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은 늘 설렘과 약간의 긴장을 동반한다. 특히 낯선 지역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 건 꽤나 큰 숙제다. 이번 풍기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혼밥 장벽에 부딪혔지만, 3대째 이어져 내려온다는 서부불고기에서 제대로 된 한 끼를 즐기고 돌아왔다. 역시, 맛집은 혼자라도 용기 내서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풍기 “지역”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곳이라니 더욱 기대가 됐다.
풍기읍 서부리에 위치한 서부불고기는 멀리서도 눈에 띄는 큼지막한 건물이었다. 건물 전면에 큼지막하게 쓰여진 “서부불고기” 간판이 인상적이다. 식당 입구에는 38년 전통(Since 1976)을 자랑하는 문구가 쓰여 있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짐작게 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직원분 덕분에 긴장이 사르르 녹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와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메뉴판을 보니 한우불고기를 비롯해 갈비살, 등심, 삼겹살, 오리 불고기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혼자 왔으니 여러 메뉴를 맛볼 수 없는 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서부불고기의 대표 메뉴인 한우 불고기를 주문했다. 가격은 200g에 14,000원으로, 혼자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다. 게다가 1인분 주문도 가능하니, 혼밥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푸짐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눈으로 보기에도 신선함이 느껴지는 다양한 나물 무침과 김치, 샐러드 등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톡 쏘는 유산균이 살아있는 김치는 정말 일품이었다. 불고기가 나오기 전, 밑반찬들을 하나씩 맛보며 허기를 달랬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 불고기가 나왔다. 돔 형태의 불판에 얇게 썰린 한우 등심과 채소가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불판이 달궈지자 직원분께서 직접 불고기를 올려주셨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달콤한 불고기 향이 코를 자극했다.

잘 익은 불고기를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은은한 단짠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고기 자체의 질도 좋았지만, 짜거나 달지 않은 양념이 고기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는 듯했다. 특히 함께 나온 김치와 곁들여 먹으니, 그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쌈 채소에 불고기와 김치를 함께 싸서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혼자였지만,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불고기 한 점, 밥 한 숟가락, 그리고 밑반찬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이 맛있어서 정말 쉴 틈이 없었다. 특히 밥맛이 정말 좋았는데,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갓 지은 밥에 불고기와 김치를 얹어 먹으니, 정말 밥 두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불고기를 다 먹고 난 후, 냉면도 맛보고 싶어 물냉면을 추가로 주문했다. 서부불고기는 냉면도 유명하다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잠시 후 나온 물냉면은 맑은 육수와 쫄깃한 면발이 인상적이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를 들이켜니, 시원함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불고기로 살짝 느끼해진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었다.

서부불고기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였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맛있는 음식에 집중하며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친절한 서비스와 깔끔한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까지. 서부불고기는 혼밥족에게도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불고기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보니, 방이 여러 개 마련되어 있어 단체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족 외식이나 회식 장소로도 좋을 듯하다. 식당 앞에는 넓은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차를 가지고 방문하기에도 편리하다.

풍기 여행 중 혼밥 장소를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서부불고기를 방문해보길 바란다. 3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손맛과 정성이 가득 담긴 불고기를 맛보며, 행복한 혼밥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