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시를 가리지 않는 거창 한우 맛집, 외양간구시에서 인생 소고기를 만나다

오랜만에 외할머니 댁에 가는 날. 그냥 갈 수 있나, 당연히 맛있는 거 먹어야지! 외할머니 댁 근처에 소고기 맛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외양간구시’로 향했다. 거창에서는 이미 알아주는 지역명 맛집이라는데, 드디어 나도 가보는구나!

가게 앞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이 눈에 띄었다. 넉넉한 주차 공간 덕분에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외관부터 깔끔한 느낌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 왠지 모르게 맛집의 기운이 느껴졌다. ‘최고의 한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는 문구가 괜히 있는 게 아니겠지? 기대감을 안고 안으로 들어섰다.

외양간구시 외부 전경
외양간구시의 깔끔한 외관, 맛집의 포스가 느껴진다.

들어가자마자 체온 체크와 QR코드 인증을 꼼꼼하게 진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같은 시국에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안내받은 룸은 깔끔하고 아늑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룸 말고 홀도 있는 것 같은데,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홀은 조금 시끌벅적하다고 하더라. 조용하게 즐기고 싶다면 룸을 예약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역시 소고기 전문점답게 다양한 부위의 한우가 준비되어 있었다. 안심, 등심, 채끝… 다 맛있어 보여서 고민이 됐다. 뭘 먹어야 후회 없을까 고민하다가, 직원분께 추천을 받기로 했다.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면서 안심과 등심을 추천해주셨다. 특히 안심은 가성비가 좋다고 하니, 안 시킬 이유가 없잖아? 그리고 뭉티기도 놓칠 수 없지! 뭉티기는 꼭 식전에 먹어줘야 한다고 해서 바로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니,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싱싱한 샐러드, 짭짤한 장조림, 고소한 묵 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의 조화가 훌륭했다. 고기를 먹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에 딱 좋았다.

외양간구시 밑반찬
신선한 샐러드와 정갈한 밑반찬들,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뭉티기가 나왔다. 뭉티기는 흔히 육사시미라고 생각하면 된다. 붉은 빛깔의 신선한 뭉티기를 보니 침이 꼴깍 넘어갔다. 뭉티기를 기름장에 콕 찍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이었다. 뭉티기에 함께 나오는 소스에 찍어 먹어도 별미였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뭉티기의 풍미를 더욱 살려줬다.

뭉티기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나니, 숯불이 들어왔다. 숯불 위에 석쇠가 올려지고, 드디어 고기를 구울 시간! 숯불의 화력이 엄청났다. 직원분께서 너무 센 불에는 두꺼운 고기는 굽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팁을 주셨다. 역시 전문가의 조언은 다르다니까.

제일 먼저 안심을 석쇠 위에 올렸다. 붉은 빛깔의 안심은 마블링이 예술이었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겉은 노릇노릇,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안심을 한 입 크기로 잘라 입에 넣으니… 와, 진짜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뭔지 제대로 느꼈다.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괜히 거창 사람들이 지역명 맛집이라고 하는 게 아니구나.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안심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안심, 마블링이 예술이다.

안심을 다 먹고 나서, 등심을 굽기 시작했다. 등심 역시 마블링이 훌륭했다. 안심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등심은 안심보다 조금 더 씹는 맛이 있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등심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쌈 채소에 싸서 먹어도 맛있었다. 싱싱한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덜하고,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등심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맛있는 등심.

고기를 먹는 중간에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된장찌개는 뚝배기에 담겨 나왔는데, 양이 정말 푸짐했다. 된장찌개 안에는 두부, 버섯, 야채 등 다양한 재료들이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외양간구시에서는 고기를 다 먹고 나면 불판에 된장찌개를 부어서 끓여 먹는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된장찌개에 밥까지 말아서 끓여 먹으니, 진짜 꿀맛이었다. 고기의 느끼함도 싹 잡아주고, 든든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맛 때문에 외양간구시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꼭 한번 경험해보길 바란다.

후식으로는 물냉면을 주문했다. 살얼음 동동 뜬 시원한 물냉면은 입가심으로 최고였다. 쫄깃한 면발과 새콤달콤한 육수의 조화가 완벽했다. 특히 육수가 정말 깔끔하고 시원해서,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같이 갔던 다른 사람들은 잔치국수를 먹었는데, 잔치국수도 맛있다고 칭찬하더라. 다음에는 잔치국수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외양간구시에서는 식육식당처럼 고기를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내가 먹을 고기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고를 수 있으니 더욱 믿음이 갔다. 그리고 국내산 재료, 특히 거창에서 나는 재료들을 사용하려고 노력한다고 하니 더욱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다.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소고기
최상급 한우를 숯불에 구워 먹는 맛, 상상 그 이상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뭉티기는 조금 질겼다. 대구에서 먹었던 뭉티기가 자꾸 생각났다. 그리고 된장찌개는 조금 짰다. 짠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아쉬운 점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완벽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는데, 카운터에 계신 분이 사장님인지 친척분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에 조금 기분이 상했지만, 워낙 맛있게 먹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총평하자면, 외양간구시는 거창에서 소고기를 먹고 싶을 때 꼭 가봐야 할 맛집이다. 신선하고 질 좋은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룸이 마련되어 있어서 각종 모임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

아, 그리고 새송이버섯을 통째로 구워 먹으면 진짜 맛있다고 하니, 꼭 한번 시도해보길 바란다. 나는 배불러서 못 먹었지만… 다음에 가면 꼭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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