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해의 숨은 보석, 옛날 짜장의 추억을 싣고 오다

아이고, 뭘 이렇게 반짝이는 도시를 두고 굳이 이런 시골까지 왔냐고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바로 그 ‘옛날 맛’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고요. 푸근한 시골 할머니 손맛처럼,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낸 중국집이 있다고 해서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겉모습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낡은 건물이었지만, 그 안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만큼은 어떤 고급 레스토랑보다도 더 마음을 설레게 했답니다.

허름하지만 정겨운 중국집 외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듯한 식당 외관이 눈길을 끕니다.

이곳은 영해면이라는 조용한 동네에 자리하고 있어요. 현종산 풍력발전소에서 내려와 벌영리 메타세콰이어숲으로 가는 길목이라, 여행객들도 잠시 들러 허기를 채우기 좋은 곳입니다. 오래된 건물에 들어서니, 옛날 주택을 개조한 듯한 아늑함이 느껴졌어요. 룸도 몇 개 있어 조용히 식사하기 좋겠더라고요.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가 넘어서, 혹시나 쉬는 시간이 아닐까 싶어 조심스레 사장님께 여쭤보니 다행히 영업 중이시라는 반가운 소식! 짬뽕, 간짜장, 그리고 탕수육(소)를 주문했습니다. 혼자 주방을 다 보시는 듯한 여자 사장님은 분주히 움직이셨고, 잠시 후 남편으로 추정되시는 분이 들어오시는 걸 보니 배달도 직접 하시는 것 같았어요.

주차는 가게 앞에 몇 대 댈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지만, 붐빌 때는 근처 주택가에 눈치껏 해야 할 것 같았어요. 하지만 한가로운 시간이라 저희는 편하게 주차를 마칠 수 있었답니다.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어요. 이런 시골 노포에 오면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여유롭게 느껴지곤 하죠. 오히려 조급해하지 않고, 이 가게만의 숨결을 느긋하게 느껴보는 것도 즐거움이니까요. 곧이어 처음으로 나온 탕수육!

바삭한 옛날 탕수육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옛날 스타일 탕수육이 군침을 돌게 합니다.

아이고, 이 탕수육 좀 보세요! 겉은 정말 예술로 바삭하게 튀겨졌는데,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그 맛이 일품이에요. 신선한 고기를 썼는지 잡내 하나 없이 고소함만 가득하더군요. 소스는 케첩 베이스의 옛날 스타일인데, 너무 달지도 시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새콤달콤함이 튀김옷의 바삭함과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마치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탕수육 맛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 뻔했습니다. 튀김옷에서 느끼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기름이 얼마나 깨끗한지 느껴질 정도였어요. 탕수육 대짜를 시켰어야 했다며 모두가 후회를 했답니다.

이어서 나온 간짜장과 짬뽕도 기대감을 안고 맛보았습니다.

옛날 짜장면과 간짜장 재료
고소한 짜장 소스와 쫄깃한 면발의 조화가 기대되는 간짜장입니다.

간짜장은 또 얼마나 맛있던지요! 주문 즉시 춘장을 볶아내는지 불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면서도, 짜장 소스가 면발에 착착 감기는 것이 아주 고소하고 깊은 맛을 자랑했습니다. 면발도 얇으면서 탱글탱글해서 불지 않고 끝까지 쫄깃함을 유지하더라고요. 짜장 소스를 따로 주시는 것도 좋았어요. 원하는 만큼 비벼 먹을 수 있으니까요.

짬뽕 국물은 묘하게 노르스름한 색을 띠고 있었는데, 겉보기와 달리 은근히 매콤한 맛이 입맛을 확 돋우더라고요. 해물도 푸짐하게 들어있고, 국물은 마치 해물탕과 짬뽕을 섞은 듯한 깊은 맛이 느껴졌습니다. 첫입 떠먹는 순간, 아, 이 맛이야! 싶었죠.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속을 탁 트이게 해주었습니다.

얼큰해 보이는 짬뽕 한 그릇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가 어우러진 먹음직스러운 짬뽕입니다.

특히 이곳의 ‘옛날 짜장’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예전에는 매콤한 옛날 짜장만 먹었었는데, 이곳의 옛날 짜장은 살짝 매콤하면서도 끝까지 물리지 않는 깊은 맛이 있더라고요. 짜장 소스에 오징어 볶음이 들어간 듯한 신기한 맛이면서도,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짜장면이라기보다는 별미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죠. 어르신들도 좋아하실 만한, 옛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맛이었습니다.

여기 볶음밥도 정말 괜찮다는 이야기에 다음에는 꼭 먹어봐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옛날 라드에 볶아 고슬고슬하면서도 불향이 나는 볶음밥이라니,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네요. 짜장 소스를 곁들여 먹지 않아도 자체로도 충분히 맛있다니, 그 맛이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만 해도 설렙니다.

메뉴판을 보니 ‘사천면’이라는 특별 메뉴도 있더군요. 야끼우동 같은 느낌인데, 살짝 매콤하면서도 맛있다는 평이 많았어요. 이번에는 기본 메뉴에 충실했지만, 다음에 방문하면 꼭 도전해봐야 할 메뉴입니다.

중국집 간판과 메뉴판
옛스러운 간판과 함께, 다양한 중국 요리 메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음식에 복잡한 기교 없이, 오로지 ‘맛’으로만 승부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간이 살짝 싱거워서 짜게 드시는 분들은 미리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 싱거운 맛이 오히려 음식 본연의 맛을 살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오래된 시골 노포이다 보니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어떤 리뷰에서는 기다리지 말라고 나가라고 하거나, 테이블을 치워주지 않는다는 등 불친절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제가 방문했을 때는 사장님께서 바쁘신 와중에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시골에서 가족 같은 분위기로 운영하시다 보니, 손님을 편안하게 대하려다 생긴 오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음식 맛이 좋으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법이지요. 특히 이곳의 탕수육과 옛날 짜장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서울이나 큰 도시에 있었다면 줄 서서 먹어야 할 집이 분명해요. 시골에 숨겨진 맛집, 제대로 찾아온 것 같습니다.

정겨운 옛날 짜장, 바삭한 탕수육, 시원하고 매콤한 짬뽕까지.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따뜻한 경험이었습니다. 속이 다 편안해지는 이 맛,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요? 영해에 다시 올 일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입니다.

옛날 탕수육과 간짜장, 그리고 곁들임 반찬
옛날 스타일 탕수육과 정성이 담긴 간짜장이 맛있는 한 끼를 선사합니다.
오래된 중국집 간판이 보이는 거리 풍경
시골 동네의 정겨운 풍경 속에서 더욱 빛나는 맛집입니다.
중국집 메뉴판
옛날 짜장을 비롯한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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