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장인의 손맛이 깃든, 익산 황등면의 숨겨진 냉면 맛집 순례기

어느덧 완연한 여름의 문턱, 뜨거운 햇살 아래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간절해졌다. 익산 황등면, 석재의 고장이라는 명성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보석 같은 맛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발걸음을 옮겼다. 신흥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그곳은, 30년 전통의 장인이 빚어내는 깊은 손맛이 깃든 냉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익산 지역명에 냉면 맛집이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황등면으로 향하는 길, 드넓게 펼쳐진 논밭은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가득했고, 하늘은 뭉게구름으로 수를 놓은 듯 아름다웠다. 마치 소풍을 떠나는 듯한 설렘을 안고,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간판에 쓰여진 정직한 상호가,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내공을 짐작하게 했다. 2021년 여름,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내자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정겹게 느껴졌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원한 냉기가 온몸을 감쌌다. 밖의 뜨거웠던 열기가 순식간에 잊혀지는 순간이었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활기가 느껴졌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물냉면, 비빔냉면을 필두로, 수육과 왕만두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모두 놓칠 수 없어, 수육 세트를 시키기로 결정했다.

메뉴판
다양한 메뉴들이 즐비한 메뉴판. 물냉면과 비빔냉면 사이에서 고민은 행복한 고민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냉면이 눈앞에 나타났다. 뽀얀 육수를 머금은 물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고, 새빨간 양념이 돋보이는 비빔냉면은 입맛을 자극했다. 탱글탱글한 면발 위에는 오이, 무, 계란 등 다양한 고명이 올라가 있었고, 그 풍성한 모습은 먹기 전부터 만족감을 선사했다.

먼저 물냉면부터 맛보았다. 맑고 시원한 육수를 들이켜니, 온몸에 청량감이 퍼져나갔다. 30년 장인의 비법이 담긴 육수는, 깊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입안에서 탱글탱글 춤을 추는 듯했다.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맛이었다.

가게 내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가게 내부. 곳곳에 붙어있는 안내문들이 정겹다.

다음으로 비빔냉면을 맛보았다. 매콤달콤한 양념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채소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특히, 30년 전통 비빔장의 깊은 맛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도, 과하지 않은 매콤함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수육은 또 다른 별미였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얇게 썰린 수육은 냉면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물냉면의 시원함과 수육의 담백함, 비빔냉면의 매콤함과 수육의 고소함은, 서로 완벽하게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메밀의 효능
메밀의 효능에 대한 안내문. 냉면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냉면을 먹는 동안, 가게 곳곳을 둘러보았다. 벽에는 메밀의 효능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오래된 가게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에서 주인의 세심한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오픈형 주방이었다. 손님들은 주방에서 냉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고, 그만큼 음식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가게 외관
소박하지만 정겨운 가게 외관. 맛집의 포스가 느껴진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만족감에 젖어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맛과 푸짐한 양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익산 황등면에 이런 숨겨진 맛집이 있었다니,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냉면 한 그릇에 담긴 30년 장인의 정성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황등면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시원한 냉면의 여운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뜨거운 여름, 시원한 냉면 한 그릇으로 더위를 잊고 싶다면, 익산 황등면의 이 맛집을 꼭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30년 장인의 손맛이 깃든 냉면은, 분명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선사해 줄 것이다. 다음에는 왕만두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익산 지역명의 냉면 맛집 순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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