼에 좌판 몇 개 깔아놓고 동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 한잔하던 그 시절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곳이죠. 요즘처럼 세련된 곳은 아니지만, 이곳만의 특별한 낭만이 있는 곳이에요.

자리에 앉으니 술은 알아서 냉장고에서 꺼내 마시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우리 집 냉장고처럼 편안하게요. 맥주 한 병을 딱 꺼내들고 시원하게 들이켜는데, 세상에! 3,5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고 청량감이 넘쳤어요. 요즘 맥주 가격을 생각하면 정말 착한 가격이죠.

황태구이와 맥주
시원한 맥주와 갓 구운 황태구이

이곳의 자랑은 뭐니 뭐니 해도 황태구이와 계란말이, 그리고 갑오징어구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제일 먼저 황태구이를 주문했어요. 할머니께서 직접 연탄불 앞에서 정성껏 구워주시는 황태구이는 정말이지이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겉은 바삭바삭한데 속살은 어찌나 촉촉하고 부드러운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데, 어휴, 정말이지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소리가 절로 나왔다니까요.

황태구이 확대 모습
바삭하고 고소한 황태구이의 디테일

함께 나온 특제 소스도 일품이었어요. 달콤 짭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황태구이의 고소함을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죠. 간장, 마요네즈, 고추, 깨를 빻아 만든 것 같은 이 소스에 황태를 푹 찍어 맥주 한 모금 들이켜면, 이거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더라고요.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맛이랄까.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 그리워지는 그런 맛이었어요.

전일갑오 간판
전일갑오라는 이름의 간판

이 집 계란말이도 정말 빼놓을 수 없어요. 8,000원이라는 가격에 얼굴만 한 크기로 푸짐하게 나오는데, 포슬포슬한 식감에 속은 어찌나 촉촉한지 몰라요.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은 게 눈으로도 보였어요. 케첩을 따로 달라고 하면 주신다고 해서요, 따뜻한 계란말이에 케첩을 살짝 뿌려 먹으니, 아, 진짜 입에서 스르륵 녹는 것 같더라고요. 든든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맥주병과 황태구이
시원한 맥주와 먹음직스러운 황태구이

갑오징어구이도 시켰는데, 이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반건조 오징어에 익숙해져서인지 좀 질기게 느껴졌지만, 함께 간 친구는 쫄깃한 식감이 좋다며 아주 맛있게 먹더라고요. 불에 구워낸 오징어 특유의 불맛과 쫄깃함이 술안주로는 제격이었어요.

황태구이의 질감
바삭한 황태구이의 고소한 질감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편안한 분위기예요.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고 갔을 공간이라 그런지,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솔직한 이야기들이 저절로 흘러나오더라고요. 옆 테이블에 앉은 분들과도 자연스럽게 눈인사를 나누고, 어색함 없이 술잔을 기울일 수 있었죠.

가게 안의 주방 모습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

물론, 워낙 유명한 곳이라 평일 저녁에도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고 해요. 저희가 갔을 때도 2층까지 사람들로 꽉 차 있었거든요. 하지만 30분 정도 기다려서 자리에 앉았는데, 그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기다리는 동안에도 다른 분들이 맛있는 황태구이를 뜯으며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니, 얼른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더라고요.

전일갑오 건물 외관
평범한 동네 슈퍼 같은 외관

사실 예전에 택배로 황태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정말 맛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직접 와서 가게에서 먹으니 그 맛이 훨씬 더 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연탄불에 바로 구워 나온 따끈한 황태구이는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답니다.

가게 앞 풍경
활기 넘치는 가게 앞 풍경

여기야말로 전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복잡하고 시끌벅적하지만, 그 안에 따뜻함과 정이 넘치는 곳. 마치 제 고향 집 앞 슈퍼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맥주 한잔과 함께 친구들과 옛날이야기를 나누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어요.

테이블 위의 맥주와 안주
푸짐한 안주와 함께 즐기는 맥주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어요. 다음에 전주에 오면 꼭 다시 들러서,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황태구이와 계란말이를 다시 맛보고 싶어요. 입에서 스르륵 녹는 그 맛, 속이 다 편안해지는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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