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골목길을 걷는 날은 늘 설렌다. 낡은 주택가 사이사이 숨어있는 보석 같은 공간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오늘 나의 발길을 잡아끈 곳은 바로 ‘평택 고여사집 냉면’. 3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있는 맛집이라는 이야기에, 평양냉면 특유의 슴슴함 속에 숨겨진 깊은 풍미를 찾아 나섰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10시 오픈이라는 이른 시간에도 식사를 즐기러 온 손님들이 꽤 있었다. 벽 한쪽에는 이 집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과 글들이 걸려 있었다. 흑백 사진 속 창업주의 모습에서 3대째 이어온 냉면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자리에 앉자 따뜻한 면수가 먼저 나왔다. 멸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면수는 차가운 냉면을 맞이하기 전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역할을 했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그 맛에, 차가운 냉면을 즐기기 전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메뉴판을 보니 물냉면, 비빔냉면, 녹두지짐, 만두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물냉면과 녹두지짐을 주문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냉면이 나왔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뽀얀 육수 위로 가지런히 올려진 오이, 무, 계란 고명이 정갈함을 더했다. 특이하게도 잘게 썰린 풋고추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살짝 들어 올리니, 일반 냉면보다 살짝 굵은 면발이 눈에 띄었다. 탱글탱글한 면발은 보기만 해도 식감이 좋을 것 같았다. 먼저 육수부터 한 모금 맛보았다. 첫 맛은 슴슴했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고기 육수의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흔히 평양냉면은 밍밍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고여사집 냉면은 육향이 꽤 진해서 평양냉면 입문자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면을 맛보니 역시나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섞어 만들었다는 면은 툭툭 끊어지는 듯하면서도 찰기가 느껴졌다. 면발 자체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곡물향도 매력적이었다. 고명으로 올려진 풋고추를 면과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함께 은은한 매콤함이 더해져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풋고추의 청량함이 느끼함도 잡아주는 듯했다.
냉면을 먹는 중간에 녹두지짐이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녹두지짐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구워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느끼함은 전혀 없고 담백했다. 녹두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얇게 썰린 깻잎이 들어가 있어 향긋함까지 더해졌다. 녹두지짐은 냉면과 함께 먹으니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옆 테이블에서 비빔냉면을 시킨 것을 보니, 젓가락으로 비빌 때마다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다음에는 비빔냉면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고여사집의 비빔냉면은 잘게 다진 고기가 들어간 특제 양념장이 특징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정신없이 냉면과 녹두지짐을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이 텅 비어 있었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의 육수, 쫄깃한 면발, 고소한 녹두지짐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한 끼 식사였다. 솔직히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3대째 이어져 오는 전통과 정성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단순히 배를 채운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지켜온 맛과 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연희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고여사집 냉면을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총평:
* 맛: 평양냉면 특유의 슴슴함 속에 숨겨진 깊은 육향이 인상적이다. 면발은 쫄깃하고 부드러우며, 녹두지짐은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 가격: 냉면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곱빼기를 시키면 가성비를 높일 수 있다.
* 분위기: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혼밥은 물론, 가족 외식이나 데이트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
* 서비스: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다.

세부 정보:
* 메뉴: 물냉면, 비빔냉면, 녹두지짐, 만두, 수육 등
* 가격대: 냉면 13,000원 ~ 15,000원, 녹두지짐 10,000원
*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9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 ~ 5시)
* 주차: 가게 앞 또는 근처 유료 주차장 이용
나만의 꿀팁:
* 물냉면을 주문할 때는 겨자나 식초를 넣지 않고 육수 본연의 맛을 느껴보세요.
* 비빔냉면을 주문할 때는 풋고추를 듬뿍 넣어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 녹두지짐은 냉면과 함께 먹으면 최고의 조합입니다.
* 혼자 방문했다면, 냉면 곱빼기를 시켜 푸짐하게 즐겨보세요.
* 주말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수육무침은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별미이니, 꼭 한번 드셔보세요.
* 어머니가 평양 분이시라면,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드릴 수 있을 겁니다.
다음에는 수육무침과 만두, 그리고 비빔냉면까지 섭렵하리라 다짐하며, 나는 다시 연희동 골목길을 걸었다. 고여사집 냉면에서 맛본 따뜻한 정과 깊은 풍미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추가 정보:
* 고여사집 냉면은 원래 신촌에서 ‘평택 고박사 냉면’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 3대째 이어져 오는 전통 있는 맛집으로, 평양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 냉면 육수는 동치미와 고기 육수를 절묘하게 조합하여 만든다고 합니다.
* 면은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섞어 만들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합니다.
* 녹두지짐은 기름에 튀기지 않고 구워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돌아오는 길, 따스한 햇살 아래 연희동의 정겨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하루였다. 다음에 또 연희동에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고여사집 냉면을 찾을 것이다. 그곳에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따뜻한 정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오늘의 맛집 탐방은 여기서 마무리!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