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하면 으레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춘향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드넓게 펼쳐진 광한루원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진하고 구수한 남원 추어탕일 것이다. 수많은 추어탕 전문점 중에서도 3대째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는 ‘3대 원조 할매추어탕’은 과연 어떤 맛을 간직하고 있을까? 깊어가는 가을, 남원의 정취를 느끼며 뜨끈한 추어탕 한 그릇으로 몸보신을 하기 위해 직접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메뉴 소개: 추어탕 단일 메뉴의 깊이
이곳의 메뉴는 단 하나, 바로 추어탕이다. 메뉴가 하나라는 것은 그만큼 추어탕 맛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다는 뜻일 터. 가격은 12,000원으로 최근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아주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맛을 보면 결코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특히, 추어탕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미꾸라지 튀김은 이 집만의 특별한 매력 포인트다.

추어탕: 뚝배기 안에서 펄펄 끓는 추어탕은 보기만 해도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걸쭉한 국물은 들깨가 듬뿍 들어가 고소함을 더하고, 시래기는 부드럽게 씹히며 깊은 맛을 낸다. 숟가락으로 휘저으니 잘게 갈린 미꾸라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곱게 갈려 뼈째 먹어도 전혀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칼슘 섭취를 돕는 듯하다. 첫 맛은 구수하면서도 살짝 쌉싸름한 맛이 느껴지는데, 이는 젠피(초피)라는 향신료 때문이라고 한다. 젠피는 특유의 향으로 추어탕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며, 비린 맛을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혹시 젠피 향에 익숙하지 않다면 처음에는 조금만 넣고 맛을 보면서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를 보면 뚝배기 안의 추어탕이 얼마나 먹음직스러운지 확인할 수 있다. 짙은 갈색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얹어져 있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은 당장이라도 숟가락을 들고 맛보고 싶게 만든다. 밥 한 공기를 통째로 말아 후루룩 먹으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미꾸라지 튀김 (서비스): 추어탕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미꾸라지 튀김은 이곳을 방문해야 할 또 다른 이유다. 노릇하게 튀겨진 미꾸라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한 입 베어 물면 고소한 기름 맛과 함께 담백한 미꾸라지 살이 입안 가득 퍼진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하며, 기름을 깨끗하게 사용했는지 튀김 특유의 느끼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추어탕과 함께 먹으면 느끼함도 잡아주고, 색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럽다. 다만, 미리 튀겨 놓은 것을 데워서 내어주는 듯하여 튀김의 온도가 살짝 아쉬웠다. 갓 튀겨낸 뜨끈한 튀김이었다면 훨씬 더 맛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를 보면 튀김의 바삭함이 사진으로도 느껴진다.
밑반찬: 추어탕과 함께 제공되는 밑반찬은 총 6가지다. 콩나물무침, 깍두기, 김치, 콩자반, 미역줄기볶음, 그리고 이름 모를 나물 무침까지. 반찬은 전체적으로 평범한 맛이다. 특별히 맛있다고 느껴지는 반찬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추어탕과 함께 곁들여 먹기에 무난한 수준이다. 다만, 추가 반찬은 셀프 코너에서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하는 점은 조금 불편했다. 과 5를 보면 밑반찬의 종류와 색감을 확인할 수 있다. 콩나물무침의 노란색, 깍두기의 붉은색, 콩자반의 검은색 등 다채로운 색감이 식욕을 돋운다.
분위기와 인테리어: 오랜 역사를 담은 정겨운 공간
3대 원조 할매추어탕은 1957년부터 시작하여 2019년에는 백년가게로 선정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식당 내부는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분위기다. 테이블은 모두 입식 테이블로 되어 있으며, 좌석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벽에는 추어탕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증과 백년가게 인증서가 걸려 있어 이 집의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3시쯤 방문했는데도 식당 안에는 늦은 점심을 즐기는 손님들이 몇 테이블 있었다. 혼자 온 손님도 있었고, 가족 단위 손님도 있었다.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추어탕을 즐기는 모습에서 이 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식당 한쪽 벽면에는 ‘추어탕 맛있게 먹는 방법’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먼저 추어탕 맛을 본 뒤 취향에 따라 젠피(초피)나 후추를 첨가하고, 밥을 반 공기만 넣어 먹다가 남은 반 공기를 넣어 먹으면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런 안내문은 손님들에게 추어탕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동시에, 이 집만의 추어탕 맛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을 보면 해당 안내문의 내용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화장실이 남녀 공용인데다, 깨끗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길가에 주차해야 하는 점도 불편했다. 춘향테마파크에서 광한루원 방면 강변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지만, 주차 공간이 부족한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가격 및 위치 정보: 광한루원 근처에서 즐기는 추어탕 한 그릇
3대 원조 할매추어탕은 남원 광한루원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광한루원을 둘러보고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2시 40분부터 5시까지다. 방문 시 브레이크 타임을 꼭 확인하고 가야 헛걸음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가격: 추어탕 12,000원 (단일 메뉴)
주소: 전라북도 남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