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흥정계곡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숙소 사장님께 넌지시 물어봤다. “여기 맛집 어디 있어요?” 사장님은 망설임 없이 한 곳을 추천해주셨다. “샤브메밀칼국수? 그거 완전 괜찮지. 가성비 끝내줄 거야.”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는 ‘샤브샤브’와 ‘메밀’의 조합이 상상이 안 돼서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사장님의 강력 추천을 믿고 다음 날 점심, 그곳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이미 식당 앞은 북적거렸다. 평소에는 웨이팅이 장난 아니라고 하던데, 다행히 우리 팀은 운 좋게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확 느껴졌다. 테이블마다 놓인 버너 위에서 육수가 끓고 있었고, 사람들은 연신 “맛있다”를 외치고 있었다. 나무로 된 테이블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고, 정겨운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메뉴는 단 하나, 샤브메밀칼국수(1인 1만원, 2인 이상 주문 가능)였다. 요즘 칼국수 단품도 만 원이 넘는 시대에, 샤브샤브에 메밀국수, 볶음밥까지 나오는 세트가 만 원이라니! 솔직히 가격을 듣고 맛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싸니까 그냥 배만 채우고 가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음식이 나오는 순간, 내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테이블 위로 샤브샤브용 육수가 담긴 냄비가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숙주, 느타리버섯, 배추, 청경채 등 신선한 채소가 가득 올려져 있었다. 채소의 싱싱함이 눈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곧이어 얇게 썰린 소고기와 메밀국수, 김치, 샐러드 등 밑반찬이 차례대로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양파 샐러드였다. 아삭아삭 씹히는 양파와 상큼한 드레싱의 조화가 정말 최고였다. 김치도 딱 알맞게 익어서 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먼저 채소부터 넣었다. 숨이 죽은 채소를 건져 먹으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숙주의 아삭한 식감이 너무 좋았다. 그다음에는 소고기를 넣었다. 얇은 소고기는 금세 익었고,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나는 소고기를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었는데,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폭발했다. 솔직히 샤브샤브 전문점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퀄리티가 훌륭했다.
어느 정도 샤브샤브를 즐긴 후, 메밀국수를 넣었다. 짙은 갈색 빛깔의 메밀면은 보기만 해도 쫄깃함이 느껴졌다. 면이 익자마자 건져서 먹어보니, 역시나 예상대로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육수의 깊은 맛이 메밀면에 스며들어, 정말 꿀맛이었다. 솔직히 이때부터는 말도 없이 먹기만 했다.

칼국수를 다 먹고 나니, 배가 어느 정도 불렀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샤브메밀칼국수 세트에는 볶음밥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직원분께서 남은 육수에 밥과 김, 야채 등을 넣고 직접 볶아주셨다.
볶음밥이 완성되자,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한 입 먹어보니, 역시나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볶음밥은 정말 ‘K-디저트’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숟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이었다.
정신없이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니, 정말 배가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다. 단돈 만 원으로 이렇게 훌륭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니! 정말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다소 혼잡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직원분들이 손님이 앉기 전에 주문을 받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솔직히 완벽한 식당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샤브샤브의 본질을 잊은 맛’이라고 혹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뜨거운 열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식당의 가성비와 푸짐한 인심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흥정계곡 산들바람펜션 사장님 덕분에, 정말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혹시 평창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단돈 만 원으로 즐기는 푸짐한 샤브메밀칼국수는,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줄 것이다.
아, 그리고 밑반찬 추가는 접시당 추가 요금이 있다는 점, 잊지 마시길!
이 글을 쓰면서도 자꾸 침이 고인다. 조만간 다시 한번 방문해서, 그 맛을 다시 느껴봐야겠다. 그때는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기를!
