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주말 아침이면 으레 뭉근하게 끓는 소고기 무국 냄새에 눈을 뜨곤 했지. 엄마는 늘 새벽부터 일어나 커다란 솥에 뽀얀 국물을 우려내셨어. 그 따뜻하고 깊은 맛은 아직도 내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데, 가끔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 있더라고. 바로 신설동의 ‘어머니 대성집’이야. 1967년부터 2대째 이어오는 노포라는데, 24시간 영업이라니 언제든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쏙 들었어. 브레이크 타임만 피하면 돼!
사실 여기, 주당으로 소문난 신동엽 님이 엄청 아끼는 해장국집으로도 유명하잖아? 얼마나 맛있길래 그럴까 궁금하기도 했고. 용두동 터줏대감이라 불릴 정도로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왔다니, 그 깊은 맛이 얼마나 깊을까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지. 가게 앞에 도착하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이 눈에 띄었어.

겉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내부는 꽤 넓었어. 1층만 보고 좁다고 생각하면 오산! 2층, 3층까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더라. 이른 아침 시간이었는데도 손님들이 꽤 많았어.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보니, 해장국, 육회비빔밥, 모듬수육이 눈에 띄네. 시그니처 메뉴인 해장국(보통)과, 놓칠 수 없는 모듬수육을 주문했어.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이 먼저 나왔어. 겉절이 스타일의 김치와 무생채, 그리고 다진 청양고추와 조개젓. 특히 김치가 아주 내 스타일이더라. 살짝 익은 듯한 맛이 해장국이랑 딱 어울릴 것 같았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장국이 등장! 뚝배기 안에는 밥이 말아져 있고, 그 위로 잘게 찢은 소고기가 듬뿍 올려져 있었어. 마치 참치캔을 쏟아부은 듯한 비주얼이라고 해야 할까? 커다란 선지 두 덩이와 우거지도 눈에 띄네.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보니, 국물이 걸쭉한 게 딱 내 스타일이야.
일단 국물부터 한 입 맛봤어. 24시간 우려냈다는 사골 국물은 정말 진하고 깊었어. 첫 입에는 “생각보다 심심한데?”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먹을수록 고기와 우거지의 감칠맛이 올라와. 전혀 물리지 않는 매력적인 맛이라고 해야 할까? 왜 다들 극찬하는지 알겠더라.
소고기는 장조림처럼 잘게 찢어져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어. 마치 참치 같은 식감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 큼지막한 선지는 어찌나 탱탱하고 신선한지! 선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없고, 푸딩처럼 부드러웠어. 선지를 즐겨 먹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우거지는 또 얼마나 부드럽게 잘 삶아졌는지.

함께 나온 다진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먹으니, 칼칼한 맛이 더해져 훨씬 맛있어졌어. 조개젓을 올려 먹어도 꿀맛! 슴슴한 듯하면서도 깊은 맛의 국물이 정말 예술이야. 해장을 하러 왔는데, 오히려 술이 더 당기는 느낌이랄까?
이번에는 모듬수육을 맛볼 차례. 소고기 수육과 내장 수육이 함께 나오는데, 비주얼부터가 남달랐어.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게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이더라.
소고기 수육부터 한 점 집어 소금에 살짝 찍어 먹어봤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 질기지 않고 씹을수록 육즙이 팡팡 터져 나오는데, 정말 고소하더라. 양지살은 역시 최고! 청양고추 간장과도 잘 어울리고, 조개젓과 함께 먹어도 맛있어.
내장 수육은 또 얼마나 쫄깃하고 고소한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없고, 씹는 재미가 쏠쏠했어. 역시 소주 안주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다음에는 꼭 술 마시는 멤버들과 함께 와서 제대로 즐겨봐야겠어.

정신없이 해장국과 수육을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는 텅 비어 있었어.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비웠지. 정말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어. 솔직히 말하면, 최근에 방문했던 해장국집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예전 건물 사진이 걸려 있더라. 낡고 허름한 모습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갔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곳이겠지. 지금은 깔끔하게 리모델링했지만, 그 맛과 정성은 변치 않은 것 같아.

참, 여기 육회비빔밥도 엄청 유명하다고 하더라. 옆 테이블에서 먹는 걸 보니, 정말 맛있어 보이더라고. 다음에는 꼭 육회비빔밥도 먹어봐야겠어. 아, 그리고 등골이라는 메뉴도 있는데, 이건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니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머니 대성집, 솔직히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야. 해장국 한 그릇에 14,000원이라니,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 하지만 24시간 우려낸 사골 국물과 푸짐한 건더기를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해. 특히 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해장 성지가 될 거라고 확신해.

신설동 근처에 갈 일 있다면, 꼭 한번 들러봐. 후회하지 않을 거야. 50년 전통의 깊은 맛, 어머니 대성집에서 느껴봐! 아, 그리고 여기, 성시경의 ‘먹을텐데’에도 나왔다고 하니, 더 믿음이 가지?
집에 돌아오는 길, 뜨끈한 해장국 덕분에 속이 든든하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오늘, 신설동 지역에서 제대로 된 해장국 맛집을 찾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다음에는 꼭 친구들과 함께 와서 수육에 소주 한잔 기울여야겠어. 진짜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