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 차가운 바람에 몸을 움츠리며 따뜻한 국물이 절로 생각나는 날이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문득 얼마 전 들었던 오산의 한 해장국집이 떠올랐다. 이름부터 왠지 모를 푸근함이 느껴지는 곳, ‘새말해장국’. 평소 내장탕을 좋아하지만 혼자서는 선뜻 도전하기 망설여질 때가 많은데, 이곳은 혼밥하기에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큼지막한 빨간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새말해장국’이라고 쓰인 간판 아래로 오래된 듯 정감 가는 건물이 보였다. 주차장이 꽤 넓어서 차를 대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왁자지껄한 활기가 느껴졌다. 테이블마다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생각보다 꽤 넓은 공간과 곳곳에 배치된 테이블 덕분에 혼자 온 내가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식사하는 소리가 편안함을 더해주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따뜻한 물 한 잔과 함께 메뉴판을 받았다. 역시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내장탕이라고 했다. 망설임 없이 ‘얼큰내장탕’을 주문했다. 혼자 왔다고 하니 직원분께서 더 친절하게 응대해주시는 느낌이었다. 이어서 깍두기와 김치가 나왔는데, 항아리에 담겨 나오는 점이 독특했다. 직접 덜어 먹는 방식인데, 위생에 조금 신경이 쓰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정감 있는 분위기를 더했다.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이 걸렸다. 거의 1분 만에 뚝배기가 테이블 앞에 놓였다. 펄펄 끓는 국물 위로 푸짐하게 담긴 내장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뚝배기를 받침 없이 그대로 내려놓는 방식이 옛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짙은 고춧빛 국물이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릴 것 같았다. 냄비 받침이 없는 점이 조금은 신기했지만, 뜨거운 뚝배기가 식탁에 직접 닿는 순간 퍼지는 열기가 식사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첫 숟가락을 떠서 맛을 보았다. 진하고 얼큰한 국물이 입안 가득 퍼지며 온몸을 따뜻하게 감쌌다. 매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계속해서 숟가락을 움직이게 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내장들의 신선함이었다. 곱창은 곱으로 가득 차 있었고, 양과 천엽은 부드럽게 씹혔다. 어떤 리뷰에서는 잡내가 난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가 먹은 내장에서는 그런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오히려 고소한 풍미가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함께 나온 밥은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져 있었다.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그야말로 든든한 한 끼가 완성되었다. 밥을 거의 다 말아갈 때쯤, 테이블 한쪽에 놓인 셀프바에서 부추를 가져와 듬뿍 넣어 먹었다. 싱싱한 부추가 들어가니 국물이 한층 더 시원하고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씹을 때마다 향긋한 부추 향이 퍼지며 풍미를 더했다. 혼자서도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김치와 깍두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아삭한 식감이 좋았고, 김치 역시 젓갈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시원한 맛을 자랑했다. 셀프바에 가면 리필이 가능하다고 하니, 원하는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특히 깍두기는 단맛이 약간 더해져서 내장탕의 얼큰함과 잘 어우러졌다. 어떤 리뷰에서는 깍두기가 너무 달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적당한 단맛이 오히려 좋았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완뚝’을 했다. 뚝배기를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는 경험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국물 한 방울까지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다른 테이블에서는 고기를 굽는 냄새도 풍겨왔다. 이곳이 고깃집을 함께 하는 곳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다음에는 고기를 먹으러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실 방문 전에 몇몇 부정적인 리뷰를 보았기에 조금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잡내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내가 경험한 바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신선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물론 음식의 맛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특히 혼자 온 손님을 배려하는 듯한 넓은 공간과 빠른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까지.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 와서 눈치 보지 않고 오롯이 음식 맛에 집중할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과 함께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고 싶다면, 오산 새말해장국에서 얼큰한 내장탕 한 그릇을 추천하고 싶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에 또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